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유혹, 어찌 해야 할까?!

 


 

"쌤, 등급 나왔어요, 전체 평균 3.5등급 정도예요!"

 

들뜬 목소리의 주인공, 진모(가명, 고등학생) 제가 멘토링하는 아이입니다.

게임 홀릭인 친구죠.

3.5등급이 뭐 그리 자랑스러울까 핀잔 줄지도 모르지만,

게임의 치명적인 유혹과 힘겹게 싸우면서 일궈낸, 정말 드라마틱한 성적향상이랍니다.

기립 박수 갈채도 아깝지 않습니다.

 

 

멘토가 최근 만난 아이들 중, 게임 중독이 거론되는 아이만 3명입니다.

게다가 코로나때문에 시작된 온라인클래스로, 아이들의 공부를 뒤흔들 요소들은 넘쳐나고 있지요.

보통의 학생들도 수업창만 띄워놓고 버젓이 웹툰을 본다거나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게임에 빠진 아이들에겐 게임 더 하라고 멍석 깔아주는 거나 마찬가지의 상황!

 

 

진모처럼 방황하는 어린양들을 게임중독의 수렁에서 건져올리기 위해,

게임홀릭 진모가 지난 학기를 어떻게 공부하고 어떻게 싸웠는지 얘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게임을 끊으려 하지 말고, 게임을 참는 환경을 만들어라

 

 

누가 그랬습니다.

담배는 끊는게 아니라 참는거라고요.

제가 볼 땐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게임중독인 아이들이 대한민국에 살면서 스스로 게임을 끊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

강압적으로 게임을 못하게 만들어도 극한의 반발 또는 거짓말로 빠져나갈 궁리만 하는 부작용이 발생합니다.

 

 

1단계에서는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해야 할 일을 마치고 난 다음, 정해진 규칙 하에 게임을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겁니다.

 

 

게임의 유혹을 떨치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일 것

 

 

혼자 있으면 자연히 게임을 하게 될 수 밖에 없죠.

이 부분은 부모님이 모두 직장인이고 아이는 하나밖에 없는 집은 필히 겪는 문제상황입니다.

학원을 여러군데 보내도 아이가 안 가면 답이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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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모는 공부습관 멘토와 함께 공부하는 중>

 

 

 

혼자서는 게임 유혹을 못 이기니, 진모와 공부습관멘토가 같이 앉아 공부하게 했습니다.

당연히, 처음엔 반발도 있었습니다.

진모에겐 공부습관 멘토링 시간이 감시처럼 느껴졌을테니까요.

하지만 고등학교를 얼마 전에 졸업한 공부습관멘토들이다 보니,

고교생활과 취미생활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진모를 이해하는 입장에서 접근하였고

진모도 마뜩찮아 하면서도 공부습관 멘토 옆에 앉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임아이디도 공개하고, 게임의 규칙도 정하게 되었고, 멘토들과 한 약속을 꾸역꾸역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의 룰을 만들어서 일관되게 적용할 것

 

 

 

이대로 잘 가려나, 기대를 걸자마자 사고는 뻥뻥 터졌습니다.

게임의 규칙을 어기고 거짓말하는 것이 발각되었고, 부모님과 극한의 대립을 빚기도 했고,

그때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멘토들이 머리를 맞대는 돌발상황이 불쑥 불쑥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과의 극한의 감정대립을 빚던 과거와는 달리, 진모의 미래를 두고 합리적으로 설득하고 진모의 동의를 구하는 멘토들의 노력과, 일관된 규칙적용과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멘토들의 공동 대처에

진모의 반발기세도 점차 수그러들었습니다.

 

 

그렇게 울며겨자 먹기처럼 공부를 끌고 온 것이 쌓여 깜짝 놀랄 등급 상승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중독자 갱생프로그램은 혼자서가 아니라 동료와 함께 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공부습관 멘토가 옆에서 공부하고 있으니 딴 짓도 못하고, 멘토들이 일러준대로 공부하게 되고, 공부한 내용을 질문해서 확인까지 하니, 허투루 보내던 시간이 갑자기 알찬 공부가 되어 쌓였으니까요.

 

 

하지만 공부의 측면을 벗어나 냉정하게, 중독자 갱생 과정에서 보더라도 러닝메이트는 꼭 필요합니다.

이미 혼자서는 절제가 안 되는 상황이고, 게임에 빠져든 것이 일상생활에 중대한 지장을 주는 상황입니다

누군가는 옆에서 아이의 중독현상을 관찰하고 제재하면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끔 돕는 조력자가 있어야만 합니다.

진모가 공부습관멘토들과 공부하면서 게임의 유혹을 끊임없이 밀어냈던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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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진모가 매일 쓰는 투두리스트 스케줄러(스터디플래너)와, 우-공부습관멘토와 공부하고 난 뒤 멘토에게 점검차 보낸 노트사진 중 일부>

 

 

지난 반년을 몇줄로 요약하고 보니, 읽는 사람들은 '해볼 만했겠군'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말 못할 우여곡절이 더 많았습니다.

 

 

멘토의 학생 중 한 친구는 공부하러, 멘토 만나러 간다고 부모님께 얘기해놓고 멘토에겐 "아파서 오늘 수업 못가요" 문자로 통보하곤 사라져버린 일도 있습니다. 온 동네 피씨방 다 뒤져서 잡아온 적도 있지요.

책상배치를 야금야금 바꾸며 어머니와 심리전을 펴던 친구도 있었습니다. 넥슨에 연락해서 집 IP로 접속한 기록을 다 뽑아보니 아예 밤을 새고 게임하고 있었더군요. 자기 방문 열고 들어왔을 때 컴퓨터 모니터가 보이지 않게 만들어놓고, 공부하는 척 교묘하게 숨어서 게임을 하고 밤엔 아예 잠도 안 자고 게임을 한 겁니다.

게임에 빠진 아이들 얘길 하자면 정말 끝도 없습니다. 진모도 그 다사다난한 역사에 여러 줄을 보탰지요.

 

 

 

게임중독을 해결하려면 조급함은 금물-지난한 싸움을 각오해야

 

 

 

한번 정해진 규칙을 지키기까진 수없는 거짓말과의 싸움,

새어나갈 구멍을 찾아내는 관찰과 감시의 피곤하고 지난한 싸움을 각오해야 합니다.

빨리 성과를 보고 싶어하고 밀어부치면 극단의 대립만 빚을 뿐이거든요.

다행히도 진모는 그런 우여곡절 중에 힘겨운 싸움의 단 열매를 맛보았지요.

 

 

그렇다고 진모가 게임의 유혹을 떨치고 공부에 정진하게 되었느냐,

그건 아닙니다.

여전히 게임의 유혹을 떨치긴 어려워, 규칙을 위반하는 일들이 또다시 출몰하고

멘토들과 부모님이 머리를 맞대고 다음 대응을 어찌할 것인지 머리에 김나도록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들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자기통제력'을 유지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능력자'가 되는 날이 올 것이란 희망을요.

오늘의 성적표는,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증거가 되어주리란 자신감도요.

 

 

오늘도 게임의 치명적인 유혹에 넘어간 아이들로 인해 힘겨운 부모님들께 용기 잃지 마시란 말씀과 함께,

멘토의 서울대 동기 중 고등학교 내내 롤(League of Legend) 플래티넘~다이아 등급을 유지했던 능력자가,

진모에게 조언해준 메모를 보여드리고 글을 마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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