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들의 슬럼프를 극복하게 한 세 가지 공부법

 

공부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장애물에 부딪히기 마련입니다. 어떤 과목이 어려워서 공부가 잘 안 풀리기도 하고, 심리적인 이유로 인해서 성적이 안 나오기도 합니다. 기대한 것만큼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은 아마 중하위권 학생에서부터 상위권, 심지어는 최상위권 학생들도 하는 고민입니다. 사실 이른바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명쾌한 비법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주변의 동료 멘토들과 이야기하면 할수록 이런 생각이 더 짙어집니다. 다들 왠지 모를 슬럼프를 겪었다가, 또 왠지 모르게 극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들에 귀를 잘 기울여보면, 공부법에 있어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들은, 멘토들의 슬럼프를 극복하게 해준 공부법입니다.

 

암기 과목을 극복할 한 가지 비법 – 단권화를 통한 반복 학습

 

의외로 공부를 제법 잘하는 학생들 중에서, 역사나 사회 같은 이른바 암기 과목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꽤 많습니다. 보통 ‘공부를 잘 한다’의 기준에는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을 두고 하는 이야기인데, 이 과목들은 암기보다는 이해와 응용을 더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보기 때문입니다. ‘암기’라는 역량에 훈련이 되어있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특성은 고등학교 1학년, 혹은 예비 고1때부터 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는 암기과목 성적이 낮았는데, 이후에 성적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 비결을 하나 꼽으라면, 단권화를 통한 반복 학습입니다.

단권화란 필요한 자료나 정보를 모두 하나의 책에 통합해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문제집이나 인터넷에서 찾은 개념이나,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해주신 설명 등을 모조리 교과서 여백에 정리합니다. 이러면 다른 교재나 참고서를 볼 필요 없이, 교과서만 보더라도 세부적인 내용까지 전부 공부할 수 있습니다. 저는 편의상 교과서를 단권화 대상으로 삼았지만, 필요에 따라 다른 참고서나 혹은 아예 백지부터 시작하여 필기를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어떤 과목을 단권화했다고 해서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100%의 전체 암기과목 공부 중 50%정도는 단권화만으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미 책을 정리하고 내용을 분류하면서, 교과서와 각종 자료들을 숙독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를 완전히 소화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방법은 반복 학습이 유일합니다. 외워지든 안 외워지든, 무작정 반복해서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은 뭔가 ‘외워지는 느낌’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어떤 지식을 외우는 것과 그게 외워지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전혀 별개입니다. 처음에 몇 번 복습할 때는 머릿속에 들어오는 느낌이 들지 않더라도, 세 번, 네 번, 다섯 번 읽을 때쯤이면 어느새 내용을 술술 외우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지식은 받아들이고 싶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받아들이기 싫다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수학, 과학 공부를 위한 하나의 솔루션- 원리 이해와 혼자 하는 고민

 

수학, 과학 이야기를 하면 벌써 질색팔색을 하는 학생들의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이 과목들에는 두 가지 학생 유형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잘해서 쭉 잘하는 아이들, 그리고 처음 못한 나머지 끝까지 못하는 아이들. 이 과목들에서는 위로든 아래로든 극적인 성적의 변동을 일으키는 학생이 매우 드뭅니다. 왜냐하면, 교과서의 구조상 이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 내용은 접근조차 어렵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처음 못하던 학생이 앞으로도 쭉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비전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해결책은 있습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겠으나, 수학 과학 공부는 원리를 끝까지 파악해야 합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요? 그런데 이렇게 실제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별로 없습니다. 진도에 쫓기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전부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학원이 바빠서? 학원을 그만두고 학교 복습부터 똑바로 하는 게 먼저입니다. 진도에 쫓겨서? 학교에서 주는 자습 시간에 복습할 시간이 분명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못 가르치셔서? 교과서에는 분명히 똑바로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은 본인이 원리에 대해 깊이 고민을 안 하는 이유를 이런저런 핑계를 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본질은, 그냥 수학과 과학의 개념과 원리를 생각해보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수학, 과학에 약점이 있다면 교과서에서 전달하는 원리를 철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더 갖는 것만이 살 길입니다.

덧붙여, 고득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원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심화 문제를 풀고, 그 원리들을 활용하는 방법을 숙달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운 한 문제를 붙잡고 늘어지는 연습이 필요 합니다. 제 경우에도 풀 수 없는 문제가 있을 때는 혼자서 일주일씩이라도 한 문제를 붙잡고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혼자서 생각하는 연습은 많이 할수록 도움이 됩니다. 선생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실력은 혼자 공부하는 시간에 늡니다. 달리 말해 선생님이 가르쳐준다고 학생이 공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적극적인 질문의 자세와 능동적 공부 태도

 

앞서 선생님이 가르쳐준다고 학생이 공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렇다고 배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배우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남의 도움을 요청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조금이라도 의아한 점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그것을 해소하려는 갈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대체로 좋은 성과를 거둡니다. 이런 태도를 이른바 능동적인 공부 태도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주변에 질문을 받아줄 선생님이 있다면 그 선생님을 붙잡고 적극적으로 질문하기를 바랍니다.

예컨대 저는 학교 교무실을 뻔질나게 드나드는 학생이었습니다. 공부를 하다가 모르거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꼭 교무실에 가서 선생님께 여쭤보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적극적인 태도로 공부에 임하다 보니, 저는 어느새 소위 예쁨받는 아이가 되어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왜 제가 선생님들의 총애를 받는지 알지 못했는데, 멘토로서의 경험이 쌓인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선생님들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누구든 자기로부터 배우려고 하는 의사가 충만한 아이는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어쨌든 일단 선생님으로부터 능동적으로 질문하는 습관을 만들어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많이들 놓치고 있는 사실이지만, 질문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그 질문이 비록 낮은 식견에서 비롯한, 조금은 어리석은 질문일지라도 그 질문을 계속 던져버릇하는 것은 중요한 덕목입니다. 대학에서 만난 교수님들께서도 말씀하시길, 학창시절 엉뚱한 질문을 하던 학생들이 당신 제자 중 가장 훌륭한 성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렇듯 배움을 위해 질문하면서, 능동적인 공부 태도를 만들어간다면, 입시에서의 슬럼프 극복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연수 의대 로드맵 멘토 : http://www.mentor.or.kr/board_KzBv29/10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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