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 같은 경우 표현이 낯설기 때문인지 막연히 두려워 하는 수험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문학 영역에서 고전시가는 결코 어렵지 않은 부분입니다.

오히려 타 영역에 비해 쉽게 풀 수 있고, 안정적으로 점수를 낼 수 있는 고마운 영역이라 할 수도 있겠는데요,

이렇게만 말씀드리면 믿지 않는 학생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오늘의 글은 고전시가 공부가 까다롭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한 뒤, 약간의 노력만 기울인다면 수능에 출제되는 고전시가에 거의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이기 위해 쓴 글입니다.

직접 여러분의 눈으로 왜 고전시가가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인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1. 최근 수능에서는 고전시가를 쉽게 풀어서 출제한다

중세 국어는 보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고요?

희소식이 있습니다.

근래의 추세를 보자면, 고전시가는 학생들이 익숙한 현대어로 풀어서 출제되고 있습니다.

2024학년도 수능에 출제된 「일동장유가」의 원문 중 일부분을 보겠습니다.

 

댱풍이돗ᄎᆞᆯᄃᆞ라뉵션이ᄒᆞᆷᄭᅴᄯᅥ나

삼현과군악소ᄅᆡᄒᆡ산을진동ᄒᆞ니

믈속의어룡들이응당이놀라리라

ᄒᆞ구ᄅᆞᆯ엇픗나셔오뉵도뒤지우고

고국을도라보니야ᄉᆡᆨ이창망ᄒᆞ야 […]

 

수험생들로서는 읽기가 쉽지 않죠?

반면, 같은 부분이 정작 수능에는 다음과 같이 나왔습니다.

 

장풍에 돛을 달고 육선이 함께 떠나

삼현과 군악 소리 해산을 진동하니

물속의 어룡들이 응당히 놀라리라

해구를 얼른 나서 오륙도를 뒤 지우고

고국을 돌아보니 야색이 아득하여 […]

 

우선 원문에는 없는 띄어쓰기가 추가된 것이 눈에 띕니다.

띄어쓰기만 해줘도 글을 읽고 이해하기가 훨씬 편해집니다.

오늘날 발음이나 철자법이 바뀐 단어들의 표기도 다듬어졌고요

(“ᄒᆞᆷᄭᅴ”→“함께”, “믈”→“물”, “ᄒᆞ구ᄅᆞᆯ”→“하구를”…).

게다가 더는 쓰이지 않거나 학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은 아예 다른 단어로 교체되기까지 했습니다

(“엇픗”→“얼른”, “창망ᄒᆞ야”→“아득하여”).

달리 말해, 고전시가가 출제된다고 해도 전근대 국어 자체의 접근성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느낄 일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2. 고전시가에서 어렵게 느껴지는 표현이 있다고 해도, 비슷한 표현들이 반복된다

물론 그래도 고전시가에서 어렵게 느껴지는 표현들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오늘날 30년째 계속되고 있는 수능 체제에서 출제되는 고전시가 본문 중 학생이 전혀 접해본 적 없는 표현이 나올 확률은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이는 비단 수능 체제가 오래 유지되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한글 창제 이래 개화기까지의 시가에서 굉장히 독특하고 새로운 어휘 선택이 이루어지지는 일이 드물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시비(柴扉)가 무슨 뜻인지 모르셨나요?

사립문을 뜻하는 단어인데, 이 단어는 신흠의 시조(“시비를 여지 마라…”), 정극인의 「상춘곡」(“시비예 거러 보고…”),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시비에 개 짖거늘…”) 등에 거듭 등장합니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이런 표현 및 어휘를 암기한다면 역시나 고전시가 대비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

 

3. 고전시가 특유의 빈출 표현을 암기하고, 여러 작품을 보며 반복되는 주제에 익숙해지자

정리하자면, 수능에 나오는 고전시가는 전근대 국어가 어렵다는 이유에서 무서워할 필요도 없고, 표현상의 어려움이 있다 해도 얼마든지 대비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수험생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고전시가의 특징 중 하나는 현대시와 달리 그 주제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자연에서 느끼는 풍취, 국가와 임금에 대한 충심, 남녀간의 애정, 비판 대상에 대한 풍자 정도를 제외하면 다른 주제가 거의 없기에, 겁먹지 않고 본문을 읽어내기만 한다면 해당 작품이 무슨 말을 하려 하는 것인지 독해하기가 굉장히 용이할 것입니다.

이를 충실히 해낼 수 있기 위해서는 고전시가 특유의 빈출 표현을 암기하고, 여러 고전시가 작품을 보며 반복되는 주제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얼마간은 골치가 아플 수 있겠지만, 그리 길지 않은 기간 이후에는 모의고사나 수능에서 어떤 고전시가 문제가 나오더라도 막힘없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고전시가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약간의 노력을 들여 수능 국어에서 고전시가 문제는 반드시 점수를 따내는 구간으로 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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