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방향을 고민하게 함으로써, 방황하지 않는 공부 습관을 만들어갑니다.

 

 저는 일반고에서 내신 등급 평균 1.02를 받고 수능 최저등급 4합 5의 조건을 충족해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수시 전형을 통한 합격을 목표로 공부했기에 3년 내내 내신에 정말 목숨을 걸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당연한 말처럼 보이지만 공부는 스스로 배우고 생각하기를 반복적으로, 많이 해야 늘어납니다. 학원에서 제공하는 외부 자료에만 의존하고 과외나 학원 수업에 열중하는 것은 내신 준비에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내신 대비에 있어서는 학교 수업과 필기, 교과서가 기본이 되어야 하고, 이것을 숙고와 고민 끝에 완전히 소화한 후에, 100점을 맞기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자료를 스스로 찾아보고 문제집도 선정해서 풀어보아야 합니다.

 특히, 수업을 듣고 문제집 한 두 권을 풀면 고득점이 보장되는 중학교 시험과는 달리, 고등학교 시험은 출제하시는 선생님, 교과서, 학교의 분위기 등 모든 요소에 따라 출제 경향이 크게 달라져서 더 까다롭습니다. 아무리 문제집을 여러 권 풀고 인터넷 강의를 열심히 봤어도 선생님이 다르게, 더 어렵게 내기로 결심하시면 학생들은 중학교 때보다 훨씬 낮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수시로 바뀌는 교육과정에 적응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통합과학, 통합사회, 여행지리, 사회문제탐구 등의 과목이 신설된 해에 배우게 되었는데, 기출 문제나 문제집 등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마치 나침반 없이 길을 헤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침반이 없다면 북극성이라도 찾아야 하듯이, 저는 나름대로 심화 학습을 할 수 있는 통로를 찾아 나섰습니다. 가령 ‘사회문제 탐구’라는 신설 과목의 경우 교과서에는 개념과 몇 사례 정도만 간단히 다루고 있었지만, 해당 개념들은 사회 문화, 정치와 법 등의 사회 탐구 과목에서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탐 과목 수능 기출 문제집을 구매하여 해당 개념과 사례들이 문제로 만들어지면 어떤 부분에서 헷갈릴 수 있는지, 수험생들이 실수를 하게 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는지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상당한 고난이도로 출제되어 꽤나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도 70점 정도의 성적을 받은 시험에서 저만은 96점이라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얻었습니다. 그 친구들과 저의 차이점은, 그 친구들은 교과서와 수업 내용을 숙지하는 것에 그쳤다면, 저는 더 나아가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른 과목의 기출문제들을 공부하여 시험에 나올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들을 준비한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공부의 방향성을 헤매고 방황하게 되더라도 스스로 그 방법론을 고민하고 노력하면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열심히 할 의지가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도 또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저와 같이 이런 고민을 하는 학생들은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을 토대로, 학생들로 하여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공부에 임하는 태도는 나의 최선을 아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공부는 분명 매일 새벽 두시까지 열심히 하는데 왜 시험 점수는 잘 안 나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친구들은 ‘최선’의 기준이 변하지 않았고, 따라서 성적도 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도 중학교 3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전교 20~30 등에 계속 머물러 있었습니다. 교과서와 프린트 내용을 전부 다 암기하고 노트 정리와 문제집 풀이까지 마쳤는데도 시험을 보면 꼭 한 두 문제씩 기억이 나질 않아 틀리곤 했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3학년 첫 중간고사 때, 인생을 통틀어 가장 열심히 공부를 했고, 전교 3등이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그렇게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했음에도 각 과목마다 모르는 문제가 하나씩은 있었습니다.

 

