정말로 의대가 절실한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이유현입니다. 제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의대 진학 전, 저는 서울대 생명공학부 학부과정을 3년만에 조기졸업했습니다. 의대 진학은 이후 학사 편입을 통했습니다. 흔히 들어가기도 어렵다고 알려진 대학을 조기 졸업하기까지 했으니 대단하다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게는 3년 만에 마친 첫 대학 생활도 그리 빠르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조급한 제 마음이 흐르는 시간을 언제나 앞서갔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 조급함의 한 가지 이유는 제가 3수를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다들 한 번 치르기도 버거워하는 대입을 두 번, 세 번 칠 만큼 저는 절실하게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하는 중이며, 현재의 생활에 깊이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꺼내고자 하는 것은 절실한 마음으로 의사를 꿈꿨고, 그 꿈의 첫 관문을 통과해 달려나가고 있는 저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간절한 마음으로 이 글을 읽고 있을 누군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정말 절박하게 의사가 되고 싶고, 저와 함께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당신──그런 우리의 이야기를, 바로 지금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불과 물을 지나더라도, 심장을 향해

 

“그리도 고운 심장을 얻기 위함이라면, 여인은 불과 물을 지나서라도 뛰어갈 터.”

셰익스피어가 쓴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에 등장하는 구절 중 하나입니다. 이는 작품의 맥락과는 좀 다르지만, 제 수험 생활을 관통하는 문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 입시 생활은 정말이지 심장 하나만 바라보며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달린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제 꿈은 원래부터 흉부외과 전문의였습니다. 언제부터 꿈꿨던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을 정도입니다. 그저 심장을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스터디 그룹을 꾸려 대학 생리학 교재를 함께 봤고, 서울대 학부에서도 심장과 관련된 공부는 따로 찾아서 했습니다. 3수씩이나 했으니, 합격한 대학들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심장에 관한 공부 외에는 제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나마 생명과학부에 붙었던 서울대 말고는, 나머지 대학의 캠퍼스들에는 가 보지도 않았습니다. 벌써 그 이유는 충분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제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 오직 심장뿐이었습니다.

물론 학사 편입이라는 선택을 한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제야 말씀드립니다만 저는 고등학교는 하나고를 나왔습니다. 기숙사제 학교였고, 원칙적으로는 외출이 한 달에 한 번 허용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3년간 가족과 떨어져 지낸 셈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님께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저와 서울에서 같이 지내기를 원하셨는데, 대개 이른바 인서울 유명 의대들은 수능에서 도합 서너 문제만 틀려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수능에만 세 번 도전했고, 결국에는 일단 서울대 생명과학부에 입학한 뒤 의대에는 학사 편입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동네 수재는 동네마다 있다

 

서울대 3대 바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아마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대 3대 바보 중 한 유형은, 대학 오기 전 전교 1등 해본 것을 자랑하는 사람입니다. 서울대 학생들은 웬만하면 전교 1등을 해봐서, 그걸 굳이 자랑하는 사람은 바보라는 이야기입니다(서울대 바보의 나머지 두 유형이 궁금한 학생이라면, 꼭 합격해서 직접 캠퍼스에서 알아내길 바랍니다).

다행히도 저는 서울대 입학 후 3대 바보에 끼는 일을 면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이미 겪은 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학교에서 저는 분명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제가 다닌 중학교에서는 제가 공부를 제일 잘했습니다. 그런데 하나고에 가 보니, 저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서울대에 다니는 전교 1등 출신 학생만큼 흔했습니다.

고등학교 내에서 제 성적은 중상위권 정도였습니다. 제가 바라던 만큼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수 없었고, 반드시 서울대나 의대에 갈 수 있으리라고 자신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 상황이 이대로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오직 버티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인생이 드라마였다면 이 단락에서는 제가 고민 끝에 대단한 학습의 비기를 발견하여 극적인 성적 향상을 이루어냈다는 줄거리가 이어져야 했을 것입니다. 물론 결과만 두고 보자면 저는 서울대에 갔고 또 원하던 대로 의대에도 붙었으니 반전이 없지는 않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공부의 방식에 대한 고민 끝에 이 글을 읽고 있을 독자분으로서는 더더욱 그런 내용을 기대하고 계셨겠지요. 기대를 저버려서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극적인 반전은 없었습니다.

