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 소재 일반고등학교인 대원고등학교를 졸업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멘토 이효준입니다. 저는 대학 입시를 수시전형으로 치렀습니다. 수시전형의 특성상, 성적의 기복이 심하거나 슬럼프를 심하게 겪으면 성공적으로 입시를 치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의 수험 생활은 한편으로 잔잔하다면 잔잔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잔잔한 바다에도 크고 작은 파도는 치듯, 제가 수험 생활을 겪으면서 겪은 몇 가지 중요한 사건들은 있습니다. 그 사건들이 있고 나서라야 현재의 제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수험 생활을 맞이하고 있거나 혹은 맞이할 학생들에게도 조언이 될 것입니다. 제 수험 생활에 있어 인상적이었던 키워드는, 바로 ‘반복’과 ‘간절함’, 그리고 ‘교수자 되어보기’입니다.

 

반복 학습: 특정 과목이 어렵다면? 반복만이 살 길!

 

  “72.” 제 고등학교 입학 이후 처음 받았던 수학 점수입니다. 한 번은 모교 후배들에게도 이 숫자를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후배들은 우스갯소리로 제 키냐고 물었습니다. 제 키가 172라면 참 좋겠다고 받아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후배들이 이렇게 뚱딴지같은 반응을 보인 이유는, 제가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1등으로 치르고 입학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랬던 제 첫 수학 점수가 72점이라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시험이 아무리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망쳤다’라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는 점수였습니다.

  저는 좌절했습니다. 제 목표는 1학년 입학하는 그때부터 단연코 서울대학교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내신에서, 하물며 수학에서 72점이라는 점수를 받은 것은 여간 큰일이 아니었습니다. 고민 끝에, 당시 수학 담당이셨던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쎈’도, ‘일품’ 도, 고난도 문제집으로 유명한 ‘블랙라벨’도 풀었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여서 시험을 망쳤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 이야기를 가만히 듣더니, ‘문제를 풀었다고 해서 문제를 안 것은 아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야말로 촌철살인이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푼 문제집의 개수가 곧 실력과 비례한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넓고 얕은 공부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한 문제를 붙잡고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반복해서 푸는 것이 진짜 학습이고, 실력 향상의 길이라는 점을 알려주신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기말고사를 준비해서, 최종적으로 1학기 내신 수학 성적을 2등급으로 갈무리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저는 한 가지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2학기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1등급을 받아내고 말겠다는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여름방학 때부터 수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방학 중에 ‘유형 플러스’ 문제집과 ‘쎈’을 끝냈습니다. 원래였다면 바로 다른 문제집을 찾아 나섰겠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 쎈을 다시 풀었습니다. 학기가 시작하고서는 유형 플러스를 다시 풀었습니다. 이 문제집의 2회독이 끝날 무렵, ‘고쟁이’라는 문제집도 함께 병행했습니다. 병행하던 문제집을 다시 다 풀고 나면 쎈으로 다시 돌아와 또 풀고, 반복이 끝나면 새로운 문제집을 푸는 방식으로 수학을 공부했습니다. 이른바 토대를 계속 튼튼하게 다져가면서, 탑을 쌓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저는 시험 전까지, 쎈 3회독, 일품 2회독, 고쟁이 3회독, 유형플러스 1회독, 블랙라벨 2회독을 마쳤습니다. 만약 서로 다른 문제집을 11권씩 구해서 각각 새로 풀었다면, 훨씬 시간도 오래 걸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고난도 문제라고 할지라도, 여러 문제집들을 반복해서 푸는 연습을 하니까,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반복학습의 장점이 공부의 도중에서도 드러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대망의 시험 전날, 최종적으로 교과서를 5번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생각보다 교과서를 우습게 아는 학생들이 제법 있습니다. 하지만 내신 준비에 있어서, 교과서는 기본적으로 숙달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선생님들은 고난이도 문제가 아닌 평이한 문제들의 거의 대부분을 교과서에서 출제하기 때문입니다. 교과서에서 출제되는 기본 문제는 답을 외우다시피 풀어야 합니다. 내신 수학 시험은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기본 문제를 푸는데 아까운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평이한 난이도의 문제들을 거의 외우다시피 풀어낸 후, 절약된 시간을 고난도 문제에 분배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저는 이 전략을 세우고, 또 실천하여 2학기 수학 중간고사에서 전체 2등을 받아냅니다.

