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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공부법] 작가의 마음을 알아야 현대시가 이해됩니다!
- 표현과 효과를 묶어서 이해하는 현대시 공부법 

 

이요섭 멘토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많은 학생들이 시 공부를 어려워합니다. 비문학은 중심 내용을 파악하며 읽으면 되고, 소설은 그나마 인물이 어떤지, 뭐 했는지를 파악하면 되는데 시는 하나하나 시어를 해석하고, 표현 방법을 외워서 적용하고, 다른 시하고 연계되고, 작가하고 시대 상황이 보기로 나와서 힘들게 하고,.. 한마디로 직관적인 이해와 공부가 쉽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예 주제와 작품이 한정적인 고전 시가 같은 경우에는 주요 작품의 내용을 통으로 외워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현대시의 경우는 수많은 작가와 작품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대처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대체 현대시를 어떻게 읽고 공부하면 좋을까 하는 내용을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왜 현대시 문제는 어려울까?

 

보통 현대시를 공부한다고 개별 작품을 늘어놓고 이 시의 주제, 특징, 표현 방법, 주요 시어의 의미, 다른 시와의 연계 등 시험에 나올만한 내용을 정리하여 외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혹은 시의 기본적인 이론인 운율, 비유, 상징, 심상, 접근 방식 등등을 외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에서는 이 둘이 결합되어 나오기 때문에 이렇게 무작정 외우면 헷갈리기만 합니다. 실제로 현대시 문제에서 해당 내용이나 이론만 외워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쉽지 않습니다. 실제 예시로, 다음 사진은 올해 평가원 6월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현대시 문제들입니다.

 

 

현대시 공부법 사진 1.JPG     현대시 공부법 사진 2.JPG

 

자세히 보면 두 문제의 선지에 공통점이 보입니다. ‘A를 통해/으로/하여 B를 하고 있다’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A는 주로 문학 이론에 속하는 내용이거나, 시에서 쓰인 표현 방법입니다. B는 그로 인해 얻어지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적절하려면 이 두 가지가 모두 시하고 맞아야 하고, 둘 중 하나라도 시하고 맞지 않으면 적절하지 않은 선택지가 됩니다.


따라서 현대시를 공부할 때, 단순히 이론을 외우거나 개별 작품을 정리한 것을 무작정 공부하기보다는 표현과 그 효과를 묶어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학은 언어를 통해 하는 예술이고, 시는 특별히 짧은 언어를 통해 표현하기 때문에 작가가 표현 하나하나를 그냥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특정한 구절이나 표현 방식을 통해 본인이 의도한 효과를 내어서 말하고 싶은 주제를 표현합니다. 그래서 이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고, 시험 문제도 그 표현과 효과를 동시에 물어보는 식으로 출제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표현과 효과를 묶어서 공부하지 않고 그냥 개개 작품별로, 아니면 이론만 따로 열심히 공부하면 이를 찾아내고 문제에 적용하는 것이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지요. 그러면 현대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표현과 효과를 묶어서 공부하자!

 

다음 시는 유명한 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입니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 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보통 이 시를 배울 때면 직유법이 두 번 쓰였기 때문에 비유법을 배우거나, 혹은 ‘찬밥’의 의미, ‘윗목’의 의미 등 시어의 의미를 외우거나, 갈래/주제/특징/표현 등 작품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거나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서 나아가 작가가 왜 그런 표현과 시어를 사용하였는가 하는 것까지 생각해야 깊은 공부가 될 수 있고, 문제도 더 잘 맞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찬밥처럼 방에 담겨’라는 구절을 봅시다. 보통 이 시를 공부할 때, 이 구절을 직유법이라고 외우지만 시험 문제에서 직유법이다/은유법이다 라고 단순히 물어보는 문제는 보통 나오지 않습니다. 그 직유법을 사용해서 작가가 이 시의 주된 정서인 외로움을 표현하였다는 것까지 같이 묶어서 학습이 되어야 ‘외로움’을 나타내는 다른 구절은 무엇인지, 다른 시에서는 직유법을 사용해서 어떤 효과를 주었는지 하는 더 깊은 학습이 가능합니다. 


그러면 ‘이 시에 나타난 화자의 정서와 가장 유사한 것은?’ 하면서 다른 시들을 주고 맞추라는 문제도 문제없이 풀 수 있고, ‘다음 중, 화자가 느끼는 ‘외로움’의 정서와 거리가 먼 것은? ‘이라는 문제도 시에서 잘 찾아낼 수 있겠지요. 나아가 모의고사나 수능 식의 선택지인 ’(가)는 (나)와 달리 비유적 표현으로 화자의 심정을 강조하였다‘라는 선지도 적절한지, 적절하지 않은지 까지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은 내신이나 모의고사에서 자주 나오는 유형이고, 이러한 유형들을 잘 맞추기 위해서 내용 따로, 이론 따로, 주요 내용 정리 따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 표현으로 이러한 효과를 주었고, 작가는 이러이러한 것을 의도하였다‘는 통합적 학습이 필요한 것입니다.

 

현대시 공부, 무작정 외우지만 말고 작가의 입장에서 왜 이 표현과 시어를 사용했는지, 어떤 효과를 주는지 생각하는 통합적 공부를 합시다. 그러면 어려웠던 문제가 쉽게 풀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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