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기본 – 독서

 

 책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 자연스레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경험이 누적되어, 입시를 준비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독해, 어법, 어휘 등에 대한 이해가 자연히 고루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독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비단 국어 과목뿐 아닙니다. 영어, 사회, 국사 등에서도 출제자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고, 독서는 그러한 힘을 키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됩니다.

솔직히, 공부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은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고3이라도 핸드폰을 만지작거릴 시간을 줄여서 소설책이라도 한 권 읽고 감상문을 쓸 시간은 충분히 있습니다. 책은 적어도 한 달에 한 권은 읽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학술 서적은 배경지식을 습득하고 난이도 있는 텍스트와 친해지는 연습을 하기에 좋고, 소설책은 전반적인 독해능력과 속독 기술을 올리는 데에 좋습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는 감상문 써서 생활기록부에 올리기 위한 몇 권과 가볍게 읽기 좋은 책 정도를 주로 읽었습니다. 국어나 영어에 시험 공부에 투자한 시작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도 안정적으로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책들을 읽고 감상문을 쓰는 것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과정을 스스로 몇 번만 경험해도 국어와 영어뿐만 아니라 탐구에서도 문제를 해석하는 능력과 지문을 해석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됩니다. 저는 고등학생 2학년까지 문예창작부에서 단편 창작 소설도 몇 번 썼었는데, 이런 경험으로 문학 문제를 풀고 해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독서 경험이 누적되어 그것이 생활기록부에 잘 녹아들어 있으면 수시 전형에서 굉장히 큰 이점이 됩니다.

 

 

답지에서 단초를 찾기

 

 다들 그렇듯 저는 수학에 약점이 있어서 고등학교 3년 내내 방학과 학기중을 불문하고 항상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사실 수학은 공부법이 정해져 있기보다는 문제를 많이 풀어야 하는 과목입니다. 수학 문제를 푸는 저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저는 답지를 바로 옆에 펴두고 풀었습니다. 정말 모르겠는 문제는 끙끙대고 오래 붙잡는 것보다 못 풀겠다 싶으면 답지를 바로바로 보고 그 풀이를 이해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에 다시 풀어보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만약 다음날 풀어보아도 못 풀겠으면 오답 노트에 기록했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답지를 통해 풀이를 빠르게 습득한 만큼 여러 번 반복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흔히들 말하듯, 오래 붙들고 고민 끝에 풀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수학을 잘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긴 합니다. 하지만 항상 모든 문제를 오래 고민한다고 풀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막히는 문제가 있으면 풀이과정을 확인해서 중간 과정까지만 보고, 이후에는 스스로의 힘으로 풀어보며 풀이과정 전체를 분석하는 방식을 습관화했습니다. 단순히 베끼는 것이 아닌 체계적으로 방법을 다듬어 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토의식 학습법

 

 같은 반 친구가 문제를 풀 때 옆에서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푸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가령 어떤 문제를 보고 ‘여기서는 이걸 미분해보면 되지 않을까?’ ‘아니 여길 적분해서 이렇게 적용해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문제를 풀고 한 명이 답을 알아내면 답안지의 풀이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같이 문제를 풀면 상대방의 풀이가 최종적으로 틀린 답을 도출하더라도 중간 과정을 끌어내는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문제를 해석하는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 같습니다. 저는 수능 선택과목이 같았던 친구하고는 하루에도 30문제씩은 토의했습니다. 물론 그 친구도 이런 공부법을 좋아했고, 짧은 시간으로도 서로를 크게 발전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그 친구는 생물2를 수능 선택과목으로 선택하였는데, 세포 가운데에서 48개의 호돈쌍을 재배열하는 문제가 가장 난이도 있는 문제로 주로 나왔습니다. 친구와 함께, 출제자 입장에서 48개 중 어느 부분에서 문제를 내야 변별력 있는 문제들이 나올지를 예상해보는 과정이 문제풀이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물론 암기해야 하는 내용도 서로 확인해주면서 보완해주니 정말 좋은 공부방법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과학중점반에 속해 있어 수학과 과학에 흥미가 많은 친구가 있었던 것이 서울고등학교의 장점이었습니다. 함께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동기부여에도 중요했습니다.

 

 

수능, 정말 내신과 병행할 수 없을까? 학원은 정말 꼭 다녀야만 할까?

