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권 학생에서의 성장기: 마음가짐과 목표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멘토 이현종입니다.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승승장구해온 많은 서울대 학우들과 달리, 저는 어렸을부터 공부를 잘 하던 아이는 아니었습니다. 부모님은 맞벌이로 바빠 저의 교육에 관심을 기울일 수 없었고, 교육열이 강하진 않은 지역에서 자라서 저도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하물며 고등학교 1학년때도 수시나 정시 전형의 차이도 모르고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공부 환경이 열악한데도 꾸준히,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과는 달리, 저는 책임감도 없어서 정말 말그대로 하위권을 꾸준히 기록하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갑자기 삶의 의미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지,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인생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뒤늦은 사춘기의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성장기가 늦게 와서 키도 고등학교 때 많이 컸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 시기의 저는 몸도 마음도 성장하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당장에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사색의 시간을 보내며, 제 삶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그런 고민의 나날 끝에, 제 삶에 목표가 생겼습니다.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생명과학 자체가 가지고 있는 진리의 세계를 캐내는 일도 너무나 매혹적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세상에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당장에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대학을 가야 했고, 이왕이면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을 가야겠다고, 당시로서는 패기어린 결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습관의 중요성: 꾸준함의 상아탑을 세워라!

 패기어린 다짐을 한 그 날로, 친구들이랑 놀면서 다닌 동네 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또, 휴대폰을 폴더폰으로 바꾸고 삭발을 했습니다. 제 결심에 대한 나름의 각오의 표현이었습니다. 마음을 다잡기위해 폴더폰으로 바꾸고 머리를 밀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제 포부를 주변에 밝히고 싶은 보여주기식 밖에 안됐던 것 같습니다. 공부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어서, 앞으로 닥쳐올 고난들에 대해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꾸준히 앉아서 공부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전혀 공부를 안 했었는데, 하루아침에 전교 1등 하는 아이들처럼 공부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머리를밀고 휴대폰도 바꿨지만 공부는 잘 되지 않았습니다. 플래너도 사서 써보고 유명 인터넷강의는 모두 들어봤지만 실력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공부를 하면서도 내가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플래너에 빼곡히 적은 인터넷강의들을 다 보아도 정말로 제 실력이 향상된것 같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공부법을 찾아보고, 그것을 배운다고 하더라도 솔직히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터넷강의나 공부법들은 전부 ”이론”만 말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검증되지도 않았고, 쓸데없이 복잡한  문제를 푸는 원리들을 소개한 후 ”이렇게만 풀면 만점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건 “이론”에 불과합니다. 그런 이론의 영역을 백날 배워봤자, 현실에서는 써먹을 수가 없습니다.

 

 더 중요한 건 현실에서 어떻게, 얼마나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느냐입니다. 저는 그때 당시, 플래너에 뺴곡히 적힌 인터넷 강의마저 제대로 안 봤습니다. 집중도 제대로 안 한 채로 단지 시간만 채우거나, 졸기를 반복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플래너조차도 안 썼습니다. 의자에 앉아있질 못했습니다. 평생을 제대로 공부 한번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바로 엉덩이가 딱 붙어있겠습니까. 어렸을 적 버릇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초등학교 1등이 중학교 1등을하고 중학교 1등이 고등학교 1등을하는건, 그 학생이 천부적으로 똑똑하게 태어나서가 아닙니다. 그 학생은 어렸을 적부터 엉덩이 싸움을 해왔고, 그렇게 계속 반복했기에 공부하는 것이 “습관”이 된 것입니다.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이어져온, 제가 상상치도 못할 수준의 꾸준함 앞에서, 고작 핸드폰을 바꾸는 정도의, 삭발을 하는 것 정도의 각오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 쌓아 올려온 꾸준함의 상아탑을 넘어서려면, 저도 또한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해야만 했습니다. '꾸준함만이 살 길이다'라고 생각하며, 남들보다 이른 시기인 고1때부터 수능 모의고사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결과가 하루아침에 나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2 모의고사에선 특히 신경을 많이 쓴 영어가 4등급이 나왔습니다.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학구열이 치열하지도 않은, 지방 일반고였기에 수능을 준비하는 사람은 전교1등과 저밖에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저희 반에서 수능 모의고사 대비를 전혀 하지 않던 친구조차도, 그 시험에서 저보다 모든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그때 얼마나 좌절했는지 모릅니다. 분명 제가 반에서 1등하는 애보다 수능공부를 많이 헀는데 점수가 낮게나오니 절망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절대로 '재능의 차이' 운운하며 바보 같은 소리는 안 해봤습니다. 저는 이전에 공부를 안 했었지만 제가 절대 멍청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항상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수능을 준비하면서 여러 차례 좌절을 겪었고, 그때마다 힘들었지만, 꾸준함과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책임감: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들의 자기 구속력

 

 공부를 잘하는 학생, 특히 수능을 잘 보는 애는 천부적으로 똑똑하게 태어난 애들이라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직접 수능 공부를 직접해보면서 성적이 안 나오면 그런 말을 더 믿고 싶어집니다. '내가 천부적으로 재능이 없어서..' 따위의 핑계를 대며 책임 회피를 하고 싶어집니다. 공부를 잘하는 애들이 정해져 있는 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는 타고난 지능에서 나오는게아니라 습관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누가더 오래 앉아있느냐의 싸움입니다. 저같이 공부를 못하던 애들은 오래 앉아있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을 먼저 고쳐야만 했습니다.

