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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누구는 고등학생 되더니 새벽까지 공부 한다더라.’


 많은 학부모님들이 흔히 하시는 잔소리 패턴 중 하나이죠. 저 역시 수험생 시절 자주 듣던 이야기입니다. ‘새벽까지 공부하는 학생’은‘열심히 공부하는 학생’과 동의어 마냥 해석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상 그런 학생들이 수치적으로는 다른 학생들 보다 더 많은 시간 공부하는 것이니,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과연 밤늦게까지 하는 공부가 열심히 하는 공부일까요?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이 두 가지 공부 패턴 중‘열심히’라는 수식어가 전자에 어울리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제가 가르쳤던 지윤이의 이야기를 통해 전해보고자 합니다. 

 

아 숙제 많네, 밤 새야겠다.
 이전에 제가 가르쳤던 아이 중 새벽공부를 노력의 징표처럼 생각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막 고등학생이 된 이지윤(가명)이라는 학생이었죠. 지윤이가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 있었습니다. ‘아 숙제 많네. 밤 새야겠다.’
 물론 밤이야 샐 수 있습니다. 단, 그 다음날의 피로함을 견딜 수만 있다면 말이죠.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뇌에는 신경세포를 연결해주는 시냅스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시냅스는 우리가 활동하는 낮 시간동안 다양한 자극을 받다가 우리가 숙면에 취하면 스스로 회복해 다음 날 활동 할 준비를 하게 됩니다. 만약 제대로 된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면 시냅스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피로감이 쌓여 우리 두뇌의 학습 능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일반적으로 한 번 밤을 새고 나면 그 다음날은 평소만큼의 능률이 오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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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윤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선생님, 어제 잘 못자서 오늘은 집중이 잘 안돼요.’지윤이가 입에 달고 살았던 또 다른 말입니다. 그런 생활습관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피로감은 쌓이고, 낮 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없게 된 것이죠. 결과적으로 지윤이는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에서 예상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지윤이의 이런 생활습관은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징표가 아닌 오히려 실패의 복선이었던 것입니다.

 

밤에 공부하는 습관 고치기
 밤에 공부하는 습관은 앞서 말했듯 일단 수면시간 보장을 방해해 집중력을 저하시킵니다. 하지만 이러한 습관으로부터 야기되는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미루는 버릇’이 든다는 것입니다.  시험을 보고 공부를 활발하게 해야 하는 낮 시간에 ‘좀 이따 밤에 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정작 공부한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밤늦게까지 공부했다는 생각만으로 위안을 얻게 되는 것이죠. 
 지윤이의 밤공부 역시 밤 시간을 믿고 낮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충이었습니다. 지윤이의 이런 ‘미루고 밤에 하는 공부패턴’을 개선하기 위해 멘토는 지윤이에게 밤 10시 반에 학원을 나서면서 필통을 두고 오라고 조언했습니다. 10시 반이면 모든 학생들이 집에 가야 하는데, 이 때 필통을 두고 집에 가는 것입니다. 즉, 학원에서 돌아온 이후에 집에서는 공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독서나 영단어 외우가 등 간단하게만 한다. 이게 멘토가 지윤이와 약속한 나름의 규칙이었습니다.   이 사소한 규칙의 큰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미루기를 방지합니다. 당장 오늘 계획한 일들은 10시 반 이후론 할 수 없기 때문에 오전과 오후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라도 모두 끝내게 됩니다. 덕분에 스케줄러 작성 또한 분 단위로 더욱 꼼꼼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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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이가 작성한 스터디플래너>

 

 또한 정확히 공부한 시간을 알 수 있게 되고 하루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됩니다. 취침 시간이 보장되어 체력과 집중력을 키우는 것 역시 선순환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차차 생활습관을 변화시킨 결과, 지윤이는 이전보다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줄 아는 학생이 되었습니다. 본인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충분한 수면까지 취할 수 있게 된 지윤이는 그 이후 꾸준한 성적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아직도 밤늦게까지 책상에 앉아있는 아이를 보면 기특하신가요? 
 중요한건 ‘몇 시까지’가 아닌‘얼마나 집중해서’공부했는가 입니다. 앞으로 아이가 효율성 없이 늦게까지 공부하려고 한다면 아이의 낮 시간 스터디플래너를 확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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