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흔들림 없는 1등급을 유지하는 비결

 


    희진이(현 고려대 재학중)는 여학생이다 보니 영어는 늘 자신있었다. 우선 중학교 영어는 교과서 본문 암기만으로도 쉽게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 보니 학교 다닐 땐 내신공부보다 어학원을 선택해서 영어실력 쌓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믿었던 영어에서 뒤통수를 맞았다. 중학교 땐 늘 상위권이라 생각했는데, 고등학교 입학하자마자 상위 20%에도 들지 못한 채 3등급을 찍다니. 전국에 있는 수만명이 한꺼번에 치르는 모의고사에서 이렇게나 뒤처질 줄이야.


    우선 교과서가 없기 떄문에 달달 외운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희진이는 영어=암기라고만 생각했기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 그런 희진이에게 멘토는 다음과 같은 영어 공부법을 주문했다.

 

*듣기 : 매일 1회씩 풀고 오답체크
*독해 : 평가원 기출 3개년 분량만 풀 것(6,9월 모의고사와 수능*3=9개)+익숙해지면 변형문제 풀이
*문법 : 문법 전체를 A3 용지 하나에 정리할 것
*어휘 : 단어집을 선정하여 전체 4번 외울 것

 

 

    위의 공부법을 보면 '나도 저렇게 공부하는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명문대 합격생에겐 뭔가 이 이상의 비법이 있지 않을까 궁금할텐데, 지금부터 희진이가 내신과 수능 모두 1등급을 받고 실제 수능에서 영어 100점을 받은 비결을 공개하도록 하겠다.


1. 영어듣기 : 매일 1회분 듣기 실천과 철저한 오답체크


    희진이는 매일 1회분씩 듣기평가를 했다. 사실 시간은 별로 걸리지 않는다. 문제는 듣기평가를 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아니다. 끝나고 난 뒤에 오답점검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멘토는 희진이에게 틀린 문제는 반드시 스크립트를 확인하고 어느 부분에서 자신이 놓쳤는지, 몰랐던 단어가 무엇이었는지, 연음을 잘못 알아들은 것은 없었는지 일일이 체크하게 했다. 대부분, 매일 1회분씩 듣기 한 것 그 자체에 만족하고, 해설지 한번 훑어보고는 '아~ 이래서 틀렸구나'하고 넘어가기 일쑤다. 하지만 희진이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갔다. 처음엔 오답이 제법 나왔지만, 매일 이러한 방법으로 1회분씩 꾸준히 지속하였더니 얼마 가지 않아 듣기는 오답률이 0%에 가깝게 되었다. 하지만 희진이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 부분이 희진이의 강점이었다. 수능 당일까지도 수험장에 가서 듣기 평가를 1회분 듣고 시험을 시작했으니, 그 끈기가 바로 100점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2. 영어독해 : 평가원 기출문제를 반복, 변형까지 하면서 다시 또 반복

 

    먼저 말해두지만, 희진이는 수많은 수험생들이 선택한 수능영어 공부방법 - EBS 교재 암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독해는 말그대로 읽고 이해하는 것인데, EBS 연계율때문에 독해실력을 키우지 않고 암기로 승부하려는 것은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희진이는 이미 중학교 때 암기식 공부의 한계를 경험했던 터라, 멘토의 이같은 독해공부 전략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평가원 기출문제로 감을 익히는 것을 충실히 따라왔다. 대신 EBS 교재는 이렇게 활용했다. 모의고사처럼 문제에 번호를 매겨놓고, 수험시간에 맞춰 70번까지 푸는 형태로 공부했다. 그리고 암기 대신 오답공부를 철저하게 했다. 틀린 문제는 눈에 띄게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두고, 반복해서 다시 읽고 또 풀면서 한 권씩, 한 권씩 정복해나갔다. 꼼꼼하게 지문을 읽으면서 문장의 구조, 단어를 완벽하게 파악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한 단계를 더 올릴 수 있었다. 바로 '독해 문제 변형시켜 풀어보기' 였다. 예를 들어  어휘를 물어보는 독해 지문이었다면, 빈칸 채우기로 바꿔서 풀어보고, 주제찾기 문제였다면 거꾸로 어휘 문제로 바꿔보는 등 지문을 반복하는 방법을 다양화시켜 접근하면서 '암기'가 아닌 지문 전체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공부했던 것은 모의고사 뿐 아니라 내신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최근 고교 내신 영어의 출제경향이 수능형으로 바뀌면서, 지정된 EBS교재 안에서 시험범위를 한 번 읽고 시험을 쳤을 뿐인데 1등급 컷에 걸린 2등급을 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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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어문법 : 체계를 먼저 잡은 뒤, 유형 연습을 하라


