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출신 대치키즈 연세대 의대 멘토가 말하는 최상위권으로의 길

 

안녕하세요, 연세대 의과대학 멘토 이주영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단대부고를 다니고 졸업하면서 느낀 공부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현재 의대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들, 아울러 최상위권을 노리고 있는 예비 고1, 고1, 고2 학생들이라면 아마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위 학생들의 경우, 대치동에서 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대치동이 이른바 대한민국 교육의 메카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학창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대치동에서 보냈고, 고등학교도 단대부고를 졸업했으니, 소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고도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소위 엘리트코스를 밟은 모든 학생들이 하나같이 수능이나 대입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두거나 의대를 진학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고 많은 대치동의 학생들 가운데, 최상위권에 도달하는 학생들은 매우 한정적입니다. 모든 부모님들은 아이아 알아서 그 극소수의 최상위권에 도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치동 학원에 아이를 등원시킵니다.

 

대치동의 함정- 실상 ‘공부 시간’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대치동에서의 생활은 사실, 정말 고됩니다. 사실상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계속해서 학원에 있거나 공부를 하는 시간을 매일 반복해야 합니다. 공부의 질은 둘째치고 공부의 양만큼은 아마도 전세계에서 대치동을 따라잡을 곳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게도 지금 당장 그렇게 다시 공부하라고 하면, 솔직히 자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런 점에서, 대치동과 단대부고는 전국에서 가장 공부를 ‘많이’하는 곳 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이 집단 내에서 최상위권을 쟁취하고, 또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공부의 양보다도 질에 집중한 까닭입니다. 많은 대치동 학생들은 한 가지 함정에 빠지고는 합니다. “저 애들이 저렇게 공부를 많이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불안감에 떨며 공부의 시간만을 늘리는 것이 바로 대치동의 함정입니다. 저는 그렇다고 공부 시간을 적게 가져가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공부 시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대다수 학생들은 공부 시간을 늘리면서, 실상 하는 것은 단지 문제를 많이 푸는 것입니다. 사실, 문제라도 많이 풀면 다행입니다. 공부 시간을 늘려놓고 책상 앞에서 앉아 있기만 하고 실제로 하는 공부는 없는, 시간 낭비를 하는 경우가 절대다수입니다.

제게도 이 시간낭비의 순간들이 없었던 게 아닙니다. 다만 공부 시간에 대한 집착을 줄이고, 공부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을 때 제 성적은 최상위권으로 나아갔습니다. 이른바 8학군, 대치동에서 공부를 할 때 주변 환경에 자극을 받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외려 그 주변 환경으로 인해 의지를 잃어버리거나, 공부하는 시늉만 하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요컨대, 질적으로 우수한 공부 시간을 양적으로 다량 확보해야 합니다. 질적으로 우수한 공부 시간이란, 완전히 집중하고 몰입한 상태로 공부하고 있는 시간을 말합니다. 이른바 ‘풀집중’ 상태로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면 확보할수록, 학생은 최상위권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습니다.

 

최상위권의 고품격 공부법 : ‘생각’을 하며 공부를 해야 한다

 

앞서 양질의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수학으로 대표적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학생들을 지도할 때마다 강조하는 것은, 생각을 하면서 공부를 하고 문제를 풀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는 비단 수학에만 적용된다기보다는, 모든 과목에 적용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는 공부란, 문제를 풀고, 풀이를 얻고, 답을 알게 되는 것으로 끝마칩니다.

그러나 제가 강조하는 ‘생각’을 하는 공부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문제를 풀고 답을 얻었더라도 바로 넘어가는 게 아닌, 다시 문제로 돌아와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떤 조건 때문에 이렇게 풀었지?’

‘ 이 풀이를 발상하게 된 이유가 뭐지?’

‘ 그렇다면 이 풀이 말고도 다르게 풀 방법은 없나?’

