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시간 투자에도 수학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들에게

수학은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입니다. 그렇기에 누군가 ‘저는 수학을 좋아해요!’ 하고 말하면 별종이나 괴짜 취급을 받습니다. 수학이 어려운 과목이 된 이유 중 하나를 꼽자면, 비교적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많은 학생들이, 수학 문제 하나를 붙잡고 30분이고 1시간이고 붙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끈기가 성적 향상의 열쇠라고 많은 입시 전문가들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저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수학은 만만한 과목이 아닙니다. 학생들을 지켜보면, 객관적으로 절대 수학을 ‘조금’ 공부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항상 성적은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학생들은 왜 수학 성적에 부진을 겪는 걸까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한 저 나름의 답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번뜩이는 수학 문제 풀이의 발상을 훈련하는 법

“천재는 99%의 노력과 1% 영감으로 이루어진다”

에디슨이 남겼다고 알려지는 이 명언은, 일견 노력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1%의 영감이 없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천재가 될 수 없음을 말하는 취지였다는 사실은, 이제 너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저는 수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은 아무리 많은 시간 투자를 하더라도, 번뜩이는 순간의 발상이 없으면 절대로 수학을 잘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애시당초 수학을 잘 하는 머리를 타고나지 않으면 절대 수학을 잘 할 수 없다는 의미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수학 문제의 발상은 훈련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장에서 찍어내듯 투입과 산출과 같은 방식이 아닐 뿐.

수학 문제 풀이의 발상은, 일종의 예술적인 감수성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적인 감수성을 갖춘 사람을 투입-산출로 배양해낼 수 없듯, 수학을 잘 하는 사람도 그렇게 정형화된 방식으로 배양할 수 없습니다. 예술적인 감수성을 기르려면, 비교적 더 깊고 풍부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과 어울리고, 더 폭넓은 해석을 접하고, 그들을 내면화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수학 문제 풀이 또한, 수학을 더 잘 하는 사람을 접하고 더 간결하고 효과적인 풀이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내면화해야 합니다.

수학 문제의 풀이에는 여러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 방법들이 모두 동등하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내신이든 수능 시험이든, 시험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짧은 시간 안에 최소한의 산수로 해답을 얻을 수 있는 풀이가 좋은 풀이법일 것입니다. 만약 무턱대고 문제에 달려들었다가 계산이 너무 복잡해진다면 계산 실수를 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요컨대, 수학 공부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고 있음에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하고 싶습니다. 더 간결하고, 좋은 풀이를 반복적으로 접하고, 그 풀이 안에 녹아들어있는 수학의 인사이트가 무엇일까 고민해 보십시오. 그 고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문제 풀이의 새로운 관점이 트이는 순간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오직 유도하는 것이 가능할 뿐, 개화는 학생 본인의 몫입니다.

제가 학생에게 수학을 지도할 때에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관점의 개화입니다. 일례로, 전에 지도하던 학생에게는 계속 문제를 풀면서 그 풀이를 노트에 정리하게끔 했습니다. 그리고 정리된 풀이에 대해, 불필요한 접근이 있어서 더 간결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방향이 있다면 그런 풀이 방향을 지적하기를 반복했습니다. 특히 제가 지도하던 아이의 경우, 문제를 보면 고민 없이 무작정 달려드는 탓에 쓸데없는 계산을 많이 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계산 실수가 잦았습니다. 그래서 학생과 밀착하여 풀이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그때그때 효율적인 풀이를 위해 필요한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이런 과정을 몇 달간 지속한 결과, 학생은 문제를 보자마자 풀이에 돌입하던 습관을 고치고 보다 섬세한 접근으로 문제 풀이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학 해설지를 100% 활용하는 방법

위와 같은 맥락에서 또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바로 해설지를 적극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다만 통상의 방법이 아닌, 해설지를 찬찬히 분석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해설지는 사실상 출제자가 만들어 놓은 정석 풀이법 같은 것입니다. 그렇기에 웬만큼 특이한 발상으로 문제를 푸는 게 아닌 이상, 해설지보다 좋은 풀이법은 굉장히 드문 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설지를 참고하는 건 앞서 이야기한 ‘좋은 풀이’를 접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핵심은 좋은 풀이를 접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좋은 풀이가 나타나는 맥락과 관점을 내면화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제가 권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1시간 가까이 고민해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다면, 먼저 해설지를 꺼냅니다. 이때 통상의 방법과 같이, 그냥 해설을 베끼겠다는 생각으로 해설지를 보는 게 아니라, 해설지에 적혀 있는 풀이 각 행마다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풀이의 국면이 넘어가고 왜 이렇게 식을 변형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마치 각주를 달듯이 해설지 각 행마다 메모하는 것입니다.image.png

 

이번 6월 모의평가 22번 문제에 대한 해설과 풀이; 해설지를 참고하되 해설지를 베끼는 게 아니라, 해설지가 담고 있는 고유한 문제 풀이의 발상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나만의 풀이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세련된 풀이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수학 공부에 이미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소위 일타강사들의 풀이와 같이 기막힌 발상으로 문제를 휙휙 풀어내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맨날 앉아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세련된 풀이는 도저히 발상해낼 수 없는 자기에게 좌절감을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세련된 풀이는 그냥 앉아서 문제만 반복해서 푼다고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세련된 풀이를 발굴하는 것이 수학 고득점의 필수조건이라면, 세련된 풀이를 위한 고민은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러나, 이는 앞서 말했듯, 영어단어를 외우는 것처럼 하루에 몇 개를 정해놓고, 공부하고, 점검하는 식으로는 키울 수 없는 역량입니다. 오히려, 더 섬세한 수학적 직관을 가진 풀이, 혹은 그러한 사람을 만나서 계속해서 자극을 받고 영감을 받으며,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길러지는 역량입니다.

학생이 수학 공부의 한 국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 아무리 생각해도 그보다 더 나은 풀이법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을 때, 저는 학생이 떠올리지 못했지만 쉽게 거부할 수 없는, 세련된 풀이법을 제안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학생 내면의 수학적 직관의 변화를 도모합니다.

제목
이한서 공부습관 멘토 / 연세대 교육학 국어국문학 file
조재상 공부습관 멘토 / 고려대 언어학 졸업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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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이 공부습관 멘토 /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file
김명진 공부습관 멘토 /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file
정상일 공부습관 멘토 / 서울대 지구과학교육과 file
윤나영 공부습관 멘토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file
유현석 공부습관 멘토 / 연세대 전기전자공학 file
박진호 공부습관 멘토 / 고려대 기계공학과 f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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