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과학1 화성암 분류표로 보는, 암기과목 완전공략법

암기과목을 유달리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외워야 할 개념은 방대한데, 그것을 머릿속에 밀어넣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입니다. 개념의 응용이 더 많이 요구되는 과목들, 가령 국어 영어 수학은 잘 하면서도, 개념을 외우지 않으면 문제를 아예 풀 수 없는 과목들을 유달리 어려워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암기과목 가운데 하나로 지구과학이 있습니다. 지구과학은 소위 이과 학생들이 과학탐구에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과목으로, 사실 과학탐구 중에서는 가장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그렇지만 암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까다로운 과목일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지구과학1의 화성암 분류표 공부법을 중심으로, 암기과목을 쉽게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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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jolee.creatorlink.net/%ED%99%94%EC%84%B1%EC%95%94%EC%9D%98-%EB%B6%84%EB%A5%98)

좋지 않은 암기 습관 : 이해가 부재한 암기

위 그림은 지구과학 1에서 다루는 화성암의 분류 표입니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분류 기준에 따라 표 전체를 외우곤 합니다. 표를 그려가면서, 좌측 상단에서부터 염기성암, 중성암, 산성암으로 표를 채우고, 다시 1열부터 화산암, 반심성암, 심성암을 채워넣습니다. 그리고 그 분류에 맞게 암석들의 이름을 외우고, 다시 암석들의 조암광물들을 외웁니다.

암기과목에 약한 학생들이 이런 방식으로 개념을 외우곤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외우면, 우선 머릿속에 잘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바로, 개념의 분류를 헷갈리는 문제입니다. 표 내용을 아무리 잘 외웠다고 하더라도, SiO2의 많고 적음에 대한 분류를 헷갈린다면? 색깔의 어둡고 밝음을 헷갈린다면? 표를 다 외워놓고서도 정답과는 완전 반대의 답을 고르기 일쑤입니다. 즉, 이해가 부재한 암기는 명명백백한 한계를 갖는 것입니다.

개념들의 ‘의미’를 파악하라 : 이름 속에 답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해야 할 것은, 표를 외우는 게 아닙니다. 먼저, 정확하게 다뤄지고 있는 개념의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대개는 이름 속에 그 답이 있습니다. 화산암(火山岩), 그 의미는 말 그대로 화산에서 생기는 암석이라는 의미입니다. 심성암(深成岩), 그 의미는 말 그대로 깊은 곳(深)에서 형성(成)되는 암석이라는 뜻입니다. 이렇듯 개념의 의미는 대부분 이름 속에 숨어 있습니다. 심성암, 화산암 등의 이름만 파악해도, 암석이 형성되는 깊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표에 그려져있는 용암류-암맥 병반-암주 저반 등, 깊이에 대한 개념은 이름만 파악해도 그대로 외운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개념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라 : 개념은 ‘상식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화성암이 형성되는 깊이에 대해서는 개념의 이름 안에 숨겨져 있다고 앞서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암석의 입자 크기는 어떨까요? 이것도 개념 간 상관관계를 따져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게 외울 수 있습니다. 화산암은 화산에서 형성되므로, 빠르게 차가운 공기와 접촉해서 암석이 됩니다. 그렇다면 ‘상식적으로’ 암석 입자가 커질 시간이 부족하고, ‘상식적으로’ 그 입자의 크기는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무암만 해도, 빠르게 굳어 암석이 되느라 가스가 빠지며 생긴 기포가 가득하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화강암과 같은 심성암은 ‘상식적으로’ 암석 입자의 크기는 클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화성암의 형성 깊이, 형성되는 속도, 입자의 크기는 서로 연결되어있습니다. 벌써 표에 있는 분류 가운데 세 가지를 자동적으로 외운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분류된 암석의 이름들은 따로 외워야겠지만, 큰 개념들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난 후면 훨씬 외우기가 편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예컨대 SiO2 함량에 따라 암석의 분류를 외운다고 해봅시다. SiO2함량이 높을수록, 산성암이 되어간다는 것을 외웠다고 합니다. SiO2가 높으면 산성암이고, 산성암은 밝은 색이고, 상식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화강암이 밝은 색이고, 밝은 색이니 휘석, 감람석 같은 어두운 광물보다는 석영, 정장석, 백운모 등의 밝은 광물들이 주된 비율을 차지할 것이고, 화강암은 대표적인 심성암이고, 심성암이니까 암석의 형성 속도가 느릴 것이고, 암석의 형성 속도가 느리니 상식적으로 암석 입자가 클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표를 외우는 게 아니라 개념들 간의 상관관계나 인과관계를 상식적으로 따져가면, 사실상 복잡한 표를 외우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이해를 바탕으로 한 암기”, 발상의 전환을 통해 가능하다

암기 과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다들 앵무새처럼 하는 이야기, ‘이해를 바탕으로 한 암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학생들은 이것이 상위권, 최상위권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합니다.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간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외워야 하는 개념을 먼저 이해하려고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은, 외워야 하는 내용을 일단 외우지 않는 것입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만, 외워야 할 내용을 무작정 외우려고 달려들어서는 답이 없습니다. 먼저 한 발짝 떨어져서, 개념들의 이름이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고, 그 개념들 사이의 관계성을 찾아내야 합니다. 말하자면 개념들간의 서사를 설명해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사를 파악하면, 외우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우리 모두 좋아하는 영화, 만화의 줄거리는 술술 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어떻게 그 줄거리를 다 외우고 있을 수 있을까요? 한국사 교과서 외우듯 줄거리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사건들 사이의 관계, 그리고 전체 서사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만화의 줄거리를 외우려고 달려들었다면 거의 외울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이른바 이해를 바탕으로 한 암기란, 간단한 발상의 전환으로 가능합니다. 암기과목이 어렵다면, 암기해야 하는 내용들에 달려들기에 앞서, 그 개념들이 어떤 서사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그것을 먼저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그럼으로써 보다 개념들에 대한 이해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암기가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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