 

이런 식으로, 문제의 풀이를 얻는 것 이전에, 풀이를 착안하는 실마리, 단서를 적어도 문장 단위로 적어서 기록해두는 것입니다. 이러한 공부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평가원이나 수능 기출문제 등을 분석해 보면 일관된 사고의 흐름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시험이 응용이 되고 복잡해진다고 한들 이 사고의 흐름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문제 풀이에 있어 출제자가 의도한 사고의 흐름을 추적해 따라가는 것이 수험생에게 주어진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문제의 원리와 단서를 언어로서 재정리하는 연습이 주는 부가적인 효과는, 시험에서 긴장 때문에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학생들은 시험에서 많이 긴장한 까닭에, 원래 풀 수 있는 문제인데도 시험장에서는 못 푸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긴장하는 상황에서도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제가 학생들을 훈련시키는 방식은, 이처럼 문제의 실마리를 언어로 정리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긴장이 돼서 문제의 풀이법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언어로 정리해둔 실마리들을 찾아 따라가다보면 천천히 문제를 풀어낼 수 있습니다.

 

최상위권의 고품격 공부법: 시험에서 실수하지 않는 법

 

비슷한 맥락이지만, 위와 같은 방법은 시험에서 실수를 예방하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특히 최상위권이라면 시험에서 한 문제 한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실수 하나는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상위권 학생들일수록 제가 강조하는 것은, 실수를 하는 원인들을 쭉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학생들마다 다르지만 보통 수학 문제에서는 문제의 조건을 놓치는 경우가 있고, 혹은 계산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계산 실수의 경우, 사실 생각을 하는 것으로는 해결이 안 되고 문제를 많이 풀어보거나, 문제 풀이를 깔끔하게 적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한편 문제의 조건을 놓쳐서 실수로 문제를 틀리는 것은 의식적으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실수의 원인을 의식적으로 따라가다보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문제의 조건들을 다시금 천천히 확인하는 연습입니다.

따라서 어려운 문제일수록 문제를 풀고, 선지나 문제를 읽으면서 놓친 조건이 없는지를 확인하게 합니다. 이 방법은 실수를 줄이기 위함과 동시에, 시험에서 고난도 문제를 푸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특히 21번이나 30번 문항의 경우, 문제에 주어진 조건들이 굉장히 많은데, 여기서 특정 조건에 너무 몰두하거나 문제풀이 자체에 너무 몰두하다보면, 사소한 조건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문제들의 경우, 놓친 그 사소한 조건 하나 때문에 문제의 답을 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천천히 놓친 조건이 없는지를 검토함으로써 문제풀이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최상위권을 바라보는 학생들에게

 

라틴어 경구 가운데 하나로 ‘PER ASPERA AD ASTRA’라는 말이 있습니다. ‘역경을 거쳐 별을 향해’ 라는 의미입니다. 이 경구가 시사하는 것처럼, 수험생활에서 최상위권을 목표하려면 역경을 딛어야만 합니다. 제가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저도 지금 다시 수험생활을 하라고 하면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 역경을 견디고 꾸준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역경 너머의 별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의사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에게도 제각각의 별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결국은 수험생활을 얼마나 집중해서 보내는가가 그 역경의 밀도를 결정하지 않나 싶습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공부를 하는 시간이나 학원에 가 있는 시간들은 성적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앉아 있다고 공부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원에 가서 앉아 있고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이라도 강의를 듣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소화하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공부입니다.

같은 이유로 저는 선행학습도 그다지 권장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거의 선행학습을 하지 않고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고 복습하는 것만으로도 최상위권을 유지했습니다. 물론 선행을 했다면 조금 더 수월했을지도 모르지만, 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습니다. 오히려, 학원을 많이 다니면서 선행학습을 나가는 아이들을 보면 학원 때문에 정작 정말 중요한 ‘내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없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수험생활에서 값진 역경이란 실상 이 시간임에도 말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참으로 ‘값진’ 노력과 역경을 거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언젠가 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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