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수행평가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지금부터는 수행평가를 관리하는 노하우와 태도에 대해 더 이야기할까 합니다.

 

보통 수행평가는 학기 초부터 고지되는 한편, 중간고사 시즌이 되면 본격적으로 봇물 터지듯 과목별로 과제가 제시됩니다. 앞서 이야기한, 많이들 수행평가를 간과하게 되는 점도, 시험 기간이 되면서 시험을 신경 쓰느라 수행평가 준비를 놓치게 되는 까닭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행평가는 반드시 미리 준비해둬야 합니다. 학기 초에 과제가 제시되든, 시험 기간에 제시되든, 과제의 내용에 대해 미리 생각해두고 준비해두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실상은 부모님들은 학교마다 수행평가가 어떤 형태로 나오는지, 마감일이 언제인지에 대해서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래서 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아이 입에서 “내일까지 이거 제출해야 돼요” 하는 말을 듣게 됩니다. 수행평가 과제는 그때부터는 아이의 과업이 아니라 어머니, 혹은 입시 컨설턴트들의 과업이 됩니다. 아이의 과제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사실상 대필을 하는 경우도 일부 있습니다. 그랬을 때는 윤리적으로도 물론 문제가 되지만, 수행평가 과제의 완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기한이 너무 촉박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급하게 완성한 과제는 완성도가 높을 수 없습니다. 둘째로, 설령 과제 자체는 그럴듯할지라도 아이가 직접 하지 않으면 그 완성도가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수행평가의 목적은 아이가 가진 독창성이나 창의성, 학업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급하게, 하물며 남의 도움을 빌려 작성된 수행평가는, 점수를 잘 받더라도 학생의 진짜 학업 능력을 증진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수행평가의 관리에 소홀해지면 과제의 완성도는 좋을 수 없습니다.

 

중학생, 내지는 고등학교 저학년 때야 다른 사람이 도와줘서 어떻게든 숙제를 끝마칠 수 있다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관리가 안 된 채 둘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수행평가, 나아가 학습과 생활 전반을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해결책은 간단하지만, 매우 번거롭고 품이 많이 듭니다.

 

그것은, 평상시에 부모님을 포함해서 주변 사람들이 계속해서 관리를 거듭하는 것입니다. 아이와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일정을 조율해가며, 아이가 해야 하는 일을 지면화 해야 합니다. 학생이 자기 일정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매일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를 학교 진도를 중심으로 채근해야 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짚어 주어야 합니다.

 

위와 같이 수행 평가가 관리되지 않는 것은, 학생에게 과업들이 던져지는 와중에 학생 스스로 그 과업을 적절하게 조율 및 관리하는 능력이 근본적으로 부족한 까닭입니다. 그러니 학교는 학교대로 가고, 학원은 학원대로 가고, 학원이 끝나면 스스로 ‘공부 많이 했다’고 착각하고서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를 늦게까지 보다가, 다음 날 늦잠을 자기를 거듭합니다. 수행평가 과제가 나왔음에도 기한이 넉넉한 편이니까 ‘다음에 하지 뭐’ 하고 미루기를 반복합니다. 그러고는 마감 전 날이 돼서야 부랴부랴 말합니다. “내일까지 이거 제출해야 해요.”

 

이처럼 단지 수행평가가 관리되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학생 스스로 자기의 과업을 관리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에서 드러나는 한 형태일 뿐입니다. 수많은 학생들을 만나오고 솔루션을 제시해온 저희 멘토들의 눈에서 보면, 학생들의 문제들은 실상 근본적으로는 동일합니다. 그 드러나는 형태가 다양할 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게임으로, 누군가에겐 늦잠으로, 누군가에겐 수행평가로, 누군가에겐 시험 성적으로. 그러나 근본적인 이유는 비슷비슷합니다. 아이가 자기의 일을 똑바로 관리하고 수행하지 못하는 것. 이를 해결하는 것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입니다.

 

그 근본적인 해결책들의 구체적인 예시, 그리고 그에 따라 부모님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부에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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