 중간고사가 끝나고 자리 배치가 달라져 전교 1등과 짝이 되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그 친구의 사회 교과서를 보게 되었는데, 시험에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구석의 작은 내용에도 번호를 붙이고, 중요 어휘의 정의를 모두 암기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한다고 한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이렇게까지 하는 게 진정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사소한 내용이나 용어의 정의를 서술하는 것이 실제 문제로 나올 확률은 희박하지만, 그런 것까지 공부하는 것은 시험 공부에 임하는 태도 자체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 태도 변화의 첫걸음으로서, 자신 없는 암기과목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시험에 직접적으로는 나올 것 같지 않은 부분도 밑줄을 긋고 번호를 매기며 암기했습니다. 일례로 사회 과목에서 지구 온난화 협약에 대해 배웠습니다. 협약의 종류와 각각의 조항이 주요 내용이었으나, 저는 첫 단락에 소개된 지구 온난화의 원인, 결과까지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암기했습니다. 여러 차례 빈 노트에 암기한 내용을 모두 떠올리며 적어보았고, 적지 못한 부분은 한 번 더 암기했습니다. 침대에 누워 잠들기 직전까지 머릿속으로 오늘 공부한 내용을 전부 떠올려보고, 부족한 부분을 다음 날의 학습 계획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렇게 3주의 시험 기간 동안 빈 곳을 찾아내고, 그곳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공부 해 나갔습니다. 이렇게 공부한 결과, 시험에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지구 온난화의 원인을 서술하는 문제가 의표를 찌르듯 출제되었고, 저는 해당 부분도 빠짐없이 공부한 덕분에 무리 없이 정답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 시험에서 저는 사회 과목뿐만 아니라 전 과목 만점을 맞게 됩니다. 90점은 나와도 절대 100점은 못 맞던 저에게는 가히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전교 1등의 공부량을 알게 되고 ‘이렇게는 해야 전교 1등을 하나 보다’ 하고 깨달음을 얻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견줄 만큼 열심히 공부를 해보고, 전교 1등을 해 보고 나니 공부의 방향성에 대해 확신을 얻었습니다. 이어진 시험에서도 비슷한 양과 질의 공부를 했고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 친구와 그 해에 짝이 되지 않았더라면 전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도 ‘진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공부’가 무엇인지 모르고,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열심히 했으나 운이 없었던 것’이라며 핑계를 댔을지도 모릅니다.

 

무지를 알기 위한 공부법: 백지 복습법

 

 공부하다가 졸릴 땐 엎드려서 자고, 노래를 들으며 문제집 한두 권을 풀고, 시험에 나올 것 같은 것만 모아 놓은 요점 정리 노트를 달달 외우는 것이 자신의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리고는 시험 결과가 나오면 점수를 납득하지 못하고 낙담합니다. 그런 친구들은 주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러니 공부에 시간을 많이 쏟고도 빈틈이 많아 ’허를 찌르는 문제‘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됩니다. ㄱㄴㄷ 문제에서 ㄱ과 ㄴ은 알아도 ㄷ의 정답 여부를 몰라서 틀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저는 백지 복습법을 활용했습니다. 책을 펴지 않은 상태에서 그날 배운 내용을 기억나는 대로 빈 노트에 떠올려가며 정리하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합니다. 그 다음부터 모름의 영역에 있던 내용을 앎의 영역으로 옮기는 과정을 거칩니다. 여러 문제집이나 인강을 활용하여 모르는 부분을 왜 모르는지 확인하고, 그렇게 했는데도 여전히 모르는 것은 플래너에 기록해서 다음날 또 복습하기를 반복합니다. 계속 백지 테스트로 스스로를 점검하면서 모름의 영역의 크기를 줄여갔습니다. 그렇게 시험 전 주가 되면 목차까지 전부 머릿속에서 떠올리며 써 내려가는 정도에 이르고, 세부적인 내용까지 기억나게 됩니다. 이 공부법으로 저는 이후에 치른 시험들에서 거의 꾸준히 만점을 유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제가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모르는지 끊임없이 스스로를 점검하며, 모르는 것을 어떻게 보완할지 계획을 수립하는 ‘메타인지’의 과정을 반복하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문제를 틀리는 것은 부끄럽거나 두려운 일이 아니라 나의 실력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 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무지를 남에게 알리는 것이 부끄러워서 질문하기를 주저했던 제가 적극적으로 질문하기 시작했고, 이미 아는 것이라며 괄시했던 개념 복습도 철저히 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할 때 나에게 현재 있는 능력은 어느 정도이고, 더 필요한 자원은 무엇이며, 어떻게 수행할지를 계획하는 습관이 들었습니다. 그 덕에, 슬럼프에 빠져 낭비하는 시간이 생기더라도 효율적으로 스스로를 점검해서 그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학생을 성공 경험으로 이끄는 멘토를 꿈꾸겠습니다.

 

 고등학교는 중학교와 달리 내신 싸움이 매우 치열하기에, 기본적으로 모든 시험이 상당히 헷갈리게 출제되고, 따라서 대충 공부한 사람은 아예 안 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갓 입학해서 이런 어렵고, 헷갈리고, 치사한 내신 시험에 대해 익숙하지 않거나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부진한 친구들이 많을 것입니다. 저는 이 친구들이 아직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자신의 최선이란 어느 정도인지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제 중학교 3학년 시절 전교 1등 친구의 교과서를 보기 전의 저와 같은 상태입니다. 이런 어중간한 상태라면 치열한 내신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학생들에게 그들 자신이 얼마만큼 치열할 수 있는지, 무엇을 알고 또 무엇을 모르는지 알려주는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학생에게 성공의 경험이 갖는 달콤함을 맛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러한 성공의 경험으로부터,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멘토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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