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 대진고를 나와 주로 수학과 과학 과목을 지도하고 있는, 연세대 치과대학 김지훈 멘토입니다.  고등학교 선배로서, 현재 대진고에 다니고 있거나 대진고에 진학할 예정인 학생을 특히 더 세심하게 관리 및 지도가 가능합니다.

 

49인의 경쟁자를 넘어설, 매일 밤 13,200번의 기회들

 

지금은 달라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다니던 당시 대진고에는 ‘야자1반’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야자1반에는 전교 1등부터 50등까지만 참여할 수 있었고, 좌석은 석차순으로 배치되었습니다. 밤마다 저는 같은 학년의 학생들 중 저를 제외한 상위 49인과 같은 공간에서 앉아 야간자율학습을 했습니다.

시험을 치르고, 또 학기가 새로 시작되면 야자1반에는 긴장된 공기가 감돌았습니다. 얼마 전까지 함께 공부하던 학생 몇이 더는 보이지 않았고, 갑자기 그간 본 적 없던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났습니다. 당연하지만, 누군가는 등수가 올랐고 누군가는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다소 잔혹한 시스템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냉엄함 덕분에 저는 고등학교 생활 동안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고1 2학기 때 휴대폰 게임과 유튜브에 빠져 성적이 떨어진 적도 있었는데,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성적이 향상될 수 있었던 것은 야자1반의 환경 덕이었습니다. 석차가 떨어질수록 외곽으로 밀려나는 경험은, 흡사 절벽으로 밀려나는 듯했습니다.

간혹 자습실에서 공부를 하다가 마음이 지칠 때, 저는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러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과 잠시 쉬고 있는 학생, 아예 의욕이 사라진 듯해 보이는 학생들이 뒤섞여 제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각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고3이 되기 전까지 야자는 3교시까지 진행되었고, 그 시간은 도합 3시간 40분이었습니다. 3시간 40분은 곧 13,200초입니다. 1초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짧은 찰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매 순간 주어지는 1초에 어떻게 임하느냐에 따라, 그 누적된 태도는 크나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제가 책상에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봅니다. 그사이 1초가 지났습니다. 누군가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느새 그보다 1초 뒤처졌습니다. 또 누군가는 머리를 긁으며 하품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제 시선을 책으로 옮기면, 그보다 1초 앞서나갈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고 있을 학생도, 제가 그랬듯 매일 밤 3시간 40분씩 책상 앞에 앉아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내 공부를 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차라리 13,200번의 기회가 주어졌고, 매 순간 나름의 선택을 내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지난 밤, 어떤 선택을 하고 있었나요?

 

사람이 항상 옳은 선택을 내리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선택들을 반추하고, 다음에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잘못된 선택을 반복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여전히 그 사람의 몫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던져야 하는 두 번째 질문은, 어제가 아니라 오늘에 대한 질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요?

 

3시간 40분을 공부에 할애하기로 했을 때, 13,200번이나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감사한 기회 앞에서 우리는 최선의 선택을 내려야 합니다.

물론 사람이기에 잘못된 선택에 이끌리기도 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한다는 것이 언제나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고교 시절 제게 매일 13,200번이나 되는 기회가 매일 주어진 바와 같이, 현재 수험생들에게도 여전히 남은 기회가 많습니다. 또 매번 옳은 선택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옳은 선택의 횟수가 그른 선택의 횟수보다 많아지도록 하고, 옳은 선택의 비중을 갈수록 늘려나가면 됩니다.

여전히 쉽지 않게 들리나요? 이 또한 괜찮습니다. 만일 매 순간 혼자서 옳은 선택을 내리기가 어렵다면, 제가 도움을 드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른 선택보다 옳은 선택을 더 많이 내림으로써 입시에서 성과를 거두었기에, 이제 다른 학생들을 옳은 선택으로 이끌 수 있는 멘토입니다.

