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관리의 3요소 : 학습 계획, 학습 이행, 학습 점검

학습 관리의 3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습 계획, 학습 이행, 학습 점검". 소위 SKY 대학에 진학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이 세 요소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는 학생들입니다. 학습 이행을 누가 대신해줄 수는 없고, 실로 학생이 혼자서 궁리하면서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공부습관 멘토링과 같이 학생과 밀착하여 공부하면서, 집중력을 잃지 않게 도울 수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학생의 뇌에 지식을 업로드하는 일이 아닌 이상 집중을 '도와주는' 일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를 안 하는 아이들의 머리를 열어서 지식을 쏟아붓고 싶은 애타는 심정을 억누르고, 아이가 잘 집중하도록 옆에서 지켜봐주는 일이 최선인 것입니다.

(공부습관 멘토링의 효과를 알고 싶다면 다음을 참고 : http://mentor.or.kr/board_MmLQ62/12555)

 

그렇기에 학습 관리의 측면에서 보면, '학습 계획'과 '학습 점검'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게 됩니다. 여기서 학습 '점검'의 측면은 나중에 더 상세하게 다루도록 하고, 학습 계획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특히 그 가운데서 학습 플래너를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하고자 합니다.

장기 학습 계획 vs. 단기 학습 계획

학습 계획을 세운다고 하면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봉착하게 됩니다.

"한 달, 분기, 반기 단위의 장기 학습 계획이 좋을까, 일주일, 하루, 시간 단위의 단기 학습 계획이 좋을까?"

물론 장기 계획과 단기 계획을 모두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꼭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단기 계획이 더 중요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장기 계획의 목표는 지금 당장 뭔가 하더라도, 달성하기까지의 진척도가 그리 눈에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령 장기 계획으로 '이번 학기에는 수학 문제집 10권을 풀겠어!' 하고 다짐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런데 이제 학기가 막 시작했고, 첫 번째 수학 문제집의 첫 번째 챕터를 풀고 있다고 해봅시다. 이제 고작 3% 정도 달성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음 날 또 열심히 공부해서 수학 문제를 50문제 정도 풀고, 다음 챕터를 다 풀었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이제 5% 정도의 달성률을 보일 것입니다. "어느 세월에 100% 되나..." 하는 막연한 마음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뿐만이 아닙니다. 다이어트를 계획하면서 느닷없이 "올 여름에는 10kg을 감랑하겠어!" 라든지 "내년까지는 배에 왕(王)자를 새기겠어!" 하고 계획하고 그 어떤 구체적인 단기 계획도 없다면, 너무나도 더딘 진행도에 답답함을 느끼고 포기할 공산이 큽니다. 뱃살 하나 없는 미래의 자기 자신이 탐나지만 너무나 멀리 있고, 운동과 배고픔의 힘듦은 너무나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 계획은 일종의 슬로건에 가깝습니다. 어떤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더라도, 그 계획들은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정렬되어 있다는 언표입니다. 가령 저희가 모토로 내걸고 있는 슬로건인 "존경받는 멘토 선생님이 되겠습니다"는 지금 당장 존경을 받지 못한다면 계획에 실패했으므로 좌절하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어떤 단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활동을 하더라도, 그것들은 멘토로서, 선생으로서 존경받는 어른이 되기 위함이라는 것을 밝히는 말입니다.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들에만 몰두하다 보면 발생할 수 있는 근시안적인 시행착오의 순간에, '정신 차려!' 하고 '등짝'을 때리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장기 계획의 슬로건입니다.

하루하루의 계획을 잘 세우려면

장기적인 슬로건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결국 하루하루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장기 계획은 단기 계획들이 얼마나 잘 이행되었는지에 따라 그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를 계획하면서 하루하루 야식을 먹는 나날이 이어진다면 다이어트의 장기적인 플랜은 실패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즉 매일매일의 계획이 얼마나 현실적이냐, 그리고 얼마나 잘 수행하고 있느냐가 관건입니다.SE-9a672ea5-e062-4725-b093-717f19695e5d.png

 

위 사진은 멘토 카페에서 관리를 받는 아이들에게 작성하도록 하는 학습 플래너 사용법 안내서입니다. 먼저 날짜와 디데이를 기록합니다. 디데이는 뭐든 상관 없습니다. 예비 고1 이라면 고등학교 입학일, 방학중이라면 개학일, 시험 기간이라면 시험 종료일 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렇게 당일의 날짜와 디데이를 병기함으로써 학생에게는 두 가지 감각이 깃듭니다. 첫째, 이 계획은 오늘 당장 실천해야 하는 것이라는 감각. 둘째, 이 계획들이 결국 목적으로 하는 것은 중요한 시험이나 일정이라는 것을 일깨우는 감각.