    문법 문제는 출제빈도는 낮지만 변별력이 높은 문제이기 때문에 고득점을 노린다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공부해야 할 문법의 양이 많다 보니, '문법 문제 한 두개야~' 하고 제쳐놓는 수험생들도 있는데 이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문법의 체계를 파악하고 있다면 결국 독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1등급을 노리는 학생들이라면 문법을 '문법 문제풀이'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독해까지 폭넓게 염두에 두고 문법 전체 체계를 한 번 정리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멘토는 희진이에게도 같은 설명을 해주었다. 자신에게 적합한 수준의 문법 교재를 하나 선정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하되, 파트별로 읽고 그냥 끝내는 것이 아니라 수형도를 그려가면서 문법의 체계를 자신의 손으로 정리하게 시켰다. 희진이는 문법 공부를 꽤 꼼꼼하게 잘 해냈기 때문에 문제를 접하고도 '감'으로 대충 '이건 거 같은데' 하고 답을 고르지 않고, 정확한 답의 근거를 알고서 정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 때, 문법 문제를 많이 푸는 것보다 모의고사나 문제집에서 틀렸던 유형의 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정오답의 근거를 정확히 파악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4. 영어어휘 : 이것저것 보지 말고 한 권을 마스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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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문법이 안 되는 상태에서 단어만 많이 외워 '일단 해석부터 하고 보자'는 중하위권 학생들도 있다. 틀린 전략은 아니다. 문법을 한 번 다 훑고 지문을 정확하게 해석해내기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어라도 알고 해석이라도 하자는 접근이다. 그럼, 상위권은 단어를 공부하지 않아도 되느냐. 그렇지 않다. 희진이처럼 문법이 잡힌 경우라도 단어 암기는 꼭 필요하다. 결정적인 한 단어 때문에 해석이 안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중하위권에게 필수인 단어 암기, 상위권 역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괜히 이 단어장, 저 어휘집 들추지 말고 하나를 완벽하게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자. 최근에 나오는 단어집들은 수록된 단어양도 많고 일정한 기준에 따라 선별한 어휘들을 수록했기 때문에 한 권을 마스터한다면 웬만해선 고교 수준 영어대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희진이는 기존에 썼던 단어집이 있어서 그것을 그대로 활용하기로 했다. 대신 활용방법은 전과 달라졌다. 예전엔 1강씩 외우고 테스트하고 넘어갔다면, 이번엔 쪼개서 보기로 했다.

 

* 아침 등교시간 이동 중에 한 번
* 점심 먹고 식사 시간 중에 다시 한 번
* 집에 돌아와서 한 번 다시 훑어보고
* 자기 직전에 회상

 

    보는 양은 똑같지만 긴 시간 붙들고 외우려하지 않고 나눠서 짧게 반복하는 데에 포커스를 맞추었다. 이렇게 단어집을 한 번 전체를 훑은 뒤, 두 번, 세 번, 다시 같은 방법으로 반복했다. 헌데 이렇게 반복을 많이 했는데도 안 외워지고 기억이 가물거리는 단어가 나왔다. 요 녀석들을 중점적으로 4번, 5번까지 다시 보면서 단어집 한 권을 마스터했다. 영어 뿐 아니라 다른 과목들도 이 책 저 책 뒤적이는 것 보다, 한 권을 반복해서 보면서 마스터하는 것이 최고의 공부방법이라는 것은 진리. 희진이는 이렇게 공부해서 고3이 된 후에는 단 한 번도 1등급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고, 수능에서도 결국 100점을 받게 되었다.


    영어공부는 일찍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막연하게 '잘 한다'라고 생각했다가, 객관적인 지표가 되는 시험을 친 후에야 (그것도 전국 단위의 모의고사 같은 시험이 아니면 객관적인 준거가 되지도 못한다) 큰 코 다치는 경우가 많다. 수능과 같은시험 영어, 수능형으로 출제되는 고교 내신 영어 과목에서 흔들림 없이 1등급을 유지하려면 많은 시간을 쏟는 것보다, 반복과 꾸준함이 중요하다.

 

    희진이도 중학교2 시절, 본문 암기와 어학원에서 공부했던 실력만 믿고 '잘 한다'라고 생각했다가, 수능 영어에 큰 충격을 받고 '완성도를 높이는 영어공부' 덕분에 영어내신과 수능을 퍼펙트로 맞출 수 있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희진이가 어떻게 공부했는지를 잘 살펴보고, 영역별로 세부적인 목표를 세워 체계적으로 실천하여 1등급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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