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더워지고 습해진 여름 날씨입니다. 여름 방학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아마 많은 부모님들이 소위 여름방학 특강을 찾아 학원가를 동분서주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학원들도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의 과목들에 대해, 앞다투어 여름방학에만 열리는 강의들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여름방학 특강: 영문법 완전 정복!” 같은 제목을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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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학원에서 고심 끝에 개시한 특강의 퀄리티가 떨어질 리 없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학생들이 수업을 잘 따라가고, 그에 맞게 공부한다면, 여름방학은 말 그대로 어떤 과목에 대한 “완전 정복”을 가능케 해 줄 기회가 될 것입니다.

단, 이는 ‘수업을 잘 따라가고, 그에 맞게 공부한다’는 전제가 먼저 성립돼야 합니다. 학교, 학원, 과외, 인강을 막론하고 좋은 선생님의 고퀄리티 수업만으로는 성적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수도 없이 입증된 사실입니다. 학생이 그 수업을 제대로 듣고(學), 그 수업 내용을 소화하는 과정(習)이 수반되어야 학습(學習)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는 너무 많이 들어 진부한 이야기처럼 들릴 정도입니다.

본질은 ‘특강’ 자체가 아니라, 특강을 어떻게 ‘공부’ 하냐에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부모님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학 내내 특강 수업을 듣게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곤 합니다. 그 까닭은 본질적으로, 아이가 학원에서 특강을 듣는 시간동안 아이가 ‘공부’를 하고 있다고 믿고 싶어 하는 데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학원이라도 가지 않는다면, 즉 집에만 있는다면, 게임을 하거나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건전치 못한 생활을 하기 때문입니다.

‘책이라도 한 자 봤으면’ 하는 부모님의 기대와는 무색하게, 방학이 시작되면 많은 아이들이 태만하게 늘어지게 되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님과 갈등을 빚게 됩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부모님들이 ‘집에서 빈둥거릴 바에는, 학원에서 특강이라도 들어라’ 하는 심리로 아이를 학원에 보냅니다.

하지만 그렇게 등떠밀려 학원에 등원한 학생이 과연 제대로 공부를 할까요? 물론 알아서 집중하고 복습하는 기특한 아이도 있겠지만, 극소수입니다. 대다수 아이들은 장소만 바뀌었을 뿐 학원에서 수업을 들으며 똑같이 늘어지고, 똑같이 휴대폰으로 노닥거리며, 똑같이 빈둥거립니다. 그리고는 수업이 끝나면 좀비처럼 집으로 들어가 ‘그래도 오늘은 공부를 많이 했어’ 착각하며 게임과 휴대폰을 하다 밤늦게 잠이 들기를 반복합니다.

핵심은, 특강 수업을 듣는 것 자체가 아니라, 그 수업을 듣고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이냐 입니다. 사실상 공부만 똑바로 한다면 특강 수업을 듣는 게 필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멘토 선생님들도, 강의 자체보다는 혼자 고민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더 도움이 되었다고 진술합니다. 철저한 복습과 내용의 소화가 부재한 채로 수업’만’ 많이 듣는 건, 오히려 시간 낭비일 수 있습니다.

(박건이 멘토의 혼자 공부하는 법 : http://mentor.or.kr/board_tHBb60/11688)

 

(양희문 멘토의 고2 겨울방학 뒤집기: http://mentor.or.kr/board_tHBb60/12228)

 

기나긴 하루, 핵심은 자습시간 확보와 빈틈없는 관리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여름방학 기간동안 ‘공부’를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바보같이 강의실에 앉아서 시간만 낭비하다가 좀비처럼 집에 들어오지 않게끔 할 수 있을까요?

이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애시당초 아이들이 여름방학에 왜 태만한 습관을 갖게 되는 지 따져 물을 필요가 있습니다. 왜 학기 중에는 안 그러다가 방학만 되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날까요? 방학과 학기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학교를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학기 중에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니, 학생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학교에서 공부를 하든 하지 않든,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방학 때는 다릅니다. 학교를 가지 않게 된 만큼 하루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엄청나게 길어지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의무로부터 해방되니 늦잠이 습관이 됩니다. 즉, 갑자기 늘어난 가용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까닭에, 아이들은 늘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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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아이들이 방학동안 알찬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기나긴 하루 일정에 단순히 수업을 몇 개 집어 넣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즉, 저희가 거듭 강조해온 바와 같이 빈틈없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아침부터 자기 직전까지, 활용할 수 있는 공부 시간을 빈틈없이 체크하고, 그 시간들 각각에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목표를 설정해주어야 합니다. 목표 설정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하고 피드백하고, 이 점검과 피드백의 주기를 짧게 가져감으로써 아이가 아무 생각 없이 앉아만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학습관리란 무엇인가?": http://mentor.or.kr/story/12218)

 

(성적향상의 열쇠, 결국 학습 관리다 : http://mentor.or.kr/story/12091)

 

또, 학원과 학원 사이, 특강과 특강 사이에 비는 시간에 딴 데로 새는 등, 낭비하는 시간을 모두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으로 대체해야 합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자기주도학습의 경험치가 누적되게끔 한다면, 아이는 ‘시간만 때우는 공부’에서 벗어나 비로소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공부’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버티기’ 식의 의미 없는 공부 시간, 이제는 바꿔야 할 때

방학과 학기를 막론하고 대다수 학생들은 그냥 매일매일 버틴다는 생각으로 책상에 앉아 있습니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책상에서 버티고, 학원 시간이 끝날 때까지 버티고, 자습하라고 던져놓으면 집에 갈 시간이 될 때까지 버팁니다.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해 봐야 성적과 직결될 리 만무합니다. 마치 겉도는 나사나 다름 없이, 아이는 책상에 앉아 있기는 하지만, 실상 공부하고 있지 않는 것입니다.

의미없이 보내는 공부 시간이 겉도는 나사와 같다면, 필요한 건 겉돌지 않게 잡아줄 지지 기반입니다. 단순히 시간을 때우고 책상 앞에 버티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 집에 갈 수 없다는 것을 단단히 각인시켜야 합니다. 목표한 학습량과 성취도에 도달하지 않으면 공부를 끝마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 그제서야 학생은 진짜 공부를 시작합니다.

이제 의미 없는 공부 시간, 부모님의 눈을 피해 학원으로 도망쳐 시간낭비로 방학을 보낼 때는 지났습니다. 학습 관리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멘토들과 함께한다면, 이번 방학을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 압도적인 자기주도학습, 확고한 공부 습관을 확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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