우선 저는 저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과 저 자신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같은 내용을 공부해도, 최상위권 학생들은 저보다 이해 수준도 높았을뿐더러 공부에 소요하는 시간도 짧았습니다. 그들의 공부법을 어느 정도 참조할 수는 있을지언정 이 차이를 갑자기 뒤집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저와 최상위권 학생들을 비교하면 많은 부분이 부족했지만, 제게는 그 친구들이 갖지 못한 명백한 장점이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지구력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마음이 쉬이 흔들리지 않고, 담담한 태도로 공부를 꾸준히 또 많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지금 내가 가고 싶은 대학에 필요한 성적이 부족하다면, 그 성적이 나올 때까지 나는 공부하겠다.

이후의 이야기는 아시는 대로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저보다 공부를 잘했던 학생들이라고 모두 자신이 바라던 성과를 성취하지는 못했지만, 저는 해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심지어 대학에 다니면서도 부단히 꿈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한 저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최소한 대학 입시에 있어서 불가능은 없습니다. 다만 얼마나 큰 노력을, 얼마나 오래 쏟을 수 있는지만이 문제가 됩니다. 그리고 어떻게든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할 의지가 있는 학생이라면, 제게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학생이 목표를 이룰 때까지, 결코 제 학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누군가 나를 이끌어줬더라면

 

재수, 삼수 생활을 하면서도 저는 학생 과외를 비롯한 학생 지도를 했습니다. 제 공부가 바쁨에도 불구하고 부단히 과외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기본적으로 제가 10대 학생들을 좋아하고, 또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삼수를 마치고 대학을 다니면서도 과외를 했으니, 곧 과외 경력만 10년이 가깝습니다.

과외 경험은 저로 하여금 과목별 수업의 범위를 넘어서는 멘토링의 필요를 절감하게 했고, 제가 멘토로 나서게 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선생이 학습할 내용을 모두 알려준다고 해서 학생이 그것을 전적으로 흡수하지는 못합니다. 학습 내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배운 것을 복습하고 소화하는 역량에 더해 본인이 왜 그것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주는 명확한 목표 의식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각 학생에 적합한 학습 방법도 찾아야 하는데, 일반적인 과외 교습만으로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없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멘토링입니다.

예컨대 누군가 현역 때의 저에게 어떤 과목이든 각 기출 문제를 철저히 분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해줬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저는 삼수 끝에 그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소위 ‘양치기’에 급급했습니다. 문제를 많이 풀면 공부가 되는 줄로만 알았던 것입니다. 물론 문제를 많이 푸는 것도 공부의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좋은 공부법은 풀어본 문제의 양 자체에는 조급하게 연연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 시간에 양질의 기출 문제들을 분석하며 완벽하게 소화해냈더라면 더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했을 텐데, 10대의 저는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당연합니다. 공부하기 바쁜 학생은 자신의 공부법을 검토할 여력이 없고, 앞만 보고 달려갈 따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부에 바쁜 학생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앞만 보고 바삐 달려간다는 것은 공부에 열의가 있는 학생이라는 뜻이니 오히려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열심인 학생이 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 학생이 이룩할 수 있는 성과는 혼자서 이룩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커지리라는 점이 명백합니다.

 

달리기만 하세요, 길은 제가 안내합니다

 

제 힘으로 공부법을 점검하며 그것을 개선하고, 자신의 학습 전략을 꼼꼼히 계획하고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10대 학생이 세상 어딘가에는 몇 명쯤 있을 것입니다. 분명 대단한 학생이고, 그런 학생은 제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단언컨대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10대 학생의 절대 다수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앞서 썼다시피, 그들은 이미 공부만 하려 해도 다른 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간 다양한 학생들을 만나왔습니다. 학생들을 지도하며 제가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비단 학생의 성적이 올랐을 때가 아닙니다. 저를 만나고 학생의 사고방식, 생활 습관, 목표 의식 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볼 때면 저는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뿌듯함을 느낍니다. 이는 실로 대단한 일이 맞습니다. 교육은 지식과 성적에만 속박된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을 기여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 까닭입니다. 이러한 생각이 없었더라면 저는 멘토링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시금 말씀드립니다. 자신의 공부법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그 공부법의 성과에 만족하시나요? 그렇다면 굳이 제 멘티가 되실 이유가 없고, 하던 대로 계속 공부를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

그렇지만 지금 공부에 관해 고민이 깊다면, 누구의 도움이라도 받고 싶은 심경이라면, 그리고 타인의 도움을 용기 있게,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꼭 저를 찾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의대나 생명 계열 진학을 꿈꾸고 있는 학생이라면 더더욱 환영합니다. 분명 저는 도움을 줄 수 있고, 저는 학생과 이 길을 함께 갈 수 있는 멘토입니다. 학생은 최선을 다해 뛰기만 하세요. 길은 제가 끝까지 안내하겠습니다.

