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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문제 풀이가 어렵다면? "전체로서의 독해" 공부법

위 문제는 2023년 고3 3월 모의고사의 문학 지문입니다. 구강의 「총석곡」, 장복겸의 「고산별곡」, 백석의 「동해」가 하나의 지문으로 제시되었습니다. 문학 독해를 잘 하려면, 나아가 국어 공부를 잘 하려면 이처럼 서로 다른 텍스트가 하나의 지문으로 주어졌을 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왜 하필 이 텍스트들이 하나의 지문으로 연결되어있지?"

사실 실제 시험을 보는 수험생이 문제를 보고 이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소위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합니다. 출제자의 의도라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보면, 그것을 파악하기 위해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지문의 선정 이유입니다.

비문학의 경우, 그러한 지문이 선정된 데에는 별 이유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문학, 특히나 서로 다른 텍스트를 비교해가며 문제를 풀어야 하는 문학 독해 지문의 경우, 그러한 텍스트들이 하나의 묶음 지문으로서 선정된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텍스트를 전체로서 독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학생들의 일반적인 국어 문제 풀이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문을 읽는다.

  2. 선지를 읽는다

  3. 지문과 선지를 대조해본다

  4. 틀린 선지면 X표, 맞는 선지면 O표를 한다.

소위 소거법의 형태인 이러한 풀이는, 1학년이나 2학년 때까지는 나름 통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3학년 모의고사, 수능의 고난도 문항들은 소거법의 방식으로는 확실하게 답을 고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는 소거법 방식의 풀이가 텍스트를 전체로서 파악하는 것을 가로막는 까닭입니다. 특히 지문과 선지를 대조하는 대목에서, 텍스트를 부분적으로만 파악하게 되고 전체로서 파악하는 것이 어렵게 됩니다.

예를 들어 생각해 봅시다. 영화 "기생충"의 주제를 말하라고 한다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사회의 빈부격차에 대한 비판, 풍자" 등을 말할 것입니다. 따라서 영화 전체로서의 장르는 드라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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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의 포스터.

 

 

그렇지만 만약에, <기생충>에서 서류를 위조하는 장면만 떼어서 영화의 장르가 범죄 스릴러라고 주장한다면, 허무맹랑한 헛소리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비가 내려서 홍수가 나는 장면만 떼어서 영화의 장르가 재난 블록버스터라고 주장하는 것도 허무맹랑합니다. 이렇듯 영화라도 전체로서의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면 헛소리를 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문학 텍스트도 전체로서 파악하고, 비교해보는 공부법을 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생각해봅시다. 구강의 「총석곡」, 장복겸의 「고산별곡」, 백석의 「동해」는 각각 전체로서 어떤 주제 내지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고, 그 메시지들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요?

구강의 「총석곡」의 큰 분위기를 봅시다. '총석정 어서 보자'라는 표현으로 미루어 화자는 총석정에 가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총석정에 왜 가고 싶어할까요? '총석정 좋단 말을 일찍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뒤에는 총석정에서 보이는 '이 돌'(기암괴석)에 대한 묘사를 하고 있고, 그것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 문장에 이르러서는 '천 리를 멀다하고 결단코 찾으리라'며,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으로 상징되는 '괴외기걸'을 혼자서 전유하거나 향유하는 것이 아닌, '찾아야 할 대상'으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총석정에 가고자 하는 첫 문장과 공명합니다. 즉, 「총석곡」의 메시지는 한 마디로, "자연경관에 대한 아름다움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려는 의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총석곡」에 관한 문제를 풀 때는 위와 같이 파악한 전체로서의 텍스트를 항상 염두에 두고 풀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장복겸의 「고산별곡」도 전체로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청산은 에워싸고 녹수는 돌아가고'로 시작하고 있으므로, 화자는 자연 속에 있습니다. 그리고 '내 말도 남이 마소 남의 말도 내 않겠네'라는 표현으로 미루어 화자는 타인과의 교류를 꺼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화자는 술을 들고 '물'과 '뫼' , '달'과 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산별곡」의 전체로서의 테마는, "자연에서 혼자 즐기는 여유, 혼자 즐기는 삶" 등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백석의 「동해」입니다. 첫 문단에는 어떤 지역에서의 여러 먹을거리들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것들을 '자랑하는' 등의 시어로서 위 먹을거리들은 좋은 것으로 회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단에는 '산틋한 청삿자리 위에서..(중략) 신선 아니면 모를 일이지' 와 같은 표현으로 미루어, 자연 환경을 긍정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글의 상당 부분을 감각적인 표현들, 회상들, 구체적인 음식이나 사안들에 대해 떠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해」의 전체로서의 테마는 "자연에서의 즐거움. 먹거리를 비롯한 시골 풍광의 즐거움" 등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각각의 텍스트들이 어떻게 관계 맺는지 생각해봅시다. 세 작품 모두 '자연'이 긍정적인 것으로 묘사됩니다. 그렇다면 위 텍스트들은 크게 '자연에 대한 화자의 태도'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한편, 마냥 공통적인 것도 아닙니다. 예컨대 「총석곡」의 경우, 자연경관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려 하는 한편, 「고산별곡」과 「동해」에서는 그러한 적극성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고산별곡」과 「동해」에서는 '술을 마시는 일'이 주된 테마로 등장하지만 「총석곡」에서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문제에 접근하면 소거법으로 풀이하는 것에 비해 훨씬 간결하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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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25번 문제를 봅시다. 「동해」에 관한 문제입니다. 「동해」를 전체로서 파악한 이후라면 2번을 보자마자 정답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 문제를 부분으로서 파악하고 나서 문제를 풀었다면, 3번 "말줄임표를 통해..", 5번 "지역의 독특한 조립법들을 비교하며..." 와 같은 선지에서 멈칫했을지도 모릅니다.

기본적인 국어 개념 자체가 부족한 학생에서 벗어나, 1~2등급 정도가 나오는 학생들이라면 생각을 더 복잡하게 하느라 오히려 문제를 틀리게 될 수 있습니다. 문제 풀이를 할 때 객관적으로 글에 등장한 증거를 문제 풀이의 근거로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부연을 문제 풀이의 근거로 삼는 까닭입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텍스트를 전체로서 파악하는 연습을 해보아야 합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텍스트의 시작과 끝에 주목해보는 것입니다. 글을 읽는 입장이 아니라, 글을 쓰는 입장을 생각해 봅시다. 가장 공을 들인다면 글의 시작과 끝 아닐까요? 중간에는 다소 모호하거나 불필요한 내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글의 시작과 끝에는 최대한 선명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기게끔 글을 쓸 것입니다. 따라서, 글을 전체로서 파악하려면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글의 전체에서 어떻게 관계맺는지를 해석해야 합니다.

이것은 누가 대신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 「총석곡」, 「고산별곡」, 「동해」 를 전체로서 해석했지만, 이 작업은 어디까지나 학생 스스로 생각해보고 연습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는 공부법의 한계라기보다는, 이른바 지적 행동의 근본적인 성질이 그러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어에서 고정적으로 1등급을 받고 싶고, 국어 시험 만점을 목표로 한다면, 글의 디테일을 포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로서의 텍스트가 독자에게 무슨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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