 

멘토는 가르치기만 하는 선생이 아니라, 학생의 성장을 위해 모범을 보이는 선배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좋습니다. 과외 수업을 하는 것도 재밌고, 같이 문제를 푸는 것도 재밌고, 학생 얼굴만 봐도 재밌습니다. 무엇보다 학생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어디에 진학하고 싶은지, 꿈은 무엇인지 들어보는 일이 즐겁습니다. 따지고 보면 학생을 만나는 선생님의 즐거움은 학생이 꿈으로 다가가는 것을 곁에서 바라보는 일의 즐거움입니다.

이 근원적인 즐거움은 교육의 근본적인 취지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교육敎育이란 단어를 뜯어보면, 교敎는 가르침이고 육育은 기르는 일입니다. 즉, 교육이란 학생을 가르치고 또 육성하는 일, 성장시키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제가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은 학생이 꿈을 향해 나아가게 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달리 말해 저는 교敎와 육育 중 육育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위에서 저는 수업을 하는 게 재밌다고 썼지만, 이 재미란 것도 이러한 견지에서 이해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멘토가 줄 수 있는 여러 가르침 가운데 공부를 하는 방법 자체를 가르치는 일을 매우 중시합니다. 학생 스스로 성장하는 법을 깨치도록 하는 것만큼 학생을 성장시키는 방식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선생님이 학생을 위해 아무리 열심히 교과 수업을 해준다고 하더라도 이는 자기주도학습에 비하면 그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간혹 공습 시간에 저는 학생의 공부를 봐주면서 저도 옆에서 제 공부를 할 때가 있습니다. 학생에게 가르쳐준 내용은 없으니, 제 공부를 하는 동안 멘토링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일까요? 저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습 지도를 하며 제가 체감한 것 한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설령 가시적인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 순간이라 하더라도, 그저 제가 옆에서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학생의 태도는 굉장히 변화합니다.

저는 한편으로 선생님보다 선배에 가까운 멘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저는 지금의 수험생들보다 먼저 수험 생활을 겪었고, 또 만족스러운 입시 결과를 거둔 한 명의 선배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습을 하기에 앞서, 학생 곁에서 한 명의 선배로서,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주려 노력합니다.

 

꿈이 생기니, 자기주도학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선배라는 말을 꺼냈으니 수험 생활 중 저는 어떻게 공부를 했는가를 말하고자 합니다. 중학교 때까지, 저는 혼자 공부하는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이 변화했던 것은 고등학교에서의 일이었습니다. 치과의사라는 꿈이 생긴 까닭이었습니다. 치과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래 저는 그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제 의지로 하는 공부, 자기주도학습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위에서 저는 이미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을 언급했고, 학생이 꿈에 다가가는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는 일이 즐겁다고도 썼습니다. 저도 꿈이 생기기 전까지는 스스로 공부를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없었기에 이는 거듭 강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학생으로서 겪었던 경험과 멘토로서 겪었던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대부분의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꿈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아직 꿈이 불분명한 학생과 함께 먼저 꿈을 찾은 뒤 그 꿈에 다가서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꿈이 확실한 학생이 그렇지 못한 학생에 비해서 같은 공부를 하더라도 더 좋은 성과를 보임은 명백합니다. 학업 의지가 학생의 내면으로부터 샘솟을 때 자기주도학습은 시작되고, 자기주도학습에 매진하는 학생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꿈과 동기가 있을 때, 그리고 그로부터 말미암은 자기주도학습을 해냈을 때, 비로소 성적은 천천히 오르기 시작합니다.