 

공부가 싫은 것은 공부를 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여기까지 제 글을 읽으셨다면 벌써 공부에 상당한 관심이 있는 분이겠지만, 이 지점에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잠깐 짚어보는 게 좋겠습니다. 이유 없이 달리기만 해서는 지쳐버리기 쉬우니까요. 저라면 공부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중고교에서 주어진 공부를 해야만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일이 지금 불명확하다면 더 공부에 열심이어야 합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 하게 될 일을 탐색하고 실현할 여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중고교에서의 공부입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있는 학생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과거에도 저는 공부를 좋아했습니다. 배우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즐거우니 습관적으로 공부를 계속했고, 그 즐거움 덕에 공부의 힘듦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다른 학생들보다 영어를 잘하는 편이었는데, 내가 영어를 잘한다는 것을 좋아했기에 영어를 더욱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공부가 즐겁지 않은 학생은 공부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공부를 좋아하기 어렵다면, 공부를 싫어할지언정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해야 합니다. 공부를 하지 않을 경우의 미래, 공부를 할 경우의 미래를 각각 생각해보세요. 공부를 했을 경우의 미래에서 가치를 느꼈다면, 공부를 좋아하든 안 하든 공부를 해야 합니다.

 

공부의 이유에는 동감하지만, 방법을 모르겠다면 도움을 받으세요

 

물론 제가 말하는 공부의 이유에는 이미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나 그래서 멘토링이 왜 필요한지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찾아보게 한 어떤 상황이 있었을 겁니다. 공부를 시작하려 하는데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는 처지이거나, 공부는 해봤지만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과목이 있으리라고 짐작합니다.

공부를 시작조차 할 수 없나요? 자신의 힘으로 공부를 하는 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뜻이니, 멘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공부를 해도 성적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기존의 공부법에 문제가 있는데 그것을 스스로 개선할 수 없다는 뜻이니, 역시나 멘토링이 필요합니다.

 

공부의 방법, 하나: 겉핥기로 공부하지 마라

 

저도 대입 공부가 쉽지만은 않았기에 여러 학생들의 어려움에 공감합니다. 이러한 학생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것이 멘토의 역할이니, 수험생활 동안 저는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어느 정도 알려드릴까 합니다.

우선 과거의 저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다면 저는 단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겉핥기로 공부를 해서는 정말 안 됩니다. 이때 ‘겉핥기’란,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 기준에서의 겉핥기를 말합니다. 문제를 풀 때도 문제 풀이에 활용되는 원리들을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저는 과거에 그렇게 하지 못 했습니다. 과거의 제가 이런 습관을 진작에 들였더라면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을 것이기에 아쉽습니다.

겉핥기 공부의 예를 들자면 외우기만 하고 이해는 하지 못한 채 그대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깊이 따져보면 자기도 잘 알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시험 문제는 또 적당히 맞히니 상황은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특히 수학이나 과학에서는 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큰 위험 요소가 될뿐더러 나중에는 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마치 침묵의 장기 간처럼, 문제가 표면 위로 드러나고 나면 늦습니다. 그러니 항상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거듭 재검토하길 바랍니다.

겉핥기 공부를 방지하는 방법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미리 계획되지 않은 무방비 상태에서, 잠들기 전 누웠을 때 한 과목의 한 단원을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가령 생명과학 과목의 세포호흡과 광합성 단원을 떠올렸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세포호흡과 광합성 단원의 모든 내용을 자신에게 설명하는 것입니다. 분명 잘 떠오르지 않은 부분이 최소 하나쯤은 있습니다. 다음날 그 부분을 반드시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의 방법, 둘: 망각을 거슬러라

 

물론 공부를 하더라도 공부한 내용을 잊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험생은 공부한 내용을 잊지 않아야 하니,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이 경우 제가 조언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드시 외워야 하고, 또 자꾸 기억나지 않는 것을 간단히 요약해 포스트잇에 적고 보이는 곳마다 붙여둡니다. 저는 주로 책상이나 기숙사 생활 공간 같은 곳에 포스트잇들을 붙여두었습니다. 볼 때마다 배운 내용이 익숙해질 것입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따로 마련한 노트에 포스트잇을 옮겨 붙입니다. 언제든 그 노트만 펼치면 기억하기 어려웠던 내용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고, 점차 복습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이렇게 저는 공부해야 하는 내용을 그때마다 정리하고 수시로 봤습니다. 제가 많은 효과를 보았던 방식이기에 많은 학생들에게도 권합니다.