 

 휴대폰을 폴더폰으로 바꿔도 집에 가면 컴퓨터가 있고  머리를 밀어도 친구들이랑 노는덴 지장이 없었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습관을 어떻게 만들 수있을지 항상 고민했습니다. 결국 제가내린 대답은 “책임감”이었습니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는 책임감이 있습니다. 자신이 하는 것에 대해 책임감, 오늘 공부를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저는 꿈이 있었지만 공부를 하진  않았습니다. 꿈이 있는 건 분명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짧게 봐도 2년뒤에 이뤄질 꿈을 위해 어떻게 “오늘” 당장 열심히 하겠습니까. 사람은 그러지 못합니다. 꾸준히 공부하기위해선 그런 얄팍한 동기에 의존하는게 아니라, 책임감의 의존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책임감은 여러 이유로부터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선생님과 같이 공부하면 책임감이 생깁니다. 혼자서는 절대 책상 앞에 앉아있지 못하는 학생도 선생님과 함께 있으면 그 열기 덕분에 같이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책상에 앉는것에 대한 책임감을 스스로 만들어갑니다. 이른바 자기주도학습에 습관이 생기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 공부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고자 했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독서실에 다녔습니다. 그 친구들도 의대, 한의대, 서울대를 희망하는 친구들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동기부여가되었습니다. 어느샌가 독서실에 가지 않으면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나는 오늘도 열심히 해야하는데…' 라며, 자연스레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책임감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느샌가 혼자 책상 앞에 앉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책임감, 그리고 그로인한 습관은 공부를 떠나 목표를 성취하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습관이 완전히 자리 잡는데는 시간이 걸려 고3때는 입시에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습관이 자리잡혀 더 막중한 책임감이 있었던 재수할 때는 의자에 앉아있는게 더 이상 힘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재수 때는 성적이 비약적으로 상승하였습니다. 고3때는 4등급 정도로 그쳤던 수학 성적도, 재수 때 수능에서는 백분위 99%에 해당하는, 96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단순히 시험 점수를 올린 게 아니라, 제가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힘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값진 시간, 책상에 앉아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

 

 특히 국어 공부를 하며 이 생각이 보다 확고해졌습니다. 원래 저는 국어를 제일 못했어서 점수 변동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변동 없이 꾸준히 싷머을 잘 볼 수 있을까 하고 고민했습니다. 이런 문제의 해답은 인강강사가 주는 게 아니라 본인이 책상 앞에서 얻는것 입니다. 저는 국어문제를 시험장에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저만의 방법을 생각해보고 여러 모의고사들을 통해 셀 수 없이 되풀이하며 연습했습니다. 말 그대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략도 제가 세우고 시험장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지도 제가 정했습니다. 그리고 성공했습니다. 제일 못하던 국어를 극복해 내서, 재수 때 수능에서 상위1%로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책상 앞에 앉아 고민하는 시간이 없었다면, 만약 예전처럼 인터넷 강의를 턱을 괸채 졸면서 보기만 했다면 절대 이런점수향상이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비단 과목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 사진은 제가 수능 지구과학을 공부할 때 실제로 작성했던 필기입니다. 단순히 문제를 맞추고 넘어가는 것보다도, 제가 완벽하게 문제에 드러난 개념을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답임에도 확신을 갖고 맞추지 못한 문제들은 사진에서처럼 별표를 치고, 교과서를 뒤져가며 개념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교과서에서 없는 경우에는 위키피디아 등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답을 알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의문이 생겼었는지 기억하기 위해 항상 별표 옆에 그때 들었던 생각을 메모로 기록해두었습니다. 

 

 모든 공부는 자기가 하는겁니다. 처음엔 힘들 수 있으나, 주위의 도움을 받아 걸음마부터 시작하고 꾸준히 반복한다면 충분히 누구든 잘 할 수 있는 게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친구들과 저는 항상 “우리가 독서실 같이 다녀서 맨날 놀아서 재수한 거다. 근데 우리가 그때 만나서 서로 책임감이 생기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해낼 순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부에 서툰 학생들을 정확히 도와줄 수 있습니다. 공부는 하면 늘게 됩니다. 그러면 일단 공부를 하게 하면 됩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것은 바로 그것입니다. 저는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왔기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동행하며, 공부의 습관을 만들고 또 완성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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