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문적으로 수학을 잘하는 것, 고등학생이 수학 성적을 잘 받는 것은 다르다

고등학생 때라고 아예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만, 대학에 들어와

전공자로서 수학을 공부하게 되니 더욱 절감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수학을 잘한다’는 말은 크게 보아 전혀 다른 두 가지 현상을 기술한다는 점입니다.

‘수학을 잘한다’는 말의 첫 번째 의미는 학문적으로 수학을 잘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수능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튜브 등지에 다음과 같은 영상이 올라오곤 합니다.

바로 수학과 교수들이 수능 수학 문제를 풀고, 그들의 감상을 이야기하는 영상입니다.

대체로 이런 영상은 학생들이 어떻게 시간 내에 수능 수학 문제들을 모두 맞힐 수 있는지,

수학 교육의 성취도를 이런 식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는지 성토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위와 같은 영상이 높은 조회수 등을 노리고 다소 선정적으로 연출되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수능 수학에서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모두 풀고 만점을 받는 일이

평생 수학 연구만 한 사람들에게도 버거운 일이라는 점에는 달라질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정작 일반적인 수험생들이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대개 수능과 같은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수학을 잘한다’의 두 번째 의미입니다.

 

2. 수학 공부만으로는 부족하다. 시험장에서의 계획이 필요하다.

제 글을 읽는 분들은 두 번째 의미에서 수학을 잘하기 위해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학생이나 그 학부모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학에 특별한 관심을 품고, 좋은 시험 성적만이 아니라

수학 자체를 좋아하고 목표로 삼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이들이라고 수학 성적이

아예 불필요하지는 않을 테니 일단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수학을 잘하려면, 혹은 수능을 비롯한 중등교육 과정상의

수학 시험에서 점수를 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시 말하지만, 이 시험들은 수학 분야에 종사해온 전문 연구자들에게도 만만치 않습니다.

달리 말해, 수학 자체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높은 수학 성적을 받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때 많은 학생들이 수학 공부는 열심히 하더라도 쉽게 간과하는 것은

시험장에서 어떻게 임할지 생각해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시험장에서의 계획 없이 보통의 고등학생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수학을 잘하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3. 25분 내에 객관식 15번까지, 40분 내에 22번까지,

60분 내에 선택 과목까지, 이후 남는 시간에는 검산과 OMR 답안지 작성을 한다.

물론 사는 것이 다 그렇듯이, 시험장에서 모든 일이 미리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장에서 어떻게 할지 미리 생각이라도

해본 학생과 아무런 생각 없이 시험장에 들어가 눈앞의 문제들을

정신없이 푸는 학생들 사이에는 천지차이가 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즉, 위에서 쓴 것처럼 시험에 임하는 전략적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계획에는 여러 측면이 있지만, 오늘은 시간 운용에 국한해서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수능 수학 시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총 100분입니다.

그리고 이상적으로는, 25분 내에 객관식 15번까지, 40분 내에 22번까지,

60분 내에 선택 과목까지 모두 풀고 남은 40분 동안에는 검산과 OMR 답안지 작성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의 성향이나 실력 등에 따라 실제 시간 운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얼마든지 인정합니다만,

그래도 제가 위와 같이 수능 수학 시간 안배 방식을 정해드리는 까닭은

이것이 제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낸, 가장 적합한 접근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머릿속으로만 계획을 세우는 것은 충분한 효과를 발휘할 수 없으니

평소 기출 모의고사 등을 풀 때 이렇게 시간을 지키는 연습을 반드시 해보시길 바랍니다.

 

재차 말씀드립니다.

수험생이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수학 자체를 잘하는 일을 넘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위해서는 시험 자체에도 집중하는 대비가 필요합니다.

오늘은 수능 위주로 말씀드리긴 했지만, 곧 중간고사가 시작됩니다.

수학 중간고사를 대비하면서도 제 말씀을 명심하신다면 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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