 

공부의 방법, 셋: 재미를 느끼는 영역이 있다면 파고들어라

 

끝으로 공부법과 관련해 본문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마지막 조언은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영역이 있다면 그것을 파고들라는 것입니다. 제가 봐도 고등학생 치고 특이한 경우였기에 남들도 그대로 따라 하라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모의고사에 출제되는 현대소설이 정말 재밌었습니다. 그런데 모의고사의 현대소설 지문은 소설의 일부분만을 발췌해서 출제하는 것이다 보니 나머지 부분의 내용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시험 문제의 소설을 기억했다가 서점에 가서 사 읽었습니다. 가령 김유정의 소설 중 일부를 모의고사에서 보면 저는 김유정 소설 전집을 모두 읽었고, 이후 김유정의 다른 소설이 모의고사에서 등장했을 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다른 학생들도 현대의 주요한 작가들의 전집을 독파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이 어떤 공부를 좋아하는지, 그 좋아하는 공부를 어떻게 더 파고들 수 있는지 파악하고 실제로 파고드는 경험은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입니다. 누군가는 한국사 교과서의 어느 한 대목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다른 학생에게는 그 대상이 물리 교과서의 수식 한 줄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부 중 흥미를 느꼈을 때 단지 흥미를 느끼는 것에서 멈춰버리지 않는 일입니다.

 

시험의 방법: 모든 상황에 대비하라

 

공부를 했다면 시험도 치러야 합니다. 누구나 유독 시험에서 어려움을 겪는 과목이 있을 것인데, 고등학교 입학 이래 삼수 시기까지 제 발목을 계속 잡았던 과목은 생명과학Ⅱ였습니다. 생명과학Ⅱ는 선택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저로서는 희망 진로상 선택을 피할 수 없는 과목이기도 했고, 또 생명과학Ⅱ 공부를 계속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수능 시험장에 갈 때마다 생명과학Ⅱ 시험을 치면 시간 내에 문제를 다 못 풀거나, 어떻게든 풀더라도 결과가 항상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삼수까지 하게 된 저는 더 물러날 곳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략적으로 접근하기로 다짐했습니다. 마킹 시간을 빼고, 수능 시험장에서 생명과학Ⅱ 시험을 푸는 데 쓸 수 있는 시간은 27분입니다. 이에 저는 27분을 구간별로 나눠 어떤 구간에서 몇 번 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를 촘촘하게 정했고 문제를 시간 내에 푸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나중에는 생명과학Ⅱ 문제를 풀면 시계를 보지 않고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판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중간에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어느 시점에 다음 문제로 넘어가고 언제 다시 돌아올지조차 세세하게 계획해 두었는데, 이렇듯 최대한 세밀하게 대비를 한다면 시험에서 나쁜 결과가 나올 수 없습니다.

 

머리가 무겁다면, 땀을 흘려라

 

고등학교 생활에 관해 한 가지 더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다름이 아니라 취미를 지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부터 일관되게 지녀온 취미는 운동인데, 가능하면 취미로 운동을 꼭 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더군다나 학교는 여러 학생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니 단체 스포츠를 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저는 매주 스포츠클럽에서 플로어 볼을 했습니다. 공부만 계속해서는 공부의 효율이 떨어지는데, 사람이 땀을 흘리면 머리가 맑아지기 마련입니다. 저는 운동을 하며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거나, 최근의 제 생활 태도를 되짚고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다짐하곤 했습니다. 실제로 제게 운동을 하는 시간은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는 시간이자 자신의 목표를 상기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하나: 의대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슬슬 글을 마치기 전 먼저 수험생활을 경험한 선배로서 이야기해주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먼저 의대 진학을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의대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첫 번째 부류는, 본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성적이 좋으니 주변에서 의대 진학을 가라 하는 학생들입니다. 두 번째 부류는 정말 진심을 다해서 의사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입니다. 절실하게 의사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에 관해서는 이미 말한 바 있으니, 저는 전자에 속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여기에서 쓰겠습니다.

원래는 의대에 입학하려는 생각이 없었다고 한들, 또 지금 당장 반드시 의사가 되고 싶다는 열성이 없다고 한들 의대 준비를 열심히 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정말로 의사가 자신의 길이 아니라면 먼저 의대에 합격한 뒤 전과 등의 길을 알아보면 됩니다. 어차피 의대에 올 수 있는 학생이라면 어떤 경우든 대학에서의 학업을 수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의대를 통해서만 할 수 있는 경험들이 있는데,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의대 진학 준비는 해볼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

이때, 한국 사회에서 고등학생이 의대에 갈 수 있는 경로는 단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며 학교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전교권 성적을 유지하거나, 수능에서 정말 대단한 성적을 받거나. 이외의 길은 없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니 의대를 가고 싶은 학생은 반드시 내신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혹시, 이미 내신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생각이 드시나요? 그렇다면 과감하게 정시를 선택하되, 수능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내신이 자신 없다면, 정시에서 자신이 있을 정도로 수능 공부를 하면 됩니다. 다만 애매한 태도는 위험합니다. 어영부영한 자세로 고등학교 3년을 보내시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둘: 하나고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 누군가는 지금 하나고에 다니고 있는 제 후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그저 고등학교 후배이기만 해서 반갑다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하나고에서의 생활을 거쳐봤기에, 만일 당신의 멘토가 된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누구보다 잘 제공할 자신이 있는 까닭입니다.