 

 저는 최종적으로는 수능으로 대학에 갔지만, 그렇다고 수시 준비를 게을리하지는 않았습니다. 초반 내신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수시를 포기해서는 안 되고, 수능과 병행하여 준비해야 합니다. 수능과 내신시험은 물론 다르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수시에 있어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내신 성적입니다. 수시를 준비하라는 것은, 비교과에 투자를 많이 하라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고, 끝나고 오답 문제를 설명해주는 수업을 성실하게 들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자기에게 맞는 선택과목도 저절로 찾을 수 있습니다. 저도 3학년 1학기 중반에 생물2 수업을 듣다가 재미있어서 수능 과목으로 선택했습니다. 특히 탐구과목은 흔히들 등급 받기 쉽다고들 하는 과목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내신 수업을 듣다가 재밌다고 느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성적에 도움이 됩니다. 또, 교내 경시대회 등에 참가함으로써 내신 시험에서는 보지 못한 유형의 문제들도 볼 수 있고, 자신의 실력 확인 및 향상에 도움이 되므로, 내가 어떤 전형으로 대학을 가고 싶든지 간에 일단은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능대비의 경우, 시험 직전까지 부족한 과목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그 이전에 다른 과목은 어느 정도 공부를 해두어 문제 푸는 감각까지 잊어버리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저는 탐구과목을 3학년 1학기 내신 수업을 들으면서 정했는데, 그래서 6월부터 생2를 선택해서 모의고사를 보았는데 수능 문제와 내신 문제에는 차이가 있다 보니 50점 만점에 6월 21점, 7월 31점이었습니다. 그렇게 모의고사 성적이 안 나와서 추가로 인강을 들었습니다. 학원(특히 대형강의)은 생각보다 효율과 환경이 좋지 않아서 기본기가 잡혀 있지 않다면 그렇게 권장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대형학원만이 가지고 있는 이점들, 가령 누적된 자료라든지 질 좋은 강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성적이 1등급부터 7등급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집중을 위해 맨 앞줄에 앉기 위해서는 학원에 빨리 가서 자리를 잡아두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공부량이 어느 정도 누적된 상태가 되어서야, 대형학원에 가 현장 강의를 들으며 생2를 공부했습니다. 반면에 다른 선택과목이었던 화학1은 완전 독학으로 수능에서 50점 만점을 받았습니다. 생물2의 경우에는 3학년에 들어서야 선택한 것이라 학원의 도움을 받았지만, 일반적으로들 선택하는 과학 탐구1 과목들은 수능특강과 ebs에서 풀어주는 무료 인강으로도 충분히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탐구과목은 자신이 재미있어하는 과목을 잡으면 공부량이 적어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멘토로서의 다짐>

 결국 공부하는 학생 스스로 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생을 여럿 지도해보면서, 목표의식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한 번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를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 2시간 수업 중 20분도 집중을 하지 못했고, 가장 기초적인 문제도 잘 풀지 못했습니다. 학생은 저에게 ‘검정고시 시험은 쉽고, 주변 친구들도 한 달 공부하고 만점 받았는데 벌써부터 준비해야 할까?’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했습니다. 검정고시로 수시를 지원하려는 목표도 있었지만 그것이 딱히 스스로 마련한 목표는 아니었던 것입니다. 결국 학생은 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왜 공부를 해야 할까?’ 하고 생각해보면 합리적인 결론을 내기란 어렵습니다. 저 역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는 주변에서 좋다고 하니까 좋은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니 꿈에 대해 이것저것 따지게 되고 결정하기 어려운 순간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일단 원하는 곳에 진학하고 나중에 하고 싶은 것에 방해받지 않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부했습니다. 과학 중점반 학생들의 높은 학구열에도 많은 자극을 받은 것도 그 동기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게 대학에 진학하니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우들도 만나고 더 넓은 세상을 만날 기회가 저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대학진학을 넘어, 새로운 목표와 동기가 만들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함께 만나게 될 학생들과는 이런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새롭게 목표로 하는 일상도 공유하며 함께 상생하는 멘토가 되겠습니다.

 

 사실 이미 습관이 형성되어 있고 목표가 명확한 친구는 공부습관을 조금만 학습방법을 잡아주어도 쉽게 공부를 잘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멘티를 믿고 친구처럼 목표를 공유하며 학생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게 만들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학생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대화를 통해 친구처럼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학창시절에 이런 멘토를 만났다면 성적향상뿐만 아니라 궁금한 부분도 물어보고 고민도 상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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