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민사고를 졸업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멘토 채지용입니다. 

 

최상위권을 노리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

 

저는 이른바 상위권이 아니었던 적이 없습니다. 등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 과목에서 한 문제를 틀렸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사교육도 받지 않았고, 집에서도 공부를 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점수는 잘 나왔습니다.

이런 이야기부터 꺼내보는 것은 제가 얼마나 똑똑한지 자랑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제 고등학교에서의 경험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중학교 때까지 항상 공부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저는 민사고에서 보낸 첫 학기에 전체에서 중간보다 살짝 못 미치는 등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2학년 1학기까지도 성적에서 썩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항상 상위권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으나, 최상위권으로 나아가기에는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민사고에서 제가 느꼈던 어려움 중 하나는 공부량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해야 할 공부의 양이 너무 많으니 체력이 따라가지 못했고, 체력이 따라가지 못하니 공부에 빈틈이 생기고, 이 빈틈으로 인해 한두 과목의 성적이 떨어지면 전체 등수에도 큰 영향이 있었습니다. 반전은 2학년 2학기에 시작되었습니다. 1년 반 동안 학교에 적응하며 나름의 방법을 찾아낸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시간이 흘러 제 공부법은 좋은 성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한동안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받으며 저는 어떻게 모든 과목을 균형 있게 공부할 수 있을지를 깨달았고, 결국 중요한 것은 효율이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효율적인 공부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학습 계획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학기가 시작할 때 그 학기에 어떻게 공부를 할지 치밀한 계획을 세웠고, 이를 이행하며 효과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도 반드시 학습 계획을 세우게 하고 있습니다.

 

학원 수업, 그 자체로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학원에서 이루어지는 선행 학습 등이 꼭 나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제 경우 본가가 제주도인데, 제주도에서는 전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이 없어 방학에 대치동 학원가에서 민사고 입시를 준비했습니다. 면접 및 경시 기출 문제들을 보며 수학 공부를 했고, 탐구 과목도 선행 수업을 들었습니다. 국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 논술 수업을 들었고, 이외에 민사고 면접 대비 1대1 수업을 수강하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저는 이 한 가지만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학원은 주로 상위권, 특히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자료만 봐도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데, 대치동 학원가만큼 입시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가 잘 갖추어져 있는 곳은 드뭅니다. 이런 면에서 유명한 학원은 분명 쓸모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명백하게 말해두어야 합니다. 예컨대 대치동 학원가는,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학생이 공부에 필요한 자료를 입수하기 위에 가는 곳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학원에 가는 것만으로 공부가 되리라고 믿는 것은 큰 착각입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민사고 내신 공부법: 효율적이고 꼼꼼한 학교 수업 예복습

 

고등학교 입학 후 저는 사교육과 멀어졌습니다. 민사고가 기숙사제 학교이기 때문도 있고, 기본적으로 민사고에 재학 중인 문과 학생은 학원으로부터 학교 생활에 도움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저는 수능보다 내신에 집중하며 수시로 대학을 갈 생각이었기에 더더욱 학교 생활 자체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제 고등학교 3년은 자기주도학습에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보통 방학 중에는 학교에서 배울 수학을 예습했습니다. 다음 학기에 볼 수학 책을 미리 두세 번 정도 풀었는데, 이러면 학기 중에는 비교적 수학으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그러면 학기 중 나머지 과목들을 공부할 시간이 늘어납니다.

또 민사고에서는 수업 시간에 컴퓨터로 필기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업 내용을 녹음하는 동시에 속기했고, 매주 요일을 정해 그 내용을 표로 정리했습니다. 이후 시험 기간에는 정리한 내용을 외우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정리하자면, 제 공부법은 이렇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최대한 집중해 듣고, 잘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복습에 힘쓰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최선을 다해 복습하기. 너무나 쉽게만 들리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이 기본을 놓치기에 성적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맙니다. 고로 저는 제 학생들이 반드시 이를 이행하게 합니다.

