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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수학과에 재학 중인 진세인 멘토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수학을 좋아했지만, 돌이켜 보면 제 주변

절대 다수의 학생들은 수학을 좋아하지 않거나 심지어 싫어했습니다.

이것이 꼭 저와 학교를 함께 다닌 학생들만의 특수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즉, 수학을 좋아하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학이 너무 싫어서 수학에 손도 대지 않는 학생들도 흔한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하지만 대입에서 상당한 희생을 할 각오를 하거나 아예 대학에 갈 생각이

없지 않은 이상, 수학 공부를 아예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학생 본인들은 물론이고 학부모 분들도 고민이 깊으리라고 예상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수학이 좋아질 수 있을까요?

 

다시 제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자면, 저는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학생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독특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꼭 한국 남학생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축구는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중 하나니까요.

그래서 저는 체육 시간에 축구를 할 때면 보통 벤치에 앉아 있었고,

저 외에도 소수의 학생들이 같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축구 이야기를 갑자기 왜 하냐고 묻고 싶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생각해 봅시다.

단순히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일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직접 축구를 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저라면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자주 축구를 해온 사람이라고요.

축구도 계속 하다 보면 재미를 느끼는 것이지,

해보지도 않고 그 재미를 알아서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학 얘기로 돌아가자면,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의 상황도

대부분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상황이 비슷합니다.

수학이 싫다고 하는데, 정작 이런 학생 중 수학 공부를

많이 한 학생은 실질적으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까의 축구 비유를 다시 끌어오자면 평상시에는 거의 항상 벤치에만 앉아 있고,

마지못해 축구 경기에 참여해도 뛰는 둥 마는 둥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제가 고등학교에서는 수학을 잘하는 편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왜 잘했는지 생각해 보면, 수학이 재밌어서 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학이 왜 재밌어졌냐고 물으신다면, 수학 공부를 많이 하다 보니

수학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상당수의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 분들은 이런 순서를 등한시하고,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의 수학 성적으로 곧장 생각이 건너뛰곤 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수학의 재미를 전혀 모르면서 수학 성적을 잘 받는 일은 불가능하고,

또 일단 수학 공부를 많이 하지 않고 ,수학의 재미를 아는 일도 불가능합니다.

 

재차 묻겠습니다. 수학이 너무 싫다고요?

안타깝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수학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어쨌든 지금 제 글을 읽고 있으시다는 것은 수학이 참을 수 없이 싫은

이 상황이 문제적인 상황임을 인지하시고 있다는 뜻이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과제는 수학이 싫지 않게 느껴지도록 하는 일인데,

수학이 싫지 않게 느껴지는 유일한 방법은 수학 공부를 많이 하는 것입니다.

 

당분간은 괴로우리라는 점을 십분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괴로움은 수학이 싫은 데서 오는 괴로움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수학을 싫어해서 수학 성적이 안 나오는 상황 내내 학생은

막연히 수학으로부터 오는 초조함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는 대학 입시가 끝나고 성년기에 접어들어도 수학과 관련된 후회가 남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수학 공부를 시작한다면 그 괴로움은

언젠가는 사라질 괴로움인 동시에 지속되는 괴로움을 없애도록 하는 괴로움입니다.

 

다시금 말씀드리겠습니다. 수학이 너무 싫어서 어쩔 줄 모르겠다면, 반드시 수학 공부를 하세요.

그 싫음이 결코 계속되지는 않으리라고 제가 보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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