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의 역할은 과외나 학원 선생님의 역할과는 다릅니다. 수업에 그치는 과외, 학원의 역할과는 달리, 멘토는 훨씬 더 세밀하고 깊이 있게 지도합니다. ‘세밀하고 깊이 있는 지도’란, 학생에게 단순히 잔소리하는 것이 아닌, 지도에 따를 수밖에 없게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성적이 잘 안 나오고, 공부를 안 하는 아이들의 문제는, 단지 ‘애가 공부에 별로 의지가 없어요’ 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습니다.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문제는 아이에게 드러난다는 사실을 전에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참고-공부 방향성만 설정하면 아이가 알아서 공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에게 :https://blog.naver.com/consultant21/223085898436)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수업시간이나 자습시간에 활용해야 하는 교재를 제대로 들고다니지 않는 것입니다. 소위 상위권 학생들, 그리고 최상위권 출신 멘토들은 이 얘기를 들으면 어이가 없다는 듯 이렇게 말합니다. “아니, 그럼 뭘로 공부해?” 이렇듯 상위권 이상의 학생들은 절대 하지 않기에 이해조차 하지 못하는 이 행동을, 많은 학생들이 의외로 아무렇지 않다는 듯 빈번하게 합니다.

 

그게 고의든 실수든, 수업과 공부에 필요한 교재를 똑바로 들고다니지 않는 일은, 학생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똑바로 하지 못한 것입니다. 심지어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그래서 보통의 과외/학원 선생님은, 아이를 다그치고 혼을 냅니다.

“이런 정신 상태로 무슨 공부를 하겠니”

“책 들고 다니는 건 기본 중의 기본 아니니”

 

문제는 보통의 경우는 이렇게 혼을 내는 데에서 그치고 만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교재를 똑바로 들고 오자 않는 것, 노트 필기를 희한하게 하는 것, 영어 단어를 외워야 하는데 멍하니 책만 들여다 보고 있는 것, 공부를 편식하는 것, 수업시간을 비롯한 약속시간에 빈번히 지각하는 것,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 수업시간에 자꾸 조는 것 등, 이런 수많은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바로 아이의 잘못된 공부 습관입니다. 이 습관을 바로잡지 않고, 단지 한두번 혼내는 것으로 그친다면 문제는 끊임없이 반복될 것입니다.

(공부습관 멘토링 안내: http://mentor.or.kr/mentoring_programme/7904)



그리고 솔직히 몇 번 혼낸다고 고쳐질 것 같았으면 애시당초 교재를 똑바로 챙겼을 것입니다. 따라서 혼내는 건 혼을 내되, 같은 현상이 반복되지 않게끔 해야 합니다.

 

이 학생은 많은 선생님들로부터 공통적이고 반복적으로 "교재를 놓고 왔다" "프린트를 챙겨오지 않았다" "숙제를 두고 왔다"는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이런 행동은 전형적으로 공부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교재를 들고오지 않는다고, '어 그래, 그럼 오늘은 쉬어라' 라고 말할 리 만무함에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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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학생 관리 및 학습상태 관리 톡방에서 지속적으로 "프린트를 두고 왔다" "자료를 안 가져왔다"는 선생님들의 보고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책을 똑바로 들고 오지 않는 아이, 우리는 어떻게 했을까요? 아이가 공부로부터 도피하는 것을 어떻게 막았을까요? 바로 학생이 받은 모든 프린트를 스캔하여 이미지 파일로 보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장혜원 멘토는 아이가 "저 프린트 안 가져왔는데요.." 하고 말한다면 "다음 부터는 가져오렴" 한 마디와 함께, 그 자리에서 스캔한 프린트를 출력해서, 끊김 없이 학생이 공부할 수 있게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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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모자이크처리 하였지만, 학생이 수업시간에 배부받은 프린트와 숙제를 모두 스캔하여 이미지 파일로 보관하고, 학생이 챙겨오지 않으면 즉석에서 인쇄하여 풀게 하였다.

 



앞서 말했듯, 교재를 똑바로 챙겨오지 않으면, 자습을 하려고 하든 수업을 하려고 하든 도대체 공부할 수 있는 대상이 없습니다. 이렇게 학습의 흐름이 툭 끊기는 일은 공부를 하는 입장에서도 수업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공부를 잘 하기까지, 수많은 크고 작은 악습관들이 있습니다. 공부의 방법에 하나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떤 습관은 공부를 잘 하기에는 매우 불리한 것들이 있습니다. 교재를 잘 안 챙기는 일은 그 중 하나겠지요. 그 다른 사례는 나중에 따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멘토의 역할이란 단지 수업을 하고, 수업 자료를 구성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아이가 공부로부터 빠져나갈 구멍을 막고, 성공적으로 학습을 이행할 수 있도록 거듭해서 관리감독하는 일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공부법 뿐만 아니라 공부 습관과, 생활 습관 전반을 바꾸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여러 멘토 선생님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꼼꼼한 관리로 말미암아 내신 점수 평균 40점대이던 이 학생은 한두 과목을 제외하면 90점대 성적을 받기도 하는 등, 비약적인 성적 상승을 보였습니다.

 

사실 성적 상승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멘토 선생님들의 평입니다. 비슷한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도 바뀌지 않던 아이의 태도가, 도저히 다른 데로 내뺄 수 없다는 판단이 들어서인지 조금씩 바뀌어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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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선생님들의 부정적 피드백에 비하면, 확연히 좋은 학습 태도를 보이고 있다. 멘토들의 집요한 지도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변화였을 것이다.

 



아이를 바꾸는 것은 잔소리나 꾸중이 아니라, 아이가 공부를 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고 학습 관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다소 시간이 걸릴지언정, 우리가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아이는 분명 변화할 것입니다.

 

(참고- 멘토링을 통해 성적이 오를 수밖에 없는 다섯 가지 이유: http://mentor.or.kr/story/1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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