 

한때 게임중독이었던 남학생, 이제는 멘토가 되었습니다

 

 제가 멘토로서 일하고 있는 이유는 고등학생이었던 저 자신의 모습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저는 한때 게임중독 상태였습니다. 매일 새벽 2-3시까지 게임을 했고 성적이 떨어졌습니다. 후회되는 시간이고, 고치고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스스로 게임중독 상태임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성적이 떨어질 정도로 게임에 매진하고 있는데, 그것이 온전히 제 의지에 따른 행위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실은 제 의지만으로 게임을 쉽게 끊을 수 없는데도 언제든 게임을 그만둘 수 있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의지는 실제로 그리 강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자력으로 탈출했느냐 하면 솔직히 저도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냥 운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에게 그런 요행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고 어떠한 문제적 생활 태도로 인해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심지어는 떨어지고 있다면 진지하게 외부의 도움을 받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공부에 다시금 매진하기 시작했지만, 만일 그때 누군가 저에게 충고를 해주며 제 생활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었더라면 제가 후회할 시간도 상당히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고로 제가 겪었던 것과 같거나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진지하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자기의 결점을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다소 부끄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험 생활 중 겪고 있는 문제들이 자신만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누군가의 도움을 청하는 것은 절대로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게임중독 등의 문제는 주로 회유책으로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데, 이는 부모님이 취하기 어려운 해결책입니다. 학생들에게 부모님이 해결하지 못하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싶습니다.

 

학생의 말을 경청하되,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멘토가 되겠습니다.

 

학생들을 돕고 싶다고 말할 때 제 의도하는 바는 결코 막연하지 않습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그 까닭을 체감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동기를 주고, 절제 능력을 키워주며, 공부방법을 스스로 정립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때 제가 어떤 멘토인지 한마디로 소개하라면, 저는 제가 학생의 입장을 잘 헤아리는 멘토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학생의 말을 경청하고, 각 학생에게 맞춰주는 멘토링을 시행합니다.

단, 제가 학생에게 경청하는 멘토라는 것이 곧 학생이 요청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수용하는 멘토라는 뜻은 아닙니다. 분명 저는 학생의 입장을 최대한 수용하나, 이를 반영하여 제가 내린 최선의 결론이 학생이 원하는 것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학생의 말은 언제나 귀담아 듣되,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학생의 입장을 잘 반영하려, 심지어 학생 자신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의 처지까지 헤아리려 노력합니다.

 

목표를 찾고, 또 달성하기까지 동행합니다.

 

아직 목표를 찾지 못한 학생, 목표는 있는데 그곳으로 가는 방법을 모르겠는 학생을 환영합니다. 저는 멘토로서 단기 목표와 장기 목표를 각기 설정하는 일을 돕고, 그곳에 다다르기 위해 해야 할 노력들을 함께합니다. 예컨대 치의대에 진학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학생이라고 한들, 수학 공부에 모든 노력을 쏟아버리는 순간 다른 과목 성적은 떨어진다는 것은 명명백백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학생이 각 과목마다 어떻게 시간을 배분할지 알려주고, 주차별 계획에 따라 과목별 완성도를 점검하며 전체 내신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학생들은 자신의 꿈이 지금 당장 중고등학교에서 해야 하는 공부와 전적으로 무관하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럴 수도 있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데 학교에서 물리 문제를 푸는 일 따위가 소용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꿈을 지닌 학생이기에 지금 공부에 충실할 것을 권해보겠습니다. 왜냐하면, 공부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고된 공부의 경험을 극복함으로써, ‘노력하는 법’ 자체를 익힐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계획적이어야 하며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그런데 노력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목표를 이루는 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령 지금 성적을 올리는 게 꿈과 직결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후 성인이 되어 자신이 바라는 목표를 향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연습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학업에 최선을 다해보는 것입니다. 아주 재능의 차이가 아주 크지 않다면, 노력의 기술을 더 잘 익힌 사람이 더 좋은 성취를 거둘 것임은 명백합니다.

그러니 이 글을 마치며 저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꿈을 찾고, 꿈을 향해 지금 할 수 있는 공부에 노력을 쏟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 결과로 가는 길을 동행하겠습니다. 특히 대진고 후배라면 선배로서 더 기쁠 것입니다.

 

 

대진고 출신 선배가 말해주는 고등학교 공부의 모든 것!: http://www.mentor.or.kr/board_MmLQ62/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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