문제는 많은 학생들이 무턱대고 수업 내용을 정리하라 하면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학생 대다수가 하는 소위 ‘정리’란 그저 같은 내용을 예쁘게 다시 쓰는 일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저더러 교과서 본문을 정리하라 한다면, 저는 이렇게 할 것입니다. 먼저 본문을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읽습니다. 그다음에는 교과서에 등장하는 각 개념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개념들의 분류 기준을 세워 봅니다. 또 기출 문제를 보며 각 과목에서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핵심이 무엇일지도 고민해 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한 것들을 시각적으로 이해가 용이하게 정리하면, 못하던 과목들도 어느덧 실력이 늘고 이해도가 높아져 문제 푸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이런 식으로 저는 제 멘토링을 받는 학생들이 기초를 완벽하게 숙지한 뒤에야 본격적인 문제 풀이로 넘어가게 합니다.

 

더 넓은 비전으로 함께하겠습니다.

 

만약 제가 고등학생 때의 저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겠습니다. 매순간 닥치는 일에 급급해서는 입시에서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어떡해야 이번 학기를 완벽하게 마칠 수 있을지, 이번 학기에 하는 공부가 대입 경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사실 이것은 과거의 저 자신뿐 아니라 모든 수험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멘토링을 하다 보면 각 학생의 특성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타 학생과 노력의 양이 동일하다는 전제에서, 유독 성과가 좋지 않은 학생의 특징이 있습니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론을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개념 숙지도 안 된 채 풀지도 못하는 문제만 붙들고 있는 학생, 풀 수 있는 문제만 풀며 동그라미 치는 재미만 찾는 학생 등 그 유형은 다양하지만 결과는 대개 비슷합니다. 사실 이런 학생들이 다수이기도 합니다.

고로 제가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차근차근 자기 루틴을 짤 수 있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타고난 성향은 어쩔 수 없지만, 멘토의 도움을 받아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잘하는 것을 발전시킬 수는 있습니다. 특히 저는 학생 본인이 아니기 때문에 객관적 입장에서 학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 필요를 채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지도합니다.

 

학생들을 위한 조언: 공부에 있어서의 적극적 태도

 

제가 멘토링을 하며 가장 유의하며 지도하는 학생들은 두 부류입니다. 첫 번째 부류의 학생들은 애초에 공부를 하기 싫어하고, 두 번째 부류의 학생들은 의욕이 없습니다. 애초에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들은 공부는 잘하고 싶다면서 책상에 앉아 있지 않고, 의욕이 없는 학생들은 반항조차 하지 않고 무덤덤히 앉아만 있습니다.

공부가 싫은 학생들에게는 먼저 입시를 마친 입장에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설명하는 편입니다. 당장 공부를 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공부가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되고, 공부를 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반복해 말해줍니다. 또 의욕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계속 질문을 합니다. 무엇이 쉬운지, 무엇이 어려운지 거듭 물어봅니다. 이들에게 해줘야 하는 말은, 적극적인 태도를 왜 취해야 하는지 입니다. 필요하고 궁금한 것을 먼저 물어보지 않으면 혼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 이는 지극히 비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하다못해 단순 암기 과제라 하더라도 어떻게 외우는 게 쉬운 방식인지를 물어봐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뒤집어 말해 의지가 있고, 앉아서 버틸 수만 있다면 지금의 성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열의가 있는 학생, 못해도 배우려 하는 학생, 멘토의 조언을 귀담아 듣고 실천하는 학생이라면 멘토로부터 정말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회의 창을 열어젖히는 멘토링

 

제 말을 마치기에 앞서, 제가 공부를 싫어하는 유형의 학생에게 해줬던 이야기를 다시 해보고 싶습니다. 저는 보통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줍니다. 단기적으로는 반에서 1등을 하는 학생을 사람들이 어떤 태도로 말해주고, 장기적으로는 인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말해줍니다. 그리고 이 말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해줍니다. 오늘 달라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발전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결국 지금 상위권인 학생이 쌓이는 노하우를 기초 삼아 갈수록 빠르고 또 멀리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좋은 대학을 간다는 것의 의의는 넓어지는 선택권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이 남들보다 넓은 선택권을 지닌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10대 학생이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뒤늦게 무언가를 하고 싶어졌을 때, 학벌과 학력이 발목을 잡지 않도록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공부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어떤 일에 도전할 기회나마 얻으려면,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저는 학생의 기회의 창을 열어젖히는 멘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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