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 멘토 /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자기 효능감, 도약의 첫 걸음입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은 노력을 시작하게 만드는 씨앗이 됩니다. 성적이 마음대로 오르지 않는 현실에서 많은 학생들이 ‘나는 할 수 없어. 해봐야 소용없어.’하고 노력을 시작할 용기와 동기도 잃어버리곤 합니다.
저도 고1 당시에는 서울대학교는 꿈도 못 꿀 성적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성적이 좋았다고 할지라도 고1 첫 중간고사는 그야말로 좌절을 안겨주었습니다. 내 위치가 이정도였을까, 내 능력이 이것뿐인가 한탄하며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붙잡고 울기도 하였습니다.
이랬던 성적이 상승세를 탈 수 있던 이유는 논리적 사고방식을 꾸준히 연습한 덕이었습니다. 국어국문학과에서 전공 공부를 하면서 더 느끼게 된 것이 있습니다. 국어뿐만 아니라 모든 학습의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와 체계적 정리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멘토가 아이들에게 비문학 지문을 통한 노트 정리와 논리 구조 정리를 중요시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과목 모두 ‘글’을 통해 공부를 하게 됩니다. 글의 전체 구성을 파악하고 각 문단마다 진행되는 논리를 받아 먹을 수 있어야 어떤 과목에서든지 선전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학습은 혼자 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글 전체를 꿰뚫는 시각을 기를 수 있도록 덧붙여 설명해주는 멘토가 필요하고, 분석적 사고에서 학생들이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잘못된 상식으로 오류를 범할 때가 많기 때문에 꼼꼼히 봐줄 수 있는 멘토가 있어야 합니다.
제가 맡았던 은정(가명)이는 선지의 앞부분 또는 뒷부분만 보고 맞다 싶으면 정답으로 고르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문제는 가장 적절한 답을 고르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선지를 쪼개어 분석하지 않으면 오답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차근차근 약점을 찾아내어 고칠 수 있도록 멘토가 돕겠습니다.
국어는 지문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 이것을 몸으로 경험한 아이들은 어떤 생소한 지문에도 떨지 않고 자기의 논리대로 천천히 풀어갑니다. 그러나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은 이미 겁먹고 문제를 틀릴 준비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도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학생들에게 심어줄 수 있는 멘토가 필요합니다.
글과는 다소 멀어보이는 수학은 어떠할까요? 먼저 말씀드리는 것은 수학이야말로 논리적 사고의 바다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념과 문제가 도대체 어떤 과정으로 연결되는지, 풀이과정의 행간마다 어떤 원리가 사용되는지 추론할 수 있어야합니다.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문제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리 공식을 알고 있고 개념을 어느정도 배웠다 하더라도 문제의 답을 논리적으로 해결하지 못합니다. 멘토도 그러했습니다.
그러나 국어가 지문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수학도 문제에 답이 있습니다. 문제에 제시된 조건들은 모두 힌트가 됩니다. 이 힌트들이 의미하는 바를 찾는 연습을 하고, 논리적 풀이과정을 자기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훈련을 하면 외계어 같던 수학문제도 ‘이정도는 풀 수 있을 것 같은데?’하고 달려들게 됩니다. 멘토도 3-4등급이었던 수학을 1등급으로 올렸습니다. 글의 내용을 정리하듯 수학 풀이과정을 정리하면 아무리 수학이 어려운 학생이어도 수포자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이런 멘토, 학생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멘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기대보다 낮은 성적으로 자신감이 없었지만 3년의 긴 노력 끝에 좋은 성적을 받게 되었을 때, 1등급보다도 값진 것은 자신감, 자기효능감이라는 것을 얻게 되었습니다. 아동가족학에서 주요한 연구 주제 중에 하나가 ‘자기효능감’입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어떤 문제를 만나도 자기효능감이 높은 아이들은 비록 능력이 부족해도 헤쳐나가지만, 위축되고 두려움에 빠진 상태라면 충분한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당장 성적이 오르지 않아도 계획을 스스로 세우고 달성하는 것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학습과정에서 주춤하는 이유는 ‘내가 잘 하고 있을까?’ 하는 걱정과 의심 때문입니다. 계획표를 통해 가시화하여 막연한 의심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한 번 맛을 본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르고 해냅니다. 각 학생의 특성과 강점에 따라 멘토가 적절한 목표를 설정해 줄 때 완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조금씩 용기를 내어 노력할 때 ‘아, 나도 풀 수 있구나.’ 하는 짜릿함을 맛보고 자신의 삶에 대한 비전을 키워나가도록 돕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