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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학생은 몇 달 전 공부습관 멘토링을 받기 시작한 학생이다.

공부습관 멘토링이란 학생이 공부하는 시간 내내 멘토가 옆에서 보며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고 학습 습관을 교정해주는 것을 말하는데,

밀착형 공부 페이스 메이커가 장시간 학생과 함께하며 돕는 것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겠다.

그런데 얼마 전, W 학생의 어머니가 상담 중 이런 말을 했다.

“멘토랑 공부습관 멘토링이 끝나면 애 얼굴이 달라요!”

무슨 말이냐고 여쭤보니, 멘토랑 공부습관 멘토링을 마친 후

W 학생은 집에 돌아오는 순간 파김치가 되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오랜 시간 공부를 해서 지치는 것은 당연하지 않냐는 말씀을 드렸더니,

W 학생의 어머니는 다시 말을 잇기 시작했다.

“선생님, 그렇지 않아요. W가 원래는 혼자서 독서실도 다니고 했거든요.

한 번 가면 꽤 오래 있었어요. 그래도 집에 돌아오면 죽을 상도 아니고

나름 웃으면서 돌아오고, 또 집에 오면 자기 전까지 핸드폰도 만졌어요.

그런데 공부습관 멘토링은 혼자 독서실에 있는 시간보다는 짧은데도

애가 정말 얼굴이 벌겋게 변해서 돌아와요. 거의 오자마자 지쳐 쓰러져 잠드는 것 같아요.”

말인즉슨, W 학생이 공부습관 멘토링을 받으면 굉장히 지쳐서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공부습관 멘토링이란 어떤 것이기에 학생이 이토록 많은 기력을 소모하는 것일까?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멘토랑 함께하는 공부습관 멘토링은 멘토가 학생에게

직접적으로 수업을 해주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자신의 공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또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나 그 시간을 이끄는 것은 학생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멘토가 학생의 공부를 대신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사실 공부는 피곤한 일이다.

특히 수 시간에 걸쳐서 집중한 채로 공부를 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비록 육체를 많이 쓰는 활동은 아니지만, 두뇌를 한 가지 일에 몰두하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은 명백히 힘들어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런데 독서실에서 최소 두세 시간, 길게는 대여섯 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학생에게 지친 기색이 없다면 그 학생은 독서실에 있는 시간 내내

집중하지 않았던 것이 분명하다고 추리할 수 있다.

뒤집어 말해서, 일반적인 경우 학생이 전력을 다해 수 시간 동안 공부했다면

멘토 없이 혼자서 공부를 했더라도 공부를 마친 후에는 녹초가 되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자신의 의지나 경험의 부족 탓에,

혹은 공부에 부적합한 외부의 환경 탓에 공부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한다.

그러니 자기 딴에는 공부를 했다고 말하지만 집중하지 않은 채 시간을 어영부영 보내고,

긴장감 없이 보낸 시간은 피로를 유발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학생이 지쳤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공부습관 멘토링은 멘토의 도움을 통해, 매일 보는 부모가 보기에도

학생의 낯빛이 달라질 정도로 학생이 공부에 완연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공부가 끝나면 집에 돌아와서 지쳐 쓰러질 정도로 공부하는 학생,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잠들기 전까지 몇 시간 동안 여유 있게

핸드폰을 이용할 수 있는 학생 사이에는 그 공부의 결과에서 어떤 차이가 발생할까?

분명한 것은, 이러한 학습 태도가 유지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 학생의 성취도 사이에는 더욱 차이가 벌어지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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