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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독해 정복하기]

1편. 최근 비문학 독해의 세 가지 변화

 

이요섭 멘토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졸업)

 

수능 국어는 여러 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집니다. 크게 화법, 작문, 문법, 문학(고전, 현대), 비문학 독해로 나누어지는데, 이 중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은 비문학 독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학교에서 문법과 문학은 내신 진도에 포함되어 공부를 하는데 비문학은 기초적인 이론 수준에서 다루어 주기 때문인 것도 있고, 학생들의 독서량이 줄다 보니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와 더불어 수능과 평가원 모의고사들을 분석해 보니 최근 비문학 독해가 크게 변화한 것도 학생들이 비문학 독해를 이전보다 더 어려워하게 된 이유로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알고 대비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첫 번째 변화, 수능 문제 축소로 인한 지문 길이의 변화

 

학생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변화는 지문의 길이가 예전 시험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2014년 평가원 및 수능(2013년 시행)까지만 하더라도 국어 문제가 50문제여서 1000자 내외의 비문학 지문이 5개 정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어 문제가 45문제로 줄어든 이후 비문학 지문이 3개로 줄어들고, 그에 비례하여 지문의 길이가 1600자, 2000자, 최근에는 긴 지문이 2500자 내외로 모의고사 시험지 한 페이지를 거의 채워 학생들에게 위압감과 부담을 주는 길이로 길어졌습니다.

 

 

비문학 1편 사진 1(짧은 지문).jpg        비문학 1편 사진 2(긴 지문).jpg

 


2014년 수능 (1000자 내외)                                                    2018년 수능 (2500자 내외)

 


두 번째 변화, 비문학과 다른 영역이 합쳐진 통합 영역의 출현

 

2017년 6월(2016년 시행) 모의고사를 보고 많은 학생들과 국어 관련 선생님들이 놀랐습니다. 문법 영역의 지문이 상당히 길어져서(약 800자) 예전 비문학 지문 수준의 긴 글로 출제되었고, 비문학 지문(약 1200자)과 고전 시가(동동, 가시리)가 결합되어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국어 영역은 화법, 작문, 문법, 문학, 비문학으로 뚜렷하게 영역이 나누어져서 출제되는 과목이었는데, 이러한 영역의 경계가 깨져서 출제되는 신유형을 처음 접한 학생들은 많이 낯설고 어려워했습니다. 


이러한 통합 영역 문제는 2017년 9월, 수능의 문법 영역과 2017년 수능의 비문학 – 소설(박씨전, 시장과 전장) 통합 지문으로 나왔으며, 2018년 대비(2017년 시행) 평가원 모의고사 및 수능에서 나온 것은 물론, 교육청 모의고사에서도 이러한 유형이 지속적으로 출제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첫 모의고사인 3월 모의고사에서도 이러한 유형이 유지된 만큼,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유형이 나올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비문학 1편 사진 3(길어진 문법 지문).jpg       비문학 1편 사진 4(비문학과 다른 영역 통합).jpg

 


길어진 문법 지문(까만 부분, 2016 6월 시행)                         비문학과 현대시 통합 유형(2018 3월 시행)

 


세 번째 변화, 첫 문단에서 해결이 되던 구조 독해는 이제 안녕

 

비문학 독해 지문이 길어지면서 생긴 변화가 또 있습니다. 과거 지문은 비교적 짧고, 서론만 읽으면 글의 구조가 한 눈에 보이는 쉬운 지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구조 독해를 강조하시던 분들이 많이 계셨고, 그 때는 상당히 유효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문이 길어지면서 서론만 읽고는 글의 구조를 파악하기 어렵게 되었고, 문제도 글 전체에 관한 문제에서 문단별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어 문제에 적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해야만 되는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어 보면, 왼쪽 지문은 2014년 6월 A형(2013년 시행) 모의고사에 나왔던 지문입니다. 보시면 첫 문단 끝에서 산란의 두 가지 유형을 말하고 있고, 그것이 각각 다음 문단 첫 머리에 나옵니다. 따라서 첫 문단만 읽어도 글의 구조를 알 수 있고, 이 두 가지를 비교하는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문제가 나왔습니다.


반면 오른쪽 지문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지문은 2017년 수능에 나왔던 지문입니다. 첫 문단을 보면 논리실증주의자와 포퍼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나오고 있어 과거였다면 ‘아! 앞으로 지문에서 이 두 대상에 대해 더욱 자세히 설명하면서 비교하는 내용이 나오겠구나!’라고 추측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지문의 핵심 내용은 2문단에 나오는 콰인의 총체주의이고, 이 개념이 2문단 끝에 가서야 나옵니다. 따라서 첫 문단을 읽어서 그 지문의 구조와 내용을 추론하는 방법을 쓰기 힘들고, 또한 구조도를 그리기 애매할 정도로 구조 파악이 힘든 지문이었습니다. 다른 지문도 예전처럼 첫 문단만 읽으면 한눈에 딱 구조가 보이지 않고 뒤에 나올 내용의 길잡이를 파악하는 정도로 첫 문단의 중요도가 떨어지게 되었고, 그 결과로 길거나 낯선 소재를 사용한 지문의 경우는 구조 자체를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비문학 1편 사진 5(구조파악이 쉬운 지문).jpg       비문학 1편 사진 6(구조파악이 어려운 지문).jpg

 


구조 파악이 쉬운 지문(2013 6월 시행)                                                 구조 파악이 어려운 지문(2017 수능)

 


세 가지 변화, 준비하지 않으면 대비하기 힘들다

 

이러한 세 가지 변화는 비문학 독해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영역으로 꼽게 되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학교 내신에서는 문법과 문학을 주로 다루고, 과거에는 지문이 짧고 쉬워서 큰 대비가 필요 없었지만, 이제는 과거와 달리 전문적인 공부가 필요하게 된 비문학 독해는 대비가 어려우면서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영역이 되어 버리고 만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를 알고 그에 맞추어 대비하여야 점점 어려워지고 까다로워지는 비문학 독해 영역을 정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소개하고, 특별히 영역이 통합되어 나오는 신유형 부분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문학 독해 정복하기] 2편. 영역 통합 신유형, 길어진 <보기>로 읽어 보자!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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