 1학기 중간고사 72점으로, 33등이었던 저는 제 앞의 서른한 명을 제치는 쾌거를 이룹니다. 단기간에 이런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반복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반복만으로 모든 걸 극복하고 정점에 다다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를 갈며 공부했지만, 제치지 못했던 전교 1등이 있었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 소위 ‘타고난 수학적 센스’ 혹은 ‘재능’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재능이 없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는 사람은 매우 극소수이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이 글을 읽고 계실 여러분은 재능을 타고나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재능이 없다고 낙담하고 포기할 게 아니라, 똑같이 ‘재능 없는 놈들’ 사이에서 군계일학을 노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라는 말을 거꾸로 말하면, ‘극소수를 제외하면 재능은 거기서 거기다’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결국, 거기서 거기인 재능을 가진 학생들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바로 반복의 양과 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이 경험 이후로 단 한 번도 수학 1등급을 놓쳐본 적이 없습니다. 반복의 힘, 믿으실 수 있으십니까?

 제 경험을 통해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어려운 과목이 있다면, 반복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라고 모든 과목을 엄청나게 반복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도 잘 되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그런 과목은 애당초 극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잘 되는 과목은, 그냥 하던 대로 밀고 나가면 됩니다. 하지만 뭔가 발목을 잡는 과목이 나타났을 때, 반복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 될 것입니다.

저는 반복에 있어서 꼭 저와 같은 방법론을 고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반복 학습을 한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기존에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바로 반복입니다. 그 과정에서 몰랐던 부분,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 개념에 구멍이 있는 부분을 메우는 것, 그 자체가 값진 것입니다. 제가 학생에게 강조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입니다. 처음부터 양질의 반복 학습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 또한 꾸준히 반복한다면, 대부분의 격차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간절함: 하기 싫은 공부를 하게 만드는 내면의 원동력

 

 앞서 반복 학습에 대해 강조했지만, 솔직히 반복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알고 있는 (적어도 자기 자신은 안다고 믿고 있는) 내용을 다시 보는 것은 굉장히 귀찮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반복 학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을 무의식의 영역인 습관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세수하는 것, 잠들기 전 양치하는 것은 귀찮은 일이지만 매일 하는 일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그 행동들을 습관으로 들였기 때문입니다. 공부도 마찬가지로, 반복 학습을 어쩌다 한 번 하는 일이 아닌, 주기적으로 하는 습관으로 들이면 할 만한 일이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간절함’입니다. 제가 수학 문제집을 반복해서 푼 것도 간절함의 표현이지만, 제가 간절함에 대해 깊이 깨달은 사건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중국어 I 과목을 공부하면서 있었습니다.

 2학년 때, 중국어 Ι 과목이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과목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과목이었습니다. 저는 승부욕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항상 목표는 올 1등급이었는데, 항상 한 개 과목이 문제를 일으켜서 목표르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2학년 과목 중에는 어떤 과목에도 허점을 만들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이런 다짐으로, 중국어 Ι 중간고사를 봤습니다. 일반고 제2외국어가 어렵진 않습니다. 그로 인해, 만점자도 많았습니다. 당시, 1등급이 3명까지였는데, 100점이 5명이었습니다. 어떠한 수행평가에서도 점수를 깎이면 안 되고, 기말고사를 100점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어이없는 이유로 1학기 중국어 I 과목에서 1등급을 받는 데 실패합니다. 수행평가를 요구한 대로 다 했습니다. 시험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기말고사가 찾아왔고, 그 첫째 날에 중국어 Ι 수행평가 점수를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수행평가가 만점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중국어 Ι 선생님은 두 분이셨습니다. 선생님께 문의한 결과, 저희 담당 선생님의 착오로 수행평가 내용이 잘못 전달이 되어, 해당 선생님의 수업을 들은 모든 학생들이 일괄적으로 감점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어이가 없는 답변에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원칙은 원칙이라고 고쳐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대단히 화가 나지만, 일단 넘어갔습니다. 중국어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1등급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등급을 확인해 보니, 중국어 I은 2등급이었습니다. 이는 제 승부욕과 간절함을 더 자극했습니다. “2학기는 반드시 1등급을 받겠다. 수행평가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겠다” 하는 간절함 말입니다.

