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구조화 공부법을 소개하고 있는 김하선 멘토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시를 읽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시를 구조화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알려드렸습니다.

이제 구조화를 본격적으로 연습할 차례입니다.

아직 앞선 글을 읽어보지 않은 분들은 꼭 한 번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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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조화 연습: 기호를 통해 가시적으로 구조화하라

이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시를 직접 구조화함으로써 그 방법과

요령을 익히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단, 구조화는 기호를 통해 가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특히 향후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시적인 표지로 구조를 정리하는 일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연습이 부족할 때는 표시를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할 수도 있지만 구조화가 익숙해짐에 따라서

<보기>처럼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기>는 김규동 시인의 「나비와 광장」을 구조화한 것입니다.

이렇게 가시적으로 정리하면 학생들은 「나비와 광장」 다음과 같이 쉽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바다’는 긍정적인 의미의 ‘나비’가 아니라

부정적인 의미의 ‘광장’과 통한다.

: ‘바다’와 ‘나비’는 둘 다 자연물이고 ‘투명한 광선의 바다’는

언뜻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것처럼 보이지만,

‘투명한 광선의 바다’는 ‘진공의 해안’, ‘인광의 조수’와

가까운 시어다.

바다가 해안과 조수에 의미상 가까울 뿐 아니라,

‘바다’에서 ‘나비’는 방향을 잃고 무엇으로부터 차단당한 채

날개가 이즈러져 있기 때문이다.

 

2) ‘하얀 미래’는 ‘나비’와 통한다.

: ‘하얀 미래’와 ‘흰나비’는 흰색이라는 감각적 심상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시인의 의도적인 설정이며, 이 둘의 흰색은 앞서 살펴본

‘바다’와 ‘활주로’의 푸른색과 대비된다.

 

2. 문제풀이를 하며 실전 테크닉을 익혀라

구조화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문제를 풀며 실전 경험을 쌓고 요령을 파악할 차례입니다.

예를 들어 추론/감상 문제에서는 주어지는 보기가 지문 구조화에 필요한 특정 단서를 제공하고,  어떤 경우에는 다섯 개 선지 중

두 개 이상의 선지가 사실상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어떤 시어는 통상적으로 특정 의미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이런 실전 요령들을 익히면서, 파악한 시의 구조를

문제풀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단, 중요한 것은 여전히 구조입니다.

문제를 맞히더라도 지문의 구조가 잘 파악되지 않는다면

시 구조화 연습을 반복하고, 문제를 틀렸다면 해설지에서

특정 시어의 의미를 확인하고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라

자신이 파악한 구조에 결함이 있는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문제풀이 과정에서 파악하는 구조는

암기의 대상이 아니라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을 양육하는

거름입니다.

이는 마치 아기들이 상대의 표정을 읽는 법을 익힐 때

갖가지 표정 사진을 외우는 대신 주변 사람들과 계속 정서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편, 문제풀이 단계에서는 형식 파악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도

키워야 합니다.

문제를 풀며 학생들이 놓치고 있거나 정확히 알지 못하는

형식상의 표현 기법(예컨대 역설법), 개념(예컨대 객관적 상관물)도 복습하고 보완하길 바랍니다.

 

3.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하라

마침내 마지막 단계입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한 가지 있는데, 다름이 아니라

이해했다는 것은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복습이든, 암기든, 이해든, 감상이든, 나아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하는 메타인지든, 이를 확인하는

최고의 방법은 스스로 설명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시 구조화 공부법의 방법이자 최종 목표는 처음 보는 시의 구조를 파악하여 정합적인 해석을 한 뒤 그것을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구조화를 통해 시를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려드렸습니다.

많은 학생들은 막연히 시나 시어의 의미가 어렵다고만 느낄 뿐,

자신의 문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문학 감상을 재능의 영역으로 치부하거나

압도적인 독서 경험이 없으면 접근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입니다. 학생들에게는 시를 공부할 방법이 필요할 뿐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혼자서 시 구조화 공부법에 따라 시를 공부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학생들은 멘토의 지도를 받으며 거듭 시 구조화 연습을 반복한다면, 언젠가는 자신만의 힘으로 시를 얼마든지 해석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이러한 목표를 위해 학생들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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