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다 일정 차이는 다르겠지만, 이제 중간고사가 시작될 무렵입니다.


내신 시험은 보통 3~5일동안의 기간을 두고 치르게 됩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하루에 여러 과목의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학교 측의 배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배려가 무색하게, 학생들은 보통 시험이 ‘시작되는’ 날짜, 혹은 시험이 ‘끝나는’ 날짜에 주로 관심을 갖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시험 언제니?” 하고 물어보면 보통 시작하는 날짜를 말하거나 끝나는 날짜를 말합니다. 몇 주, 몇 달 동안 준비했던 시험이기에 첫 날 시험을 보고 나면, 그 결과와 무관하게 학생들은 긴장이 풀리고 마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시험이 끝나고 1~2시쯤 하교하기 때문에, 시험이 아직 안 끝났는데도 놀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시험이 시작되고 나서도, 시험이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닙니다. 시험을 치르는 기간은 시험의 도중인 동시에, 시험이 임박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은 첫 날 시험이 시작해버리면 시험이 임박했다는 감각을 상실하고 ‘시험 끝나면 뭐 하지?’ 하는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시험을 치르는 기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과목들은 공부해야 합니다. 중간고사 기간, 학생들이 확인하고 또 명심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이미 지나간 시험 후회하지 않기


시험을 보고 나면 학생들끼리 답안을 맞춰보곤 합니다. 아니면 아예 학교 측에서 답안지를 공개하는 등, 보통 학생들은 시험을 치르고 나서 거의 즉시 그 과목에 대한 점수를 알게 됩니다.


만족스러운 시험이었다면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시험이었다면, 그 점수를 잊어버리는 편이 속 편합니다. 물론 아쉬운 마음이 들고 속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당장 해야 하는 공부를 못 하고 있다면, 본말전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나간 시험은 그냥 잊어버리고, 이제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더 생산적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험지를 어디론가 내다 버리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내신 시험을 치르고 시험지 분석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다만 그것은 기말고사를 준비하기 위한 준비운동이지, 당장 내일 치러야 할 중간고사 시험을 대비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준비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결과에 승복하고,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면 반성하고 다음 시험을 준비하기를 바랍니다.


2.백지 복습 : 시험 임박, 개념 재확인 및 굳히기


시험에 임박한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뭘 공부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이럴 때 멘토 선생님들은 의아하기만 합니다. 옆에서 쳐다봤을 때, 아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은 것 같은데, 뭘 공부해야 할 지 모르겠다니!


아이들은 자기가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알고 있지 못하는지에 대한 자각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상위권이라도 예외 없습니다. 소위 전교권이라는 아이들도 잠깐 이야기해보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개념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멘토가 중간고사 기간동안 권하는 것은, 백지 복습으로 자기가 제대로 공부를 해왔는지를 점검하는 것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1)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교과서의 목차 및 대단원을 백지에 옮겨적는다

2) 대단원의 하위 분류에 맞게 중단원, 소단원을 옮겨 적는다

3) 소단원에서 자기가 기억하는 교과서 내용 전부를 교과서를 보지 않고 모두 적는다

4) 자기가 적은 내용과 교과서를 대조한다.

5) 대조했을 때, 아예 누락한 내용이나, 보충이 필요한 개념은 다른 펜으로 받아적는다

6) 1~5의 과정에서, 누락된 내용, 보충이 필요한 개념이 없어질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사실은 이미 많은 학생들이 알고 있는 공부법입니다. 그러나 평소에는 다들 실천하지 않는데요, 교과서 진도가 다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메워야 할 분량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여러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의 특성상, 한 과목에 위와 같이 집중하여 공부하기란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시험에 임박한 상황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대부분의 개념은 파악하고 있어야 정상이고, 교과서 귀퉁이에 있는, 혹시 모를 놓쳤을 허를 찌르는 내용을 걱정해야 할 때입니다. 특히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 있는 학습을 재확인하고, 굳히는 작업은 시험에 임박했을 때 실행함으로써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무엇보다도 평소라면 하지 못했을지라도, 시험 직전에는 특정 과목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므로, 반드시 시험 전에 백지 복습을 해 보기를 권합니다.

 

3.시험 문제 만들어 보기 : 출제자의 의도 파악 및 시간 관리


내신 시험에서 많은 학생들이 호소하는 특징은, 시간이 모자라는 것입니다. 시험 시간은 50분밖에 안 되는데, 시험 문제는 30문제가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능 모의고사에서는 실력만 있다면 시간이 모자랄 일이 많이는 없는데, 내신에서는 과목별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시간이 모자랄 수 있습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직접 시험 범위 내에서 문제를 만들어보고 시간 내에 풀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보통 내신 시험의 형식은 시험 전에 공개가 되기 마련입니다. 평소에 공부를 많이 해왔다면, 중간고사 기간동안 남는 시간에 교과서와 참고 자료를 보면서 ‘내가 선생님이라면 어떤 문제를 낼까’ 하고 생각하며 문제를 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객관식 25문제에 서술형 5문제라고 하면, 이 개수대로 문제를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막상 이렇게 문제를 만들려고 하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험 범위는 한정적이고, 전체를 고루 포괄하면서 문제를 30문제씩 내기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점이 더 좋은 점으로 작용합니다. 진짜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선생님의 입장에 드디어 ‘처음’ 서 보는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험에서 학생들이 헷갈릴만한 개념을 비틀어서도 내보는 등, 나름대로 출제자의 입장에서 낼 만한 유형의 문제들을 고민해볼 것입니다. 이 고민 자체가 시험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은 명약관화합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앞서 시간 이야기를 했듯, 문제를 만들어보고 시간을 정해 다시 풀어보는 경험은 시간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자기가 낸 문제를 자기가 푸는 게 소용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시간차와 단기 망각을 활용하면 은근히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하나하나 만들고 순서대로 하나하나 푸는 게 아니라, 30개의 문제를 한꺼번에 만들었다가 조금 지나서 다시 30개의 문제를 한꺼번에 풀어보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이 낸 문제인데도, 멈칫 하면서 풀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물론 실전에서 처음 접하는 문제에 비하면 고민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을 수 있겠지만,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급박하게 문제를 푸는 경험을 하는 것은 실전 감각을 올리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이 글에서는 중간고사 기간 동안 학생이 공부하면서 해야 하는 세 가지 중요한 과업에 대해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사실 중간고사 기간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미리미리 이렇게 공부를 해두면 확실히 학습에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의 시험이 종료되고 내일의 시험이 시작될 때까지,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략 10시간 정도. 이 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학생 여러분의 성적은 유의미한 수준으로 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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