 2학기 중국어 시험은 꽤 치사했습니다. 문화 관련 부분에서 시험에 절대 안 나올 것 같은 풍습의 한자를 쓰라는 서술형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아마도 1학기 때, 만점자가 너무 많이 나왔던 것에 대한 여파였을 것입니다. 여타 다른 아이들은 이런 치사한 문제들에 줄줄이 무너졌지만, 저는 이 문제들의 정답을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중국어 Ι 교과서를 다 외웠기 때문입니다. 저는 최종적으로 1등을 거머쥐었습니다.

 간절함의 무게를 생각해보자면, 돌이켜 생각해보건대 1학기의 간절함이 덜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올 1등급을 받고 싶었다면, 성적표 인쇄하는 곳에 가서 항의라도 해야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태도가 기저에 깔려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분한 마음에도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딱 그정도의 무게감이, 2학년 1학기 중국어 Ι 점수에 대한 저의 태도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2학기에는 달랐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1등급을 받겠다는 각오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성적의 향상이나, 치밀하게 공부한 정도만 놓고 봐도 2학기의 간절함은 1학기의 그것과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였습니다.

 간절함은 누가 부여해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간절함이란 본인 안에서 끓어오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 학생에게 저는 촉매가 될 수는 있습니다. 학생들은 저마다의 고민이 있습니다. 그 고민은 대부분 바깥 상황에서 기인합니다. 그 바깥 상황과 내면의 의지가 만나서 일어나는 반응이 바로 간절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해주는 역할은, 그 반응을 보다 빠르게 해주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자기가 성취에 실패한 이유를 대개 다른 곳에서 찾곤 합니다. ‘나는 공부에 소질이 없나봐’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안 나와’ ‘간절함이 있으면 할 수 있다는 말은 순 거짓말인 것 같아’ 하는 핑계를 댑니다. 하지만 저는 과연 정말로 간절했는지, 그리고 그 간절함은 올바르게 표출된 것인지를 반문합니다. 학생들은 모두들 자기가 제일 간절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역할은 그 착각을 깨고, 아이들이 스스로 의지를 더 불태울 수 있도록 하는 일입니다. 간절함은 누가 부여해줄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부추길 수는 있습니다. 멘토는 학생의 간절함에 부채질을 해, 의지를 불태워 노력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

 

교수자 되어보기: 시험에 반드시 나오는 핵심 개념을 잡아내는 방법

 

 지금까지의 얘기는 간절함을 가지고 공부를 반복하라는, 학습의 기본적인 힘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공부는 본래 간절함이 만들어내는 의지를 갖고, 계속 반복하는 것이 그 방법입니다. 그러나 공부를 하더라도 방향성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빠르고 강하게 달려나가봤자, 목적지를 둘러 가야 하는 길로 뛰쳐나간다면, 상대적으로 뒤처지거나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방향을 잘못 설정한다면 때로는 그 노력들이 한 순간에 헛수고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방향 설정은 공부의 기본적인 마인드 또는 공부법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 방향 설정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수자가 되어보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대개 교수자가 아닌, 수강자입니다. 그래서 교수자의 생각을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다른 누군가를 가르치는 상황을 가정하겠습니다. 당연히 무엇을 가르칠지 생각해야 합니다. 또,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고 수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설명과 수업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자기가 설명하는 내용에 대해서, 그 이유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유가 있어야 수강자들은 납득하기 때문입니다.

