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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습관] 쉬는 시간, 공부하는 시간만큼 중요합니다.
- 머리를 쉬게 만들어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휴식 - 

이요섭 멘토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학부모님들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애는 오래 앉아 있는데 성적이 안 나와요.”, “우리 애는 가만히 앉아서 공부를 하지 못해요.” 아주 다르게 보이는 두 가지 사례이지만, 공통적으로 이 학생들은 공부 시간 , 그 중에서도 ‘쉬는 시간’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멘토가 만난 학생들 가운데서도, 본인의 공부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여 이러한 문제를 겪는 두 학생이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이 있어야 공부가 제대로 됩니다.

아영이(가명, 당시 고1)은 겉으로 보기에는 공부를 잘 하는 학생처럼 보였습니다. 볼 때마다 항상 자습실에 앉아 있고, 다른 학생들이 모두 귀가해도 남아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멘토는 ‘성실하니까 조금만 공부 방법을 잡아주면 잘 하겠거니’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시험기간이 되어 공부를 점검하자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중요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암기하고 있지도 않고, 문제를 풀었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는 것입니다. 오래 앉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물론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쉬는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컴퓨터와 달리, 무조건 입력을 한다고 해서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를 하고 그것을 나름대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데, 쉬지 않고 공부를 계속 하면서 정리할 틈 없이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들어오니 공부는 많이 했는데 제대로 정리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지요.

이는 과학적으로 'DMN(Default Mode Network)'의 존재로 밝혀진 내용입니다. 우리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두뇌는 그동안 저장한 단편적 기억을 연결해 새로운 지식으로 편집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주기적으로 쉬는 시간을 가져서 뇌가 배운 것들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한 공부방법입니다. 

쉬는 시간과 공부 시간이 구분이 안 가는 혼란

반대로 인서(가명, 당시 중2)는 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이 구분이 안 갈 만큼 집중을 못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초등학생 마냥 집중을 못 하고, 계속 수업을 하고 자습을 하면서도 놀고 싶어만 했지요. 이렇게 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이 구분이 안 가면, 역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됩니다.

사람이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보내려면 반복하여 입력하고 처리해야 하는데, 공부를 약간 하다가 다른 짓을 하거나 쉬게 되면 방금 공부한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변하기도 전에 다른 일을 하게 되어 그대로 날아가 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공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었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자연히 이렇게 되면 공부했어도 기억이 안 나니 공부를 더 싫어하게 되고, 더 공부를 안 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확실히 머리를 비우고, 새로운 공부에 집중하기

이렇게 서로 다른 두 학생의 문제를 보았지만 결론은 한 가지입니다. 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을 명확히 하여 공부 시간에는 공부를, 쉬는 시간에는 뇌가 정리할 시간을 주어 방금 본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공부를 많이 하려고 욕심을 내어 오래 앉아 있다고 공부가 잘 되는 것도 아니고. 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이 구분이 안 갈 만큼 짧은 시간 공부하여도 공부가 잘 되지 않습니다. 시간을 정하여 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을 명확히 구분하여 본인의 느낌뿐만 아니라 뇌가 공부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쉬는 시간’의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공부를 하는데 공부한 만큼 결과가 안 나온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쉬는 시간’을 너무 무시하지도, 지나치게 자주 가지지도 말고 확실히 머리를 비우고 새로운 공부에 집중하도록 뇌가 정리할 시간을 주는 소중한 것이라 생각하고 지키면서 공부해 봅시다. 그러면 어느 새 공부한 내용이 기억이 되고 오래 공부할 수 있는 공부습관이 생겨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