다음으로 아래에 학습 항목을 적습니다. 특히 과목, 교재 명, 페이지, 문제 번호 등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습 계획이 구체적이어야 그 점검도 구체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국어 모의고사를 1회분 풀고, 틀린 문제를 정리하겠어' 하는 계획은 실천 되었는지 아닌지 잘 알 수 있는 반면, '오늘 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겠어'하는 계획은 점검하기 어렵습니다. 계획을 점검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은, 계획에 대한 적절한 피드백이 어려워진다는 말과 상동합니다.

매일매일의 학습 계획 점검과 중간점검

멘토 카페에 등원한 학생들은 이 플래너를 먼저 담당 관리 선생님께 점검받습니다. 학습 계획이 충분히 구체적이지 못하거나, 학생의 역량에 비해 목표 학습량이 너무 적거나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등원 시에 한 차례 점검을 받은 후에는 그 내용이 부모님과 공유됩니다. 그리고 당일 학습 도중 한 차례의 중간 점검을 통해 아이가 계획대로 공부를 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이 또한 부모님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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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학부모님과 멘토 선생님이 실시간으로 학생의 상황을 교신하며 학습 계획을 공유하고 있다. 학생이 학습 계획을 조기에 끝마치거나 / 끝마치지 못하는 데에는 공부 외의 영역에서의 사건이 영향을 주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학습 계획과 현황을 공유하는 이유는, 우선 부모님들의 '아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을까..' 하는 걱정을 덜기 위함입니다. 실제로 아이들을 스터디 카페에 보내고 나서도 안심하지 못하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사실 그보다도 더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아이가 평소보다 학습 진행도가 너무 미진할 때는 멘토 선생님들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다른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를 가장 가까이서 오랫동안 봐온 부모님들은 그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알고 있을 공산이 큽니다. 가령 건강상의 이유라든지, 전날 게임을 하다가 늦게 잤다든지 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 생활상의 습관도 학습에 방해나 도움이 된다면 부모님과의 협의를 통해 조율해야 하는데, 그러한 소통의 창으로서 정기적인 학습 현황의 공유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하루를 닫으며 계획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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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원 시에 당일의 학습 계획을 구체적으로 작성하여 담당 선생님에게 점검받는다. 아침의 구체적인 계획(좌)이 당일 학습 종료시 얼마만큼 이행되었는지를 점검하여 확인받는다.(우)

 

어쨌든, 이렇게 한 차례의 중간 점검과는 별개로 하원 시에 학생이 당일 학습 계획을 얼마나 잘 이행했는지, 목록별로 평가합니다. 완전히 끝냈으면 O, 미진하지만 어느정도 학습했으면 △, 손도 못 댔으면 X를 치는 식입니다. 그리고 각 과목별로 할애한 시간을 우측의 타임테이블에 기록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이 어떤 과목에 더 많은 학습 시간을 들였고 어떤 과목을 효율적으로 / 비효율적으로 공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절대적인 학습량과 학습 시간의 관계를 생각해보기만 해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이 무슨 과목에 취약한지, 어떤 과목에 강한지, 당일 컨디션과 태도는 어땠는지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당일 학습 계획에 대한 평가입니다. 계획은 세우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하루를 닫으며 평가받을 때 끝납니다. 이렇게 매일매일의 학습 계획이 관리 하에 놓일 때, 학생들 스스로도 보람을 느낍니다. '참 잘했어요' 도장이 찍힌 어릴적 일기장이 유년기의 하루를 잘 닫았다는 증거이듯, 10대 때의 학습 플래너에 적힌 100% 완료 표시는 그 날의 하루를 잘 닫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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