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과 관련된 학생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반복되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특정 주제의 비문학 지문 및 문제와 관련된 어려움입니다. 어찌 보면 어려움보다도 공포심이라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모의고사나 수능에 나오는 비문학 지문들은 정치, 법, 경제, 예술, 철학, 역사, 언어학, 공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데, 이상하게 특정 주제의 지문만 나오면 머리와 몸이 굳어 버리는 학생들이 있거든요.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경제 지문만 나오면 무슨 소리인지 읽어도 전혀 모르겠어요!”

 

위에서는 경제라고 했지만, 개인의 성향, 경험, 지식 등에 따라 예술 지문이 유독 무서운 학생도 있고, 아니면 기술 지문만은 제발 피하고 싶은 학생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위에서 어려움보다도 공포심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고 썼다시피, 이러한 학생들의 반응에는 객관적인 측면도 분명 있지만 주관적인 측면도 큽니다.

즉, 실제로 특정 주제의 글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도 있겠습니다만 사실은 자신이 어떤 영역을 다루는 지문을 어려워 한다는 생각이 앞서서 반사적으로 겁을 먹고, 겁을 먹었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읽었더라면 최소한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을 내용마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겪는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선 자신이 무서워하는 영역의 배경 지식을 쌓는 것이 방법인데, 이론적으로는 다양한 교양 및 전문 서적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수험생에게 그런 시간적 여유가 있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들여야 하는 노력의 크기 대비 얻을 수 있으리라 예상되는 효과의 크기가 작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국어 공부를 하는 것이 곧 배경 지식을 쌓도록 하는 일이 되도록 하면 됩니다.

즉, 자신이 취약하다고 느끼는 분야를 다루는 비문학 지문 및 문제를 계속 접해보는 것이죠.

 

시험장에서 지문이 이해가 안 됐다면 제약된 시간 내에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처음에는 아무리 어려운 지문이라 하더라도 어떻게든 이해하겠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꼼꼼하게 읽으며 내용을 정리해 보세요.

시간을 충분히 들여도 이해가 어렵다면 보기 등 문제의 내용도 참고하며 다시 본문을 읽고, 아니면 아예 별도의 해설 등을 참고해도 괜찮습니다.

 

제가 자신이 무서워 하는 주제의 비문학 지문들을 반복해서 접하라고 권하는 까닭은 두 가지 차원에서의 일입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은, 객관적 차원과 주관적 차원 모두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죠.

먼저 배경 지식이 늘어날수록 비슷한 주제의 지문을 읽기가 쉬워진다는 점은 자명하고, 관련 지문을 더 많이 읽는다면 배경지식이 늘어날 것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객관적 차원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리고 주관적 차원의 문제는 이미 설명해드린 것처럼 내심 겁을 먹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내용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데, 계속 유사한 지문들을 읽는다면 점차 새로운 지문을 접할 때도 익숙하게 느껴지고, 그 덕분에 마음 편히 지문과 문제를 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반복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정치/법/경제/예술/철학/역사/언어학/공학/기술… 지문이 어려우신가요?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최소한 하루에 한 번은 해당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어봅시다.

처음에는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어느새 그런 지문에 겁을 먹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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