 남을 가르치는 경험이 주는 효과는 여기에 있습니다. 남한테 설명하기 위해 ‘왜 그렇지?’ 하는 의문을 스스로 던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질문을 스스로 던지다 보면, 자기 자신도 그 이유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자기가 모르는 부분을 발견한 셈입니다. 남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찾아보고 공부해야 합니다. 이른바 개념과 개념을 잇는 핵심 개념을 이해하고, 암기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남에게 설명할 수 있고 납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핵심 개념을 아는 것은, 곧바로 시험에 어떤 문제가 출제될 것인지 아는 길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교수자가 되어봄으로써 모든 시험 문제를 족집게처럼 집어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올 수밖에 없는 문제들은 알 수 있습니다. 교수자가 되어보면, 개념과 개념을 연결짓는 핵심 개념이 있어서, 그것을 짚고 넘어가지 않고서는 내용 전체를 이해시킬 수 없는 부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부분은 반드시 시험에 나옵니다. 시험 문제를 내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이유가 명확합니다. 핵심 개념은 관련 내용을 관통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시험 문제를 내는 데 있어서 명분이 충분합니다. 그리고 또, 그 부분을 모르면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피상적으로 내용을 외우기만 한 학생들을 오답으로 유도하기도 쉽습니다. 문제를 내는 입장에서는, ‘주요한 내용을 시험에 낸다’라는 명분과, ‘시험 점수의 변별력을 확보한다’는 실리를 모두 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핵심 개념에 관한 문제는 출제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령, 생활과 윤리 과목에서는 롤스라는 학자가 주장하는 ‘무지의 베일’이라는 핵심 개념이 등장합니다. 이것을 모르면 롤스의 각종 사상적 이념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롤스의 생각을 알기 위해 각각의 사안을 따로 외워야 하는데, 이는 굉장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입니다. 결국은 효과적으로 롤스의 생각을 알기 위해서는 ‘무지의 베일’ 이라는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무지의 베일’은 시험에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롤스의 핵심 주장을 관통하는 주제임과 동시에 롤스의 개별적인 입장만 대충 외운 학생들은 함정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무엇이 핵심 개념인지, 그리고 그것이 시험에 어떤 방식으로 나올 수 있을지는 모두 교수자 되어보기로 가능합니다.

 물론 이 방법이 학생에게 맞지 않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부법은 큰 궤도에서는 비슷할 수 있어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학생의 성향마다 모두 다르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핵심 개념을 파악하고 시험 문제를 가늠해보는 것이 불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본래 학생이 공부하며 그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고, 또 그러면서 실력이 오릅니다. 학생이 스스로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 깨닫고, 또 무엇이 핵심 개념인지 터득하고 알아낼 때까지, 멘토는 동행하며 학생이 걸어가는 길을 묵묵히 지켜봅니다. 학생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지도합니다.

 

