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부모님들이 고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수학 선행학습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아이가 학교 다니기를 즐거워하고 건강하기만 해도 별다른 걱정이 없는데, 5-6학년 정도가 되면 슬슬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인지 이런 고민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제 성장 경험, 그리고 지금까지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을 토대로 가장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초등학교 고학년 때 수학 선행학습을 해도 그 자체로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수학 선행학습을 할지 말지 고민하시기에 앞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을 약간은 틀어보실 것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즉,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수학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하지 않고, 어떤 선행학습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간혹 제가 학부모님들로부터 듣는 말씀이 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는 수학이 어려워지니, 아직은 한가한 초등학생 때 미리 공부를 해두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수학이 어려워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고민해보신 적이 있나요?

한번 함께 숙고해보면 좋겠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처음 접하는 것 중 하나는 미지수가 포함된 방정식입니다.

새롭고 낯선 것이 대개 그러하듯이, 물론 방정식이 어렵게 느껴질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에서부터라면 방정식을 활용해 풀었을 문제들이 주니어수학올림피아드에 출제된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주니어수학올림피아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경시대회인데, 원칙적으로는 초등학교에서 배운 수학만으로도 풀 수 있는 문제를 내야 합니다.

 

주니어수학올림피아드가 반드시 선행학습을 조장한다거나, 아니면 중학교 수학 수준의 선행학습을 하지 않은 초등학생은 풀 수 없는 문제들을 낸다고 생각하신다면 곤란합니다.

왜냐면 주니어수학올림피아드 문제들은 정말로 초등학교에서 배운 수학만으로 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행학습한 내용을 활용해 푸는 학생들도 당연히 있기는 하겠지만 일단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니어수학올림피아드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중학교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문제 자체의 수준이 대단히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그 표현 및 접근이 낯설어지기 때문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저는 중학교에서의 수학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중학교에서의 수학 공부란, 본질적으로 일상의 언어를 수학적 언어로 어떻게 변환시키는지 배우는 것입니다.

즉, ‘철수는 12초에 100m를 달리고 영수는 10초에 60m를 달리는데, 영수가 철수보다 5초 빨리 출발했을 시 영수가 출발한 후 철수가 영수를 따라잡는 시점’을 ‘100/12*(x-5)=60/10*x를 만족하는 x의 값’이라고 번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학교에서의 수학 공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라면, 초등학교 고학년은 얼마든지 수학 선행학습을 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 수학 선행학습은 수학의 언어에 친숙해지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해야 합니다.

이는 고등학교 때까지 써먹을 가장 기본적인 실력이고,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진도를 많이 나간다 한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의 수학 실력은 흔들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 수학선행 혼자서도 할 수 있는건가요?
    • 수학 공부법 멘토

    박선희 멘토(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다 보니 학교 수학 수업을 잘 따라가기 위해서라도 선행학습은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설로 자리잡았지요. 이제는 이 선행학습을 어떻게 해야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느냐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하고 있을 겁니다. 그 중, 학원을 가지 않고 혼자서 고...

  • 나에게 맞는 수학 공부법은 무엇일까
    • 수학 공부법 멘토

    강찬영 멘토(서울대 전기전자공학부) 요즘 MBTI별 공부방법이라는 콘텐츠들이 유행하는데요. 학생의 상황과 성격에 따라 달리 공부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에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멘토도 학생들에 따라 각각 문제점을 진단하고 공부방법을 다르게 멘토링하게 되거든요. 특히나 수학이란 과목이 기초가 탄탄하지 않...

  • 수학 개념노트 제대로 쓰고 싶다면
    • 수학 공부법 멘토

    김민정 멘토(고려대 생명공학부) 수학 공부에서 개념노트가 중요하다는 말,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을 겁니다. 근데 실제로 개념노트를 쓰려고 보면 "뭘 어떻게 써야 하는거지? 교과서에 나온걸 그대로 베껴 쓰라는 건가? 개념을 쓰고 나면 끝이면 이걸 왜 꼭 써야 해?" 질문이 막 생깁니다. 멘토가 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

  • 고등 수학 선행 어디까지 해야 하는걸까?
    • 수학 공부법 멘토

    선행을 해도 훑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선행을 많이 나가도 의미가 없어요 1학기~1년 정도만 선행하는게 낫습니다 vs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미적분 정도는 선행해야 합니다 어려워지는 고교 수학과정에 대비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고등 수학 선행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굳어졌습니다. 중학교 ...

  • 서연고 멘토들이 알려주는 수능 수학 공부 팁
    • 수학 공부법 멘토

    수학은 참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과목입니다.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이 더 드문 것이야 어쩔 수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학교에서나 수학을 이상할 정도로 좋아하는 학생들이 몇 명씩 있는 반면 수학이라면 치를 떠는(?) 학생들도 자주 보이니 말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수학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오늘...

  • 초등학교 고학년, 수학 선행학습을 해야 할까?
    • 수학 공부법 멘토

    많은 학부모님들이 고민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수학 선행학습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아이가 학교 다니기를 즐거워하고 건강하기만 해도 별다른 걱정이 없는데, 5-6학년 정도가 되면 슬슬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시야에 들어오기 때문인지 이런 고민을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

  • 서울대 수학과 멘토의 수학 문제집 리뷰: 쎈 VS 자이스토리
    • 수학 공부법 멘토

    0: 수학 문제집을 풀기 전, 문제집의 특성을 고민하라 수학 공부를 할 때 개념서 외에 문제집으로도 공부해야 한다는 점은 모두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각 문제집의 특성을 고민해보는 일은 드문 것 같습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

  • 절대 다수의 학생들이 생기부 작성할 때 실수하는 이것
    • 수학 공부법 멘토

    안녕하세요, 서울대 수학과 진세인 멘토입니다. 저는 서울대에 수시로 진학했고, 지금도 여러 대학에 수시 진학을 생각하며 생활기록부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을 돕고 있습니다. 그런데 멘토링 활동 중에서뿐만이 아니라 과거 학원에서 일하거나 과외를 하던 시기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절대 다수의 학생들이 생기부를 작성...

  • 고려대 수학과 멘토의 수학 공부 팁
    • 수학 공부법 멘토

    안녕하세요, 고려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있는 장형규 멘토입니다. 간혹 수학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수학 공부를 하고 있는, 그것도 열심히 하고 있는 학생들을 말하는 것이지 아예 수학 공부를 안 하고 있는 학생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분명 노력은 하는...

  • 수학 내신, 문제가 바뀌어 출제되는데 어떻게 대비하죠?
    • 수학 공부법 멘토

    현재 저는 학생 두 명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각각 중3, 고1 학생입니다. 그런데 학생들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시험 문제는 학습지랑 아예 다르게 나오는데요?” 맥락을 설명해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교과서만 가지고 수학 수업을 하는 경우는 드물고, 별도의 학습지를 마련...

태그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