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요즘은 케케묵은 소리로 취급되기는 하나,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네 시간 자면 붙도 다섯 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것이죠. 분명 과거에는 잠을 줄여가며 입시에 매달린 끝에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다는 사람들의 신화가 횡행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잠을 줄이는 것이 맞는 걸까요? 여러 멘토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 A 멘토: 수험 생활 내내 잠 때문에 고민이었다. 잠을 늘리면 공부할 시간이 주는데, 그렇다고 잠을 줄이니 집중도가 떨어졌다. 그래서 나는 밤에 6시간을 자되 졸릴 때는 15-20분 정도 낮잠을 잤다. 피로가 확실히 해소될 뿐 아니라 그 시간 동안 공부를 쉬었다는 생각에 서둘러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끔 하는 효과도 있었다.

 

연세대학교 융합과학공학 B 멘토: 잠을 무작정 줄이려 하기보다는 수면 습관의 교정이 더 중요하다. 나는 자기 전 다음날 공부할 내용을 적은 계획표를 한 차례 읽어본 뒤 다른 일을 하는 대신 곧바로 잤다. 또한 아침에는 반드시 단번에 기상했다. 밤에 10분 일찍 잠드는 것이나 아침에 10분 늦게 일어나는 것이나 수면 시간은 결과적으로 같지만, 그 10분의 가치는 서로 다르다. 바삐 하루의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야 하는 아침에는 단 10분을 잃어버리는 것만으로도 이후의 일정을 모두 어그러지게 할 수 있다. 아침에 곧바로 잠을 깨기가 어렵다면 어렵다고만 하는 대신 바로 일어날 방법을 찾아라.

 

서울대 철학 C 멘토: 맑은 정신으로 오래 공부하는 게 중요하지, 무작정 졸음과 싸우며 시간을 보내는 일은 무의미하다. 차라리 졸릴 때는 잠시라도 눈을 붙여라. 수업 시간 사이 10분, 점심 시간이나 저녁 시간 막바지에 15분 정도만 자도 정신이 확실히 맑아진다. 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는 시간이 40분을 넘어갈 시 깊은 잠의 단계인 렘 수면에 빠지므로 낮잠은 30분 이내로 자는 것이 좋다.

 

연세대 건축공학 D 멘토: 반수 때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나는 이 커피조차 시간을 정해두고 마셨다. 자신이 언제 자야 하는지, 또 언제 자면 안 되는지를 알고 반드시 규칙적인 일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험생활에서의 변수는 시험장에서의 변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연세대 신문방송학 E 멘토: 잠을 많이 자는 사람들이 공부를 더 잘 한다. 실제 사례에서는 잠을 더 많이 잔 사람들의 수학 성적이 잠이 부족한 사람들에 비해 20%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학 F 멘토: 수험생 때 잠은 매일 7시간 정도씩 푹 잤다. 시험이 닥쳐와도 잠을 줄여가며 평소보다 공부를 많이 하는 일은 드물었다. 중요한 것은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다. 잠을 줄이면 결국 언젠가는 잠을 보충해야 할 텐데, 며칠, 몇 주 동안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한들 그 이후에 공부를 평소보다 못 하게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나.

 

멘토들의 의견을 종합하건대, 잠을 줄이라는 의견은 사실상 없었습니다. 오히려 서울대 의대에 다니는 F 멘토의 경우 잠은 매일 7시간씩 충분히 잤다며 잠을 줄이는 일에 회의감을 표하기도 했고요. 또한 많은 멘토들이 평소의 생활 습관 전반을 교정하는 일의 중요성을 지적했다는 것이 눈에 띕니다. 정리하자면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다.

 

분히 자되, 규칙적으로 생활을 통해 공부 시간을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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