기숙사제 학교인 하나고는 기본적으로 사교육의 도움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다닐 때만 해도 몰래 외출해서 사교육을 받거나 아니면 외출이 가능할 때 사교육 수업을 몰아 듣는 경우가 있곤 했는데, 저는 하나고 학생들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고에서는 하나고에 충실한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연하자면, 하나고는 학생들의 사교육을 실질적으로 제약하는 만큼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일에 최대의 도움을 주는 곳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이를 더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니, 하나고에서 누릴 수 있는 기회들을 최대한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정 하나고의 교육 환경에 불만이 있다면 그곳에서 따로 요령을 피우기보다는 일반고로의 전학을 고려해보는 게 나을 것입니다.

남이 무언가를 가르쳐줄 수는 있지만, 남이 내 공부를 해줄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내 공부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주는 곳이 하나고입니다. 이러한 하나고에서 자신의 공부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저와 만났으면 합니다. 제 멘토링의 궁극적 목표는 제 학생이 홀로 서는 모습을 보게 되는 일입니다.

 

학생의 불안과 고민, 멘토인 제가 떠맡겠습니다

 

그간 제가 관찰한 바에 비추어 보건대, 똑같이 가르쳐도 나은 성과를 거두는 학생들의 특징은 학업에 대한 의지가 굳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번 시험보다 다음 시험에서 나은 성적을 받고 싶다는 열망이 확실한 학생들은 실제로 성적 상승의 폭이 컸습니다. 이러한 특성에는 성격적 요인도 작동합니다. 똑같이 의대를 지망하더라도, 묵묵히 공부해야 할 시간에 불안에 떨거나, 아예 자포자기를 해버리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마음이 여리고 성격이 예민한 학생들입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한 첫 번째 솔루션은 앞으로의 남은 시간과 그동안 진행될 학업 계획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주어진 로드맵을 착실히 따른다면 목표를 충분히 이룰 수 있다고 말해준다면, 학생의 불안감도 잠재워집니다.

예민한 학생들의 다른 특징은 고민이 유독 많다는 것입니다. 사실 고민이 많은 것은 그 자체로는 문제가 아니고, 고민을 통해 현상황을 타개할 해법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오히려 장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예민한 학생들은 많은 경우 고민을 하느라 공부에 쏟아야 할 시간을 흘려보내고 맙니다. 그렇다고 학생의 성격상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멘토로서 무책임한 태도일 것입니다. 저는 학생이 고민한다면 그 고민을 제가 대신 하고, 해법을 내림으로써 학생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돕습니다.

학생들과의 대화에 능하다는 제 멘토로서의 장점은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합니다. 다양한 나이대의 여러 학생을 만나봤기에, 저는 각 성향의 학생들과 어떻게 관계해야 하는지 빠르게 파악합니다. 예컨대 학생의 성격에 따라, 그 학생의 고민에 대하여 해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치는 대신 학생과의 공감을 우선시할 수도 있고, 제가 지도했던 다른 학생들의 사례를 이야기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저는 각 학생에게 맞게, 그 학생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학생의 필요에 따라 하나씩 함께 해결해줄 수 있는 멘토입니다.

 

입시는 하나의 긴 여정입니다. 성적에서든 마음가짐에서든,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주저앉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넘어질 때마다 홀로 일어서기가 버겁다면 제 손을 잡길 바랍니다. 일어나서 함께 달립시다. 당신이 원하는 곳에 다다를 때까지, 지금 잡은 이 손을 저는 절대 놓지 않겠습니다. 그것이 멘토가 하는 일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제목
조용준 의대 로드맵 멘토 / 연세대 의과대학 file
조민호 의대 로드맵 멘토 / 서울대 의과대학 file
정현빈 의대 로드맵 멘토 / 서울대 의과대학 file
이주왕 의대 로드맵 멘토 / 고려대 의과대학 file
이주영 의대 로드맵 멘토 / 연세대 의과대학 file
이유현 의대 로드맵 멘토 / 가톨릭대 의과대학 file
이규현 / 서울대 의과대학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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