존재의 미학: 공부를 진심으로 즐기며, 뜻깊은 수험 생활을 사는 태도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존재의 미학’입니다. 갑자기 생소한 개념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존재의 미학은 미셸 푸코라는 학자가 고대인들의 삶에서 찾아낸 바람직한 삶의 모습입니다. 존재의 미학적 주체는 지금을 자신을 위한 것으로 봅니다. 대개 ‘지금’을 내일의 목표, 미래의 꿈을 위해 버리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나중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 참아야 해’ 하고 말하는 것과는 달리, 존재의 미학적 삶은 지금의 과업 자체를 즐기는 삶입니다. 호라티우스의 유명한 격언, “Carpe Diem(seize the day)”과도 일맥상통하는 개념입니다. 비슷한 말로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수험 생활을 버티기 위해서는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러의 학생들은 공부하는 행위를 뭔가 포기하는 행위로 생각합니다. 공부하느라 연애를 포기하고, 공부하느라 게임을 포기하고, 공부하느라 휴대폰을 포기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태도를 3년씩이나 유지하면서 사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욕구하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공부 자체를 욕망의 대상으로 삼아 보아야 합니다.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는 앎의 즐거움, 하루를 보람차게 보냈다는 뿌듯함 등은, 멘토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공부의 즐거움입니다. 공부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즐길 때, 수험 생활을 건전하고 윤택하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가 즐거울 수 있다는 것, 눈앞의 대상에 집중함으로써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학생들은 외면합니다. 공부는 압박이자 억압이지,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해 나가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학생에게 그 고정관념을 깨고, 즐거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줍니다. 저는 학창시절 공부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뭔가를 아는 것은 굉장히 재미있는 일입니다. 서울대학교 입시라는 목표는 부가적인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냥 공부하는 것, 책 읽는 과정 자체가 너무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학생들이 이 즐거움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쉬운 길은 아닙니다. 사람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달리 말하자면, 결국 마음 먹기 나름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좋든 싫든, 수험생이 해야 하는 본분은 공부입니다. 그 공부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수험 생활은 단순히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을 넘어서서, 인생에서 뜻깊은 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저는 학생이 공부의 즐거움을 몸소 느끼고, 스스로 존재의 미학적 삶의 주체가 될 때까지, 멘토로서 동행하고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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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의지와 공부 환경의 조성의 중요성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예정인 멘토 김덕현입니다. 저의 경우 수시로는 고려대 1차 합격 경험이 있으며 정시로는 서울대, 연세대, 특수학교로는 육군사관학교 최종 합격 경험이 있습니다. 당초 수시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내신과 수능 모두를 대비하였습...

이용세 공부습관 멘토 / 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서울 강서고등학교를 졸업한 고려대학교 건축사회환경공학부 멘토 이용세입니다. 예습 복습에 충실한 공부 저의 학창시절은 양천구 목동에서 지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을 다니며 선행학습을 하는 친구들이 대다수일 만큼, 학구열이 강한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학원에 의지하는 것이 별로 소용이 없다고 느꼈...

박영석 공부습관 멘토 /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전교 190등대 학생이 기초를 쌓아 올리기까지 중학교 2학년 2학기 때까지 저는 전교 190등대 학생이었습니다. 전교생이 250명이었으니 당시에는 빈말로도 우수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아예 공부에 학을 뗐던 것은 아닙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영어, 수학 학원을 다니면서 숙제도 잘 해가는 ...

원성욱 공부습관 멘토 / 서울대 환경재료과학전공

안녕하십니까.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환경재료과학전공 멘토 원성욱입니다. 서울대라는, 대한민국 최고 대학의 간판을 달고 있는 지금이지만,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저는 공부를 썩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서울대학교에 진학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던 것도 아니었으며 현실적으로 가능...

우준영 공부습관 멘토 / 서울대 인문계열

노력에 배신당했던, 한 자퇴생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인문계열 멘토 우준영입니다. 저는 여느 서울대학교 학우들과 다르게, 고등학교를 자퇴하여 검정고시를 치르고, 총 세 번의 수능을 통해 대학 진학을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흔하다면 흔한, 또 드물다면 드문 한 좌절한 자퇴생의, 그리고 삼수생의 이야기입...

이현종 공부습관 멘토 / 서울대 생명과학부

하위권 학생에서의 성장기: 마음가짐과 목표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멘토 이현종입니다.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해온 많은 서울대 학우들과 달리, 저는 어렸을부터 공부를 잘 하던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은 맞벌이로 바빠 저의 교육에 관심을 기울일 수 없었고, 교육열이 강하진 않은 지역...

이해승 공부습관 멘토 / 동국대 의예과

안녕하세요, 이해승 멘토입니다. 상산고 졸업 후 재수, 한의대 합격후 반수, 총 세번의 수능을 통해 최종적으로 동국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학생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역량 중 하나는, 자신이 어떻게 공부를 해왔는지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에는, 고3 6월 모의고사 전까지는 무작정 학원에 떠...

김봉일 공부습관 멘토 / 고려대 경영햑과

진정한 동기부여 사람들은 흔히들 타인의 경험이나, 남이 해주는 말을 듣고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입시